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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엑셀 파일
다시 찾지 못하는 첫 마음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엑셀 파일 날린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마 여기(연재 11편)까지 읽은 사람은 머리가 좀 아파 올 수 있다.
나도 일본서기로 머리가 아팠다.
그래서 엑셀 파일에 차곡차곡 정리를 했다.
위키에 검색하면 다 나올 수 있는 것일수도 있지만, 검색하면 다 나오는 것을 책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리고 없다.
그래서 정리했다.
꼭 엑셀 파일이어야만 했다.
인물, 지명, 시대, 단어를 분류하고 연결지어야 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궁금한 것을 기록하는 것이었다.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궁금했던 것에 대한 항목과 그 궁금증을 해소한 과정을 적는 것.
이것이 정말 소중한 자산이었다.
감이 오지?
지금 연재하면서 횡설수설하는 나를 본다.
내가 알게 된 것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렇다.
이것도 알려주고 싶고, 저것도 알려주고 싶고... 마음만 앞서는 어리석은 아낙, 나의 어미 같은 모습을 나에게서 본다. 그렇다고 여러 번 강습을 해서 요령이 생긴 강사도 아니다. 이게 다 엑셀 파일을 잃어 생긴 일이다.
처음 일본신화를 접했을 때, 하나하나 알아갈 때 그 마음이 사라졌다. 첫 번째가 궁금했던 대목이고, 두 번째가 알아가던 과정이다.
이제는 알기때문에, 일본서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그리고 사람들이 무엇을 모르는 지 모른다. 알아가는 과정도 잊었다.
되돌아갈 수 없는 초심을 영영 잃어버린 것이다.
어느 시점에 무엇을 언급해야 할지 놓쳐버렸다.
기기 저자가 파 놓은 함정에 초심자가 언제 빠지는 지 까먹었다.
빠져나오는 과정도 흐릿하다.
질문하면 답 할 수 있으나 초보자가 물어보지 않으면 뭘 모르는 지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이 항목인지, 과정인지 ... 독자가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조차 모른다.
흘러간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는 것과 같다.
"능숙한 사냥꾼은 사슴 발자국을 따라가다 큰 바위를 만나 발자국을 놓치더라도 그 주변을 살펴 이내 그 발자국을 다시 추적한다" 고 말씀 하신 스승의 말씀은 기억하지만, 내가 어떻게 추적했는지 잊었다. 사슴만 있을 뿐.
그 기록이 엑셀 파일이다.
기기의 암호/함정/수수께끼를 푸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이름을 분석하는 방법 스토리를 분석하는 방법 혈통을 추적하는 방법 한중일 역사서를 비교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름을 분석하는 것도 방법이 여러 가지다. -일본어로 읽어서 같은 이름인지 비교 -한자의 뜻을 비교 -한자를 쪼개서 그 뜻 혹은 일본어 이름과 같은지 비교 -일본어와 우리말을 섞어 만든 이름인지 파악
혈통을 분석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기기 저자는 한방에 알려주지 않는다. 할아버지- 손자만 알려주거나 아버지-아들만 알려주거나 할아버지- 5세손만 알려주거나 한다. 1-2-3-4대를 연이어 알려주는 경우는 없다 꼭 한 두개는 뺀다. 게다가 함정도 있다. 형제의 서열도 1-2-3-4를 섞어 둔다. 남의 자식도 끼워둔다. 이런 함정은 기기와 다른 책(풍토기, 성씨록 등)을 함께 봐야 한다.
꾸며낸 이야기, 같은 사건에 많은 이설 중에서 진짜를 가려내야 하고, 각 이설에 포함된 진짜만 추려서 모아야 한다. 마작처럼. 같은 계통의 이야기에서 등장인물을 비교해야 한다.
때로는 모든 정황을 다 살펴서 짐작(가설을 세움)하고, 짐작이 맞는 지, 그동안 찾아낸 것들과 부합하는지 재점검을 해야 한다.
그 과정을 기록한 것이 엑셀파일이다. 이제 한탄해봐야 소용이 없다.
많이 아쉽고, 또 아쉽다.
내가 처음 시작할 때 초심자-초보자의 심정으로, 기기를 함께 읽어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항목을 해석하고, 풀어나가고 알아가는 ... 그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최초의 계획은 오늘로서 포기다. 아무리 애를 써도 처음 마음은 찾을 수 없다. 나의 한계다.
처음 계획은 포기하고 가설을 세우고, (가설의 당위성을 이해시키고) 그 가설에 맞게 '함께' 추적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엑셀파일과 함께 놓쳐버린 것 중 오늘처럼 드문 드문 생각나면 갑자기 중간에 '끼아' 넣겠다. 안득기 학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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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하라와 야마토
< 아시하라 葦原 >
신대기 상4단 이설4-1에 처음 나온다. 여기참고
“풍위원(豊葦原 : 토요아시하라)에 천오백추(千五百秋)의 서수(瑞穗)의 땅이 있다. 가서 다스려라.”
또, 신대기 하9단 앞부분에 위원중국이 나온다.
천손 니니기를 위원중국(葦原中國) 내려보내기 전에 - 잡신들과 악귀를 평정하고 - 스사노오와 그 후손이 개척한 땅을 양도(강탈이라 읽는다) 받기 위해 천수일명(天穗日命)을 내려 보내니 대기귀신(大己貴神)에게 아첨하여 3년 동안 무소식, 천수일명의 아들 대배반삼웅지대인(大背飯三熊之大人)을 보내지만 마찬가지였다. 여기참고
(葦原의 뜻)
【原】의 뜻 : 땅 사전을 찾아보면 들, 벌판, 근원, 언덕이라고 나온다. 平原(평원)이라는 말은 평평한 들판, 평평한 땅이다.
일본어로 찾아보면 原野로 나온다. 高原・湿原・草原・氷原・平原으로 쓰인다.
'땅'을 의미한다.
【原】의 音(음) : 하라 음은 [하라]이고 일본에서는 ハラ(히라가나), はら(카타가나)라고 쓴다. 이견이 없는 부분이다. 등원(藤原)씨를 후지하라[ 후지(藤) + (하라原) ]라고 부른다.
【葦】뜻 : 갈대 【葦】音(음) : 아시 일본에서는 'あし'( アシ )라고 쓴다.
합쳐보면 '갈대 밭'이다. 의역하면 '갈대 무성한 미개척지'. 저자가 참 잘지었다. 그럴듯하게 듯이 통하니까. 그런대 글자 그대로 해석하거나, 특정 지역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99.9%다. 갈대밭으로 해석하거나, 출운(이즈모), 큐슈 등을 상상하지만, 그건 아니라 본다.
그럼 본문으로 돌아가보자. 4단에서 이자나기 부분에서 '풍위원(豊葦原)이 있으니 잘 다스려라'는 취지로 말한다. 국토를 낳기 전 상황이다. 그러므로 '첫 땅', '처음 나라'인 것이다. 고천원(高天原)은 하늘나라다. 그러니 높은(高)하늘(天)나라(原)이니, 原은 나라를 말한다고 봐야 한다.
풍豊: 풍요한 위葦: 갈대 원原: 땅(나라)
위보다 아래가 자연스럽다.
[아시]는 처음을 뜻하는 반도어/ 한국어의 고어다. 물론 지금도 사용하지만 잃어버리고, 잊어버린 말이다.
'아시동생'이라는 말을 아직도 갱상도에서 사용한다. 바로 밑 동생, 첫 동생이라는 뜻이다. '아시동생 부리듯 한다.' = 바로 밑 동생 부리듯 막대한다. '아시논 매듯 했다.' = ' 개고생 했다.' '아시논'은 처음 개간해서 만든 논이다. 바닥은 아직 울퉁불퉁, 여기저기 돌들이 나와서 문제가 많다. 그래서 벼가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맨발, 맨손으로 논을 일궈야 한다. 그래서 개고생의 대명사다.
<잃어버린 우리말을 찾아서>편에서 다룰 내용인데, 잠시 맛보기.
[아시]의 원형은 [앗]으로 본다. 그런데 모음이 'ㅏ'가 아니다. '아래아'다. [앗]의 변형이 [아시], [아지]다. '아래아'는 '아'~'오' 중간이라고 말하지만 꼭 그렇게 볼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그 소리를 모르니 '모른다.'가 나의 대답이다. 더 늦기 전에 제주에서 노인네들이 쓰는 말을 전부 채록해야 한다. 이번 연재는 다양한 '바람'을 가지고 쓰는 것이다.
망할 진왜와 토왜가 합작해서 우리말 제대로 망쳐 놓았다. 멀쩡한 아래아를 삭제했다. 식민시절에. 그러니 말도 사라진다. 지여의 두음법칙 지적에 동의하는 이유다. 사라진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말이 먼저 있었다. 그리고 한글이 만들어졌다. 세종 할아버지가 없는 것을 심심해서 만들었을까?
디어러 댓글에 '돌dol'이 언급되어, 찾아보니 본글은 지웠더군. 당시에 문예방을 들어갈 생각이 없어서...댓글보고 이제야 봤다. 대략 유추가 되더라. 마이 아쉽고... 도움 많이 받거나 같이 했다면 좋았을 껄...싶다.
'처음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 '아시하라'의 [아시]다. [아시] = [아지]다. 아침은 [아지] + [ㅁ(명사형어미)] 이다. 첫 모음이 'ㅏ'다. 일본어 [아사]는 우리말이 그대로 남은 사례. 우리는 '내일'이라는 순 우리말을 잃어버렸다. 한자말로 부르는 '내일(來日)'만 남았다. 일본에 있다. 일본에 '래일'이 있다. 언제 잃어버렸을까? 책 제목을 잃어버린 '래일'이라 할까? 말이 샜다. 그것도 샛길에서.
말이 새끼를 낳으면 망아지다. '첫(처음) 말(馬)'이다 말 : 말+아시 = 말아시 = 망아지 소 : 소+아시 = 소아시 = 송아지 개 : 개+아시 = 개아시 = 갱아지 퇘 : 퇘+아시 = 퇘아시 = 퇘지 ==> 앗 + 달(땅) = 아시달 = 아사달 : 첫 땅, 첫 나라, 첫 수도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시하라(葦原)는 첫 나라, 처음 세운 나라, 처음 나라를 세울 땅을 말한다.
천조대신이 아시하라를 다스리기 위해 니니기를 내려보낸다.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 2명의 신을 내려 보내는 이야기가 신대기 9단 앞부분이다. 경진주신(經津主神:후츠누시)과 무옹퇴신(武甕槌神:타케미카즈치)을 보내 스사노오(소잔명존, 소잔오존)의 아들 대기귀신(大己貴神)과 그 아들 사대주신(事代主神)에게 나라를 양도 받는다.
첫 나라(아시하라)가 어디인지 살펴보자. 사전 정지작업을 하기위해 간 곳이 출운(이즈모)이다. 그리고 스사노오의 자식들에게 양도를 받아 낸다. 그리고 위원중국을 평정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첫나라(위원중국)는 첫나라 = 출운(이즈모) 첫나라 = 스사노오가 개척한 땅 첫나라 = 스사노오가 개척한 근국 첫나라(위원중국) = 근국(根國)이다. 첫나라 = 일본이다.
이 조폭의 범죄행각을 재구성해보자. 스사노오는 고천원에서 다구리 당하고, 빈털터리로 쫓겨난다. 스사노오는 빈털터리로 근국으로 쫓겨난다. 쫓겨난 스사노오가 일본(근국, 출운)을 개척한다. 그런데 한참 지나 고천원에서 강탈하러 간다. 고천원은 강탈 성공한다.
그러면서 '원래 내꺼야'라는 의미로 原을 쓴 것이다. 그런데 '양도' 받았다고 한다. 쌩양아치다.
이렇게 창작해낸 신화가 신대기 상단이다. 골 아프게 읽은 신대기. 그 중에서 4단.
다시말해 천조대신이 神중에서 장자이니 우선권이 있고, 아버지 이자나기가 고천원은 천조대신(日神)과 월궁존(月神)이 다스려라고 한다. 그러니 하늘나라(고천원)의 대장은 천조대신이다. '일본(근국, 출운)'은 천조대신의 부모가 낳은 자식이다. 그러므로 일본은 하늘나라(고천원)에 귀속된다. 그러므로 일본(아시하라)을 고천원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
라는 희안한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다.
고천원이 일본열도를 삼키는 것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하늘의 섭리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고천원을 검찰로 보내 '강도'로 고발해야 하는데, 표창장으로 바쁘니 내가 추적해 볼까한다.
스사노오가 신라를 거쳐서 왔다고 하니, 친근감이 있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고천원 것들 하는 짓이 양아치라, 안쓰러워서 스사노오에게 더 마음이 기운다. 나만 그런가?
이젠 본격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다. 고천원 것들, 5라는 숫자 달고 있는 거-. 내게 들켰어. 8자 달면 긍정적으로 봐주갔어.
이번 글의 결론 : 아시하라 葦原(위원) = 첫 나라 아시 = 처음, 첫
글이 길어져서 '엑셀파일'편 상하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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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