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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대만에 3-2로 역전승 했지만 상대점수차에 밀려 예선 탈락했다. 애초에 주최국 홈팀을 상대로 6점차 이상의 대승을 거둬 홈팀을 떨어뜨린다는 희망은 좀 과한 바가 있었다. 이로써 한국은 WBC 1회 4강 - 2회 준우승의 신화를 뒤로 하고 3회 예선 1라운드 탈락이라는 역사를 남기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은 야구종사자, 야구팬, 선수 입장에서 모두가 바라던 최상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스포츠에선 승리만이 유일한 목표이지만 승리의 당근이 적절치 않으면 과감히 버릴수도 있는 것이 프로의 마인드라 하겠다. WBC는 병역혜택이 없다. 1회 대회에서는 예외적으로 주어졌고, 2회 대회는 없었지만 선수들은 결과에 따라 병역혜택의 희망을 품고 뛰었었다. 물론 혜택은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런 대회에서 자신의 전재산인 몸을 아끼지 않고 국가의 명예를 위해 뛸 프로선수는 없을 것이다. 혹 마음은 꿀떡 같아도 몸이 뜻대로 움직여 주질 않을 것이다. 몸은 마음보다 정직하다. 1-2회 대표팀의 철벽수비와는 달리 이번 대표팀의 잦은 수비 실수도 당연한 것으로 봐야 한다. 선수들의 입장에선 예선탈락의 충격을 줌으로써 병역혜택의 논란을 유도한 것만으로도 큰 성과이다. 각 매체에서 탈락의 원인으로 병역혜택을 빠짐없이 거론하고 있고 야구팬들도 인정하는 바이다. 또 라이벌 대만을 이김으로써 면피도 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을까. 아마 선수들은 경기중 무의식적으로 모순적인 승리와 병역, 두가지 생각에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었을것이다. 야구종사자 입장에서도 좋은 결과임은 두 말 할 것 없다. 대회전 대표팀을 꾸릴 때에도 류현진이나 추신수등 특급 선수들이 개인적인 이유로 빠졌고, 코칭스탭도 서로 서로 자리를 미루었다. 야구협회 역시 올림픽에서도 퇴출된 마당에 적당한 당근 없이 애국심만으로 선수를 채찍하는 한계를 너무나 잘알고 있다. 국내 야구흥행에 약간의 빨간불이 들어오겠지만 그것은 초반 잠시 뿐일것이다.
골수 야구팬들은 WBC의 한계를 잘 알고 있기에 애초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냥 자기팀 선수가 부상없이 돌아오기를 더 바랬을 것이다. 야구팬 입장에서 병역혜택은 다른 스포츠나 일반인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이번 류현진선수 처럼 전성기때 메쟈리그에 진출하여 활약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실 맨유의 박지성도 월드컵 특혜가 없었다면 나오지 못할 것이고, 박찬호도 미국야구선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스포츠 광팬들은 아마 박지성 대신 땅개 1개월 더 하라면 흔쾌히 받아들일지 모른다. 맨유의 붉은 유니폼이 주는 쾌감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고 남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볼때 류중일 감독은 혼자 모든 것을 감수하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이처럼 후련한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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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