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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뜬금없이 아빠가 전화를 했다. 서로 엇갈려 통화를 못했다. 오늘 아침 울집에 와 있는 동생에게 어제 아빠 전화했더라그러니 흠 아지가 죽었나봐. 그러믄서 눈이 뻘개진다. 동생왈 어제 아침에 급하게 들려서 물건가지러 엄마네 갔었는데, 아지가 안나오더라고, 들여다보니, 눈은 나를 처다보는데, 몸은 못움직이더라. 몇일 못가겠구나 싶었어. 아빠가 입을 벌리고 음식을 넣어도 안먹는데. 못먹는거겠지. 아지는 아마도 10년은 넘은 우리집 똥개다. 아무도 녀석의 나이따위는 기억하지 못한다. 이름조차 전에 키우던 개의 이름을 물려받았으니. 지금은 부하를 둘이나 거느리고 있는 대장견이지만, 전에는 진돌이 밑에서 개고생하며 자란 녀석. 별로 친절하지 않은 우리 부모님에게 밥얻어먹으며 우리집 대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문지기 노릇을 하던넘이다. 아빠에게 전화해보니, 아지는 벌써 어제 묻어줬다고 한다. 어디다 묻었냐고 했더니, 000라고 한다. ㅎㅎㅎㅎ 아빠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다. 나와 우리 형제들도 다 거기서 태어났다. 키우던 개가 늙어 죽으니, 결국 묻어줄 만만한 곳은 고향땅인가보더라. 자신이 묻힐곳. 지금 내가 키우는 두 녀석도 갈때 저렇게 편케가야하는데... 이녀석들은 대체 어디다 묻어줘야하나. 지금 그게 걱정이다. 나에게 있어 귀향할만한 마땅한 곳이 따로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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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