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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책이 미국에 대한 평론(사회과학쪽)비스름한 거였는데
꽤 유명한 박사, 내지는 교수가 집필한거더라.
그런데 글을 읽어내려가다가 참 기분이 찜찜해지면서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보다
전혀 다른 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피식 웃음이 나오더라.
순전히 부사 '왜냐하면' 탓이야.
그 저자가 연결부사를 참 많이 구사하면서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걸 꽤 즐기는 것 같던데
유난히 '왜냐하면'이란 부사를 사랑하는지 자주 등장하더라구.
심하게는 한페이지에 두 번도 등장하고
적어도 두 세 페이지에 한 번 씩은 꼭 사용되는데
'왜냐하면'때문에 결국 그 책을 끝까지 읽는 걸 포기하고
나혼자 그 저자 별명을 '왜냐하면 아무개'로 부르며 책을 덮었다.
'왜냐하면'으로 자기 주장을 보강하고 첨언하느라 애는 쓰지만
오히려 그 부사 때문에 글의 흐름이 유약해지면서 뜬금
읽고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친절이 지나친데...'라는 기분을 갖게 만들어
저자의 과잉친절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일어나더라구.
내가 좀 과민성 문자중독자인가?
글쓰는 거 정말 힘들지만
잘 읽어주고 이해하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라는 걸 간만에 느꼈어.
쉽게 중언부언하지않고 실핏줄이 다 들여다보이는 글 좀 읽었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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