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선이란 급박한 문제를 옆에 두고 백만민란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 그닥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으나 남는게 시간인지라 오지랖 넓게 곁다리로 끼어볼라 한다.
작금의 상황에서 "반 한나라당 연합"은 단순히 선거연대를 논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선거승리를 위해서라면 여러 방식(후보 단일화를 위한 모든 경선방식)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현재 논의하는 "연대/통합"은 정권재창출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사에 단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체제변화", "체제혁명"을 시도하는 것이다. (난 DJP연합을 연대라 생각지 않는다, "밀실야합"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논의가 시작되었다. "진보통합론", "빅텐트론", "소통합론" 등이 그것이다. 그 가운데 문짱과 주위 몇몇 인사들이 모여 생각해낸 것이 "제3지대 야권단일정당운동", 즉 백만민란인 것이다.
스나이퍼는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치뤄진 4/3 국민의명령 전국 2차봉기에서 정동영,천정배,이인영과 함께 문짱이 자리하고 있는 사진을 올려 코메디라 하였다.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이번 4/3봉기는 현재 야권 제정당들의 당사 앞에서 추진중인 좌판의 연장선에서 볼 때, 유별나지 않은 광경이다. 단지 전국 2차봉기의 장소로 야권의 맏형인 민주당 당사 앞을 선택했을 뿐이다. 내가 우려스러워 하는 것은 문짱이 연단에 올라와 민주당을 향해 "정파등록제를 도입한 연합정당 성격의 단일정당을 당론으로 채택하라"는 요구이다. 예전에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진보연대 김기식이 주장한 "빅텐트론".....
내가 기억하고 있는 "빅텐트론"의 요지는 이러하다. "선거연합과 같은 낮은 단계의 연대는 힘의 논리로 인한 한계가 존재함으로 자유주의 세력부터 사민주의 세력까지를 포괄하고 각각의 정파를 인정한 통합정당의 구축" (맞나?) 이 후, 통합정당을 통한 정권재창출과 연합정부 구성까지가 그 핵심이다.
문짱이 민주당에 요구한 내용과 김기식의 빅텐트론이 유사해보이지 않은가?
이미 많은 식자층에서 빅텐트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남북분단 후 반공주의가 모든 이념과 가치에 우선되는 대한민국 현상황에서 동일한 진보의 이념과 가치를 가진 이들이 종북주의문제 하나로 민노당에서 진보신당으로 분당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그리고 정당민주화란 문제로 민주당과 참여당으로 갈등을 빚는 상황. 즉 대한민국 정치문화에서는 이념과 가치가 동일한 조직이라 하더라도 단 한가지 서로 다른 관점의 차이로 분열이 가능하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거다. 여기에 현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구제안에서 정파를 달리한 이들이 한 텐트에서 동고동락을 한들 조직논리에 의해 붕괴될 수 밖에 없는 취약한 내적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최대지분을 가진 조직과의 타협과 양보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가지는지는 이번 4.27 재보선 단일화 협상이 그 좋은 예일 것이다.
아! 물론 빅텐트론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은 아니다. 방법은 있다. 통합정당내 한 조직의 독점을 막는 방안을 마련하고, 선거에서는 경선이 아닌 예비출마자를 대상으로 사다리타서 걸린 눔을 출마시키는 방안이 마련되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게 가능한가? (아따! 간만에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을 뽑아냈더니만 머리가 뽀개지네..ㅠㅠ)
문짱과 백만민란은 이에 답해야 할 것이다. 그 때까지 백만민란에 대한 논의는 일단 유보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스나이퍼로부터 촉발된 이 논의는 솔직히 좀 자제했으면 한다.
지금 사방이 적이다. 민주당 상대하기도 버겁다. 유대표도 많이 지져 있을 것이다.
'백만민란'이 유대표를 공격하는 것도 아닌데 먼저 건드릴 필요가 있나.
보선 끝나고 진보통합 논의가 물살을 탈 때 쯤이면 자연스레 '백만민란'에 대한 평가와
논의가 이루어지리라 본다. 그때까지는 좀 더 지켜보는 게 좋겠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