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종교가 아니라는 말 동의.
하지만 역사는 감정을 배제한 학문이여야 한다는 말엔 동의를 못하겠음.
역사를 감정으로만 배우면 안되겠지.
지금의 일본 극우들처럼.
하지만 어느 개인에게는 삶의 길잡이가 되는경우가 많다고 보기때문에...감정이란게 안들어가게 할 수 없다고봐.
이건 그냥 예를 든것인데...
우리 할아버지는 월북 하셨어.
그래서 어렸을적엔 할아버지를 이상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거든.
할아버지와 같이 지낸 시간이 꽤 되는 사람들중에서도 그랬어...
어린 내가 들을 수 있을정도였으니...아마 그런말은 대놓고 큰소리로 해도 되는 분위기였겠지.
물론 우리 아버지가 안 계실때였던것같아.
우리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굉장히 소중한 분이라는걸 알고 있거든.
그런데 시간이 꽤 지나고나서...
친척어른중에 한분이 그러셨어...
똑똑하고 큰일 해야 하는 사람들 다 죽고..가고...
자기같은 어리버리한 사람이 남아서 대학교수가 되었다고...
세월이 흐르고..정권이 바뀌고...하니깐..
조용하던 사람들이 조금씩 말을 꺼내더라고...
그래서 내가 늦게서야 알아낸게 뭔줄 알아?
물론 심증만인데..
우리 할아버지는 몽양여운형선생님을 따랐을것이라고...
보성학교 다니시면서...유도까지 하셨데..
그리고 고향에 잠깐 내려오셨다가...일제때 순사이였던것이 해방후에도 활개치는것을 보고 동네 청년들이 울컥해서 때렸는데...
요즘 새삼 알려지고 있는 진주 민간인 학살때...
우리 할아버지도 그때의 그 일과 불온서적등으로 인해 잡히면 죽음을 피하지 못하실것같아...
살기 위해 월북을 선택하셨어..
가고 싶어 가는게 아니라...곧 오겠다 하시곤 가셨다고 해..
그때 벌써 아이가 셋이셨는데..
내가 왜 이렇게 주구장창 늘어놓냐면.
우리 할아버지의 몽양선생님의 제자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내가 우리 아버지를 반대할수 있었던 힘이 되었거든.
우리 아버지는 언니들 투표할때 따라가서 도장찍은것까지 확인하고 넣게 한 분이셔..-_-;
그때 선관위들은 그냥 웃고 넘어갔다나 뭐라나...참나..
그래서..대놓고는 못 따졌지만...
아버지가 내게 뭐라고 하실때마다..난 속으로 그랬어.
아버지의 아버지는 몽양선생님을 따랐다구요!
나도 몽양선생님을 따른다구요!
내가 할아버지를 따른다구요!!!
라고...
나중에 들은 말로는...
우리 할아버지도 월북해서 잘 살았다가 아니라...쿨럭..--;
김일성 반대쪽에 있다가....숙청당해 멀리 쫒겨나서 그곳에서 얼마 안가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정확한것은 아냐.
그런데..
이렇게 얼핏 설핏 줏어들은 우리 할아버지의 역사가...
난 너무 자랑스러워.
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고졸이다..백이없다..어쩌다 하면서 깔볼때..
그런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걸...
내가 생각하는 할아버지의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거거든.
나중에...
어쩜 혹시나라도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닌 경우의 확실한 증거가 나오면..
그때가서 그걸 받아들이면 된다고 봐.
확실한 증거가 나왔는데도...아니라고 우기는것은 당연히 안해야겠지.
그런데...
지금 내가 느끼는것이..
역사에 대한 증거물에 대해서...
기존의 것을 뒤집는것이라고 나오는것엔 무조껀 거짓이다 위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들이도 일종의 감정싸움같거든.
아스라이/ 가 야기하는 건 '역사' 라기 보다는 "역사관" 일거야.
사원진이 이야기한... 랑케의 역사관점(있는대로 서술하는..) 과 카의 역사관점(현재 나와 호흡하면서 재해석) 에서 아스라이 댓글은 E H Carr 의 역사해석에 가까운 것이고...
사원진은 랑케 --> 카 --> 다시 랑케... 그런 자신의 역사관 언급했었더랫고...
랑케든, 카든 공통분모 는... 일단은 정확한 역사사실 기록(객관적 fact)이 바탕이란건 누구도 부정못해
이를테면, 훈민정음 제정 연도와 세종이 직접 주도했다. 이건 fact 인데
집현전 학자가 주도했다... 이러면 fact 왜곡이니 그 어떤 역사의식이나 해석도 무의미하고 논쟁대상이 아닌 거이지. "세종이 직접 주도해서 훈민정음을 제정했다" 이건 fact 이고.. 이것에 대한 해석은 아스라이나 카의 역사관점 처럼,,관점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고, 시대에 따라 재해석 될 수 있다는 것이지.
세종이 백성들과의 직소통으로 신하 귀족들의 횡포와 권력을 통제하려 했다 고 해석하든지..
장기스칸 막내동생 후예이었던 조선 왕, 이성계/이방원 세종까지 한반도 언어=고려어 에 어눌해서
당시 선진문화인 만주의 언어 소리문자를 강제로 이식하려 했다.. 고 해석히는가는 역사관이고...
지여~
댓글 고마와~
내가 역사나 역사관에 대해 구별을 잘 못하긴해..
지금 지여 글 읽고 첨으로 둘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기 시작했음.
좀 더 공부하께..
그건 글코...ㅎㅎ
난 정사에 나오는 것들 역시 100%믿을순 없다고 보거든..
그 기록을 남긴 사람들이 아는 범위안에서 썼다고 보기때문에...
솔찍히 누구의 자식이라고 할때...진짜 아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어..
씨받이 씨내림 문화가 있던 곳에서...--;;
굉장히 황당하단 생각이 드는 내용들이라도..
글로 꼭 남기지 않은것들이라도...
중간 중간 그 기록을 남긴 사람의 거짓된 생각이 들어 가 있는것이라도..
그것들이 가리키는 어떤 공통된것들이 있다고 보는 입장이거든...
이런것들을 거꾸로 찾아나가는것이 역사는 아니란거지..?
아스라이 /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게 없어. 나도 지여 댓글 읽고 역사와 역사관에 대해 첨으 로 알았어.
내 아버지는 아스라이 할아버지와 반대로 전쟁 전에 평양에서 월남하셨지.
엄청난 지주의 아들이어서였대.
아스라이 아버지는 당신의 아버지께서 월북하신 것이 가슴에 주홍글씨로 찍혔
을 것이고, 내 아버지 또한 부모님 얼굴도 못뵈고 도망을 치셨으니 그 한이 얼마
나 깊으셨을까?
이런 작지 않은 아픔들도 역사의 소용돌이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겠어.
그래서라도 우린 후대에 올바른 역사를 전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아픔이 반복되지않도록...
지 여 / 사실 나도 우리 조상들이 말을 타고 중원과 서역을 누비며 훌륭한 문화유산을 전달
했길 바라는 마음이야. 생각만 해도 가슴뛰는 이야기잖아.
그런데 그런 바람을 거짓으로 꾸며서는 안되는거잖아.
역사를 거짓으로 꾸미는 순간 현세의 우리는 거짓의 자손이고
우리 후대는 거짓을 기록한 우리 세대와 단절하고 말거야.
가슴이 아파도 사실대로 연구하고 올바르게 판단해야지.
좋은 댓글 정말 고마워
아스라이/ 정사 ? "역사는 승자의 기록" 이라는 명언이 있잖어.. 왜곡 심하다고 봐야지..
아는 범위 가 좁아서 틀린 기록도 있지만, 애시당초 작정하고 왜곡기록한 것도 있고...
그렇다고 진보찌질이들이나 마르크스 사회주의자들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 - 역사관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이고, 건전한 상식과 과학하는 마음으로 전후 좌우..당시 관점으로 고개 끄덕끄덕, 이해가 되는 것이 중요하겠지. 노무현의 "상식" 으로 모인 우리들한테는 어느쪽도 선동/강제 주입 어려워.. 똘똘이 놀이터잖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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