해가 사사롭기만 한 날, 봉우리에 올라 '야호'라고 외칠 때가 있었다. 메아리가 되지 못한 것. 산 넘어 등선이 가로 막고 있기 때문인가? 녀석이 말한다. 너의 외침은 그저 니 마음속 울림일 뿐. 나는 동의할 수 없었지만 반박할 수도 없었다.
어린시절 뒷산은 동네에서 가장 힘이 쎈 형아의 차지였다. 뒷산 봉우리는 내가 오를 수 없는 거대한 세계란 의미. 형아는 늙고 병들었고 나는 거대한 봉우리에 선다. 쪼그라든 봉우리. 훌적 자란 나와 늙고 병든 형아는 끝내 화해 할 기회를 잃어 버렸다. 나의 탓은 아니지만, 울고 있었다. 봉우리는 눈물의 세계였다.
내일은 봉우리에 오르기고 한 날, 김가루가 부스스하게 내려 앉은 도시락을 준비한다. 안개가 거치자, 녀석이 울고 있다. 녀석의 어미는 산에서 자란 버섯을 먹고 죽어 버렸다고 한다. 나는 녀석과 도시락을 나누기로 한다. 노란 단무지가 삐죽 고개를 내민다. 울다 웃는 녀석은 거짓말을 했고, 그의 어미는 죽지도 않고 살아와 봉우리에 올라 구슬진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하도 구슬퍼서 나는 또 울고 만다. 봉우리는 나의 성지였고, 눈물은 바다가 된다. 이제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슬픈 이야기,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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