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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갑자기 은행 관련 글이 많아진 것 같은데 박봉팔닷컴에 애정을 갖고있는 은행원 입장에서 그냥 쓸데 없는 이야기라도 한마디 거드는 게 좋을 듯 싶다.
1. 은행들 수수료나 많이 받아먹는다는 이야기
이건 특히 빠른창구에서 개인고객들이 많이 하는 불평이다. 돈 가지고 장사하면서 왜 내가 수수료를 내야해? 라며 아무런 권한도 없는 불쌍한 여자 행원들에게 삿대지를 해대는 많은 사람들을 봐왔다.
고객은 왕이다. ㅆ ㅣ ㅂ ㅏㄹ
그래서 아무도 대꾸하지 않는다. 혹시 대꾸라도 한마디 하면 바로 민원이 올라온다. 불친절 사원이 된다. 그래서 대부분은 그냥 듣고 있는다 참으면서..
"그럼 수수료는 얼마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십니까?"
괜히 내가 나서 한마디 했다가 객장 분위기만 살벌하게 만들었다. 은행원들 넥타이 매고 앉아 편하게 일하면서 그렇게 서민들 수수료 받아먹어 많은 봉급받는다며 난리셨다.
얼마전 브라질에 몇개월 파견근무를 하게 됐었다.
그곳 교민들에게는 은행이 없었다. 은행을 믿지 못해서 돈을 자기 집에 그냥 보관하고 서로 계를 하며 금융을 만든다. 계주가 대출을 받는거고 계원들이 저축을 하는 형태다. 당연히 불편하다. 강도의 표적이 되기 일쑤이고 사고가 잦다. 한번 모이면 그게 또 돈이다. 은행이 없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알 수 있는 곳이었다.
브라질의 은행은 수수료가 비싸다. 계좌개설하는데 세상에 수수료가 있다. 개설 수수료 50헤알(3만원 이상), 계좌유지수수료 20헤알/년(1.2만원이상)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창구에서 돈을 찾는데도 수수료가 나온다. -_-a 우리에게는 이해가 안되는 광경이지만 어찌보면 참 합리적이다. 비용이 발생하는 모든 곳에 수수료를 받는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좌를 만들때 돈을 안낸다. 계좌를 가만히 놔둬도 돈을 안낸다. 하지만 당연히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일들이다. 이 비용은 그럼 누가 부담하고 있을까? 대출받는 사람의 금리를 높여서? 예금하는 사람의 금리를 낮춰서? 누군가는 대신 내주고 있겠지.
개인대출 상담할 때 "내가 이 은행에 오래 거래한 우수고객"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그냥 보통예금 통장만 있고 ATM기 수수료 몇번 낸게 전부인 사람들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률 마이너스(-) 라고 전산에 잡히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그냥 미래 거래 잠재력이 있는 고객일 뿐 냉정하게 말하면 현재에는 역마진 고객이다. 그들의 비용을 다른 진짜 우수고객들이 대신 내주고 있는 오히려 혜택받은 사람들이다.
난 그 고객들의 현재 은행기여도가 마이너스(-)라는 전산 데이터를 보면서 생각한다. 아직 우리나라 은행 수수료는 많이 싸다. 안타깝게도 고객 저항이 적은 쪽에게 그 비용을 대신 받아내고 있는 형태로 보이기도 한다.
2. 은행은 공기업일까 사기업일까?
한때 큰 건설업체 담당을 했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하청업체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직원들 다 떠나보냈고 이제 혼자남았습니다 제발 돈 좀 받아주세요 저 지금 자살하러 가는 길 입니다" 얼마나 깜짝놀랬는 지 모른다. 그 분 오죽하면 나에게 전화를 했을까... 그 때 잠깐 은행이 공기업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사실 은행은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다. 이윤을 올리지 못하면 생존하지 못한다. 하지만 보통의 사기업과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나게 많은 규제가 있긴하다. 관리감독을 심하게 받고 규제가 많아도 사기업이다.
내가 참 좋아하는 통합진보당..
은행 관련 정책 브리핑 관련 글이 있었는데.. 참 놀랬다.
난 정치적으로는 통합진보당이랑 맞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곳곳에 지방은행을 만들겠다는 정책... 지금도 많은 지방은행이 있다. 제주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뭐 많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망했(었)다. 왜? 장사가 안된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다 서울에 몰려있는데 지방에서 은행이라고 장사가 되겠는가? 그리고 지방은행을 만들겠다니? 그럼 국영 지방은행이라도 만들겠다는 건가? 통합진보당이 돈을 모아서 은행을 차리겠다는 건 아니겠지? 은행도 사기업이다. 지방에 사람들이 몰리고 경제가 살아나면 따라서 은행도 자연히 많아진다. 그 정책을 읽으며... 강제로 은행에 압력을 가해 적자를 보더라도 지방에 두겠다는 발상이 아닌지 심히 걱정됐다.
차라리 "지방기업전용보증기관"을 하나 만드는게 훨씬 현실적이 아닐지 모르겠다.
3. 예금자보호법
참 특이한 법이다. 사기업에 돈을 빌려 준 사람들에게 국가가 나서서 보증을 서준다. 보통의 사기업이라면 회사가 망하면 채권자들이 먼저 청산재산을 배분해서 돌려받고 회사의 주인이 나머지를 돌려받아간다. 회사를 망하게 한 원인을 찾아 손해배상 소송도 하고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청산재산을 늘리게 된다. 그래도 재산이 모자라면 채권자들은 원금이 손해가 날 수도 있다. 후순위채권자라면 더 손해가 날 확률이 높다. 그래서 후순위채권자에게 돈을 빌릴 때는 이자를 높게 준다.
하지만 은행이 어디 보통 사기업인가? 뭐 없어도 아무 상관없지만... 은행이 있어서 금융이 잘 돌아가야 국가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개인들도 집에 돈을 보관하기보다 은행에 예금을 해야 안전하고 좋다는 뭐 그런 생각들이 있어서 예금자보호법이라는 특별한 법을 여러 국가에서 만들어서 국가가 국민의 돈으로 보증을 서주고 있다. 달리 말하면 예금을 장려하기 위해서 괜히 예금도 많이 안하는 사람들의 세금으로 예금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보증을 해주고 있는 꼴이다. 뭐 형평성에는 좀 빗나가는 듯 해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난 이 법에 찬성한다. 어느 은행이 건실한지 신용평가 능력이 떨어지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맘편하게 예금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보증에도 한도가 있어야한다. 지금은 그 한도가 5천만원이다. 5천만원이 넘는 예금을 하는 자의 수가 적고, 여러 은행에 5천만원씩 분산해서 넣으면 되기 때문에 보통의 서민들에게 예금자 보호를 해주기 충분하다고 본 것 같다. 사실 우리 은행에 5천 예금이 있는 분은 다른 은행에도 몇천씩 예금이 있다. 그리고 그 분들 금융지식이 장난아니다. vip라고 모든 은행에서 모시고 좋은 정보 제공해주면서 상담해주니 들은 풍월이 꽤 좋으시다.
많은 회사들이 개인의 비리로 망한다. 그리고 개인의 비리는 감독기관의 누군가와 연류가 되기 일쑤다. 난 이번 저축은행 사태가 국가부도의 IMF 사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저축은행의 비리 임직원 그리고 연류된 감독기관 담당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 돈을 5천만원 초과 예금자들에게 나눠줘야한다고 본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고액 예금자들은 일단 5천까지만 미리 받고나서 나머지는 사건이 끝날때까지 좀 기다렸다가 받아야된다고 본다. (저축)은행이라는 곳을 믿고 돈을 맡겼으니 그래도 5천이라도 미리 안전하게 받게 되는 것이다.
4. 러시앤 캐시 등
예전 외환거래처 중에 대부업체가 있었다. 일본 자금이었다. 돈 진짜 잘벌더라 놀랬다. 궁금해서 담당자에게 좀 물어봤더니 대출금액이 1천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게 비결이라고 한다.
난 대부업체 대부분이 일본 자금이어서 싫긴 하지만 그들이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쉽고 빠른 소액 대출시장.
그리고 카드사들이 또 따라간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받으라고 난리다. 이들도 쉽고 빠른 소액대출 시장에서 엄청난 이익을 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은 앞으론 시중은행에 치이고 뒤론 대부업체, 카드사에 치여서 시장장악에 실패했다. 그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비리도 쉽게 발생하게 된다.
아! 통합진보당이 최고금리를 규제하겠다는 정책도 내놓았는데... 난 사실 그것도 맘에 안든다. ㅠ.ㅜ
지금 정부에서는 가계부채가 많다고 시중은행에 대출규제를 하고 있다. DTI규제가 심해져 소득이 없는 노인분들은 아무리 보유 주택이 고가여도 대출이 안나간다. 노인분들 내 집이 10억이 넘는데 왜 대출이 안되냐고 성화다...
더군다나 (이건 내가 관련 팀에 없어서 모르지만 느낌상) 가산금리도 올리고 있는 듯 하다. 대출연장을 하면 다들 금리가 오르고 있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시중은행은 강제적으로 대출을 줄이도록 여러 방법을 쓰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서 가계부채가 줄고 있나? 그렇게 대출 못받는 사람들 다들 저축은행이랑 대부업체로 가고있다. 가계부채 총량은 줄여도 실제 가계의 이자비용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고금리 규제는 또 규제 받는 않는 시장에게 자금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제대로 규제할 수 있는 시중은행에서 높은금리 대출(고위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을 취급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대출 좀 안받아도 살 수 있는 경제현실을 만들어주라. 대출 한번 받으면 갚을줄을 모른다. 연체로 넘기지는 말아달라고 하면서도 갚을 수는 없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연장 연장! 만기 약속은 안지키면서 금리는 내려달라 기간은 연장해달라고 한다!
사람들이 돈을 못 갚는다. 월급받은 거 생활비 쓰고나면 돈이 없나보다... 에휴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이렇게 불쌍한 대출자가 너무 많다.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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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 근본 문제는 수수료가 싼 것이 아니라 예금은 넘치는 데 은행입장에서 그 예금을 굴리기가 버거운 것이 문제 아닌가?^^
자금수요가 많으면 수수료를 올리기 보다 아니라 반대로 수수료를 없애더라도 예금을 더 끌어모으려 하는 것이 인지상정. ㅋ
상품매출(은행입장에선 대출)로 돈 벌겠다 --> 금융업적 관점.
수수료로 돈 벌겠다. --> 금고업적 관점.
뭐 은행이 스스로 원하지 않아도 어짜피 경제환경 자체가 금융업의 금고업화가 불가피하긴 한 듯.
은행이 사기업이란 주장은 심하게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