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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씨, 당신이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연다고 해서 이렇게 두서없이 글을 씁니다.
내가 처음 당신을 알았을 때 당신은 가카의 마이너리그 버전, 문화일보 덕에 당선된 '넘어져도 가랑잎을 주울 운 좋은 인간' 이었지요. 당신의 처가는 이 남한 사회의 기득권(제가 남한이라고 하니까 당신은 친북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저는 북한이 무너지고 서울과 평양을 마음껏 오갈 수 있는 나라가 될 때까지 대한민국이라는 말은 4년에 한 번씩만 부르렵니다)을 상징했고, 당신에게 석패한 정청래가 당선만 된다면 자기 부모님도 죽일 수 있는 생계형 정치인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일 테지요.
그러던 중 작년 9월, 갑자기 안철수라는 회색분자가 여의도에 깨작대고 있고, 그의 안상수스러운 행보를 구글링을 통해 데이터를 모아가던 중 박 회장 덕에 당신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블로그에 나온 안랩의 석연치 않은 행보를 증권회사 홈피에 나온 것과 대조한 뒤 약 80%의 적중률을 보인 것을 알게 된 뒤 "야, 저 친구한테도 저런 면이 있었네. 장광근이나 홍준표처럼 면책특권만 믿고 막말하는 게 아니라"라고 놀랐고, 박 회장의 인터뷰를 보면서 "그려. 궁금하면 의혹을 제기하는 게 사람의 본성이지"라고 재평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을 100% 믿지는 못했고, 약 60% 밖에 믿지 못했지요. 당신처럼 안철수 저격수로 이름이 알려진 황장수, 양준혁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강병규같은 경우에는 각기 간첩, 간통범이라는 누명을 쓰고서 맨주먹이 된 인물이어서 그런지 "밑져야 본전인 인물들히 저런 얘기를 하는 걸 보면 단단히 맺힌 게 있는가 보군"하면서 그들의 말에 100%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당신은 황, 강씨와 달리 변호사 사무실이라는 돈줄과 면책특권이라는 방패가 있어 꺼림칙했고, 밑에서 언급할 박주신씨 여자친구, 곽노현 교육감 부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들을 비난한 것은 "이건 도가 넘었다"고 생각할 만한 수위였기 때문에.
그리고 오늘, 당신은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고소킹 이미지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연패를 끊어버리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는데.
작년 8월 말에 입대 영장을 받았지만 석연치 않은 허벅지 염증을 이유로 입영 3일 만에 퇴영조치를 받았고(이 경우에는 3개월 뒤에 영장이 또 날아옵니다), 3개월 후에 재입영해야하지만 그로부터 4개월 뒤인 12월 말에 보충역 판정을 받아 우리를 놀라게 만든 박원순씨의 외아들 박주신.
이번에는 당신이 고소킹이라는 오명을 씻을(?) 가능성이 조금 보였습니다. 박주신의 퇴영 사유가 석연치 않았고, 박주신의 담당 의사는 과거 박노항과의 커넥션으로 빈축을 샀으며, 몇몇 정형외과 전문의의 경우에는 "저 MRI 사진은 30대 비만 환자의 MRI일 가능성이 높지, 박주신씨같은 멸치 과의 MRI가 아니다"라는 증언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세브란스 병원은 박주신의 보충역 판정이 적합하다고 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모든 것을 다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박주신 고소의 역풍으로 총선은 사실상 물건너갔고, 대법원에서 희롱(?) 발언에 대한 원심이 확정될 경우 향후 2년 간 변호사 사무실도 문을 닫아야 하겠지요.
용석씨, 앞으로 한 3개월은 그냥 쉬십시오. 당신은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고, 아이들은 당신이 살펴주지 않아도 될 만큼 컸으니까요.
그리고 올 여름에 다시 돌아오십시오. 집에서 쉬시는 3개월 동안 안철수 탈세재단, 안랩 홈페이지에 죽돌이 노릇을 하시면서 안철수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더 정교하게 가다듬으시고, 같은 폭로이지만 왜 황장수, 강병규의 폭로는 잘 먹히고, 왜 내 폭로는 잘 먹히지 않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구요.
용석씨, 이번은 박주신 건은 정말 당신으로써는 아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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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