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킬머의 집행자 (The Salton Sea) /2002 감독: D.J. 카루소 출연: 발 킬머, 빈센트 도노프리오, 아담 골드버그, 더그 허치슨, 피터 사스가드
이 영화의 원제는 <Salton Sea>다. Salton Sea는 바다가 아니라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거대한 호수 이름이다.
Salton Sea의 원래 이름은 Lake Cahuill이다. Salton Sea는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있어서 홍수가 나면 주위 여러 강들의 물이 모이고 흘러들어온 물이 나가지 못해 결국 바다보다 더 짠 호수가 되었다. 1920년대부터 관광지로 선호 되면서 캠핑, 배타기, 수영, 식당, 호텔업 등이 성황을 이루었으나 60년대 이후 물고기들과 새들이 죽기 시작했고 물 오염 검사 결과 심각한 오염이 알려져서 현재는 황폐한 상태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주인공 대니 파커의 원래 이름은 톰 반 알렌이다. 톰은 평범한 트럼펫 연주자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솔튼 호수에 놀러왔다가 부패한 경찰들로부터 아내를 잃고 복수의 화신이 된다. 톰은 그 경찰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이름까지 바꾸고 마약사범들을 밀고하는 정보원이 된다. 워낙 철저하게 밀정 노릇을 하다보니 톰 자신도 마약을 하게 되고 "나는 복수의 화신인가, 유다인가"라며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질 지경에 이른다.
Salton Sea는 호수인가, 바다인가. Salton Sea
영화는 초반부에 2차대전 직전 일본인이 만든 메테드린이란 마약을 소개한다. 전후 케네디 대통령까지 복용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퍼졌으나 60년대에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음성적으로 유통되었다. 메테드린은 감기약 등 화학약품 성분이 포함된 약, 배수구 세척제, 성냥에 있는 인, 염화수소, 에테르 등으로 만든다고 한다. 이 영화는 복수에 대한 이야기인데 마약에 대한 디테일, 또 마약범과 중독자들의 세세한 일상을 묘사하는데 지나치게 정성을 쏟은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바로 마약과 복수의 유사성, 즉 '중독'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톰은 복수에 중독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를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스스로 마약을 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복수의 대상인 부패 경찰들에게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것도 견디며 그 경찰들을 유인하기 위해 악마같은 마약상을 찾아가서 목숨까지 건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발 킬머) 그런데 톰은 복수에 성공하고서도 자살을 시도한다. 그것은 사랑하던 아내를 따라 죽으려는 로맨틱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톰은 아내를 죽였던 경찰을 죽이기 전에 "너같으면 어떻게 했겠냐"라고 계속 묻는다. 왜냐하면 톰은 아내가 살해당하는 순간을 목격했으며 그때 뛰어 들어가 아내와 같이 죽지 못했던 죄책감에 시달려왔기 때문이다. 즉 톰은 복수 그 자체보다 자신의 죄책감에 중독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체로 지독한 중독은 죽음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영화에 나오는 악마같은 마약상 푸 베어(꿀단지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곰돌이 푸처럼 하도 마약 흡입을 많이 해서 얻은 별명)는 지독한 마약 탐닉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코를 베이고도 결국 마약을 끊지 못하고 죽는다. 코가 없는 푸 베어 (빈센트 도노프리오) 자살에 실패한 톰에게도 그런 죽음의 기회가 다시 찾아오는데 톰은 어떤 콜롬비아 마약상에게 시달리던 옆집 여자를 도와주려다가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총을 맞는다. 톰이 그 여자를 도와주려했던 이유는 물론 아내의 죽음과 관련된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톰은 결국 그 여자를 도와주지 못했지만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죄책감에서 벗어난다. 그 여자를 도와주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 자신의 죄책감이 본질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이 사건이 바로 이 영화가 결국 하고 싶은 말이다. 톰은 마지막에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톰 반 알렌은 복수했고 대니 파커는 총에 맞았고 둘 다 죽었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겐 기회가 있다. 그게 맘에 든다." 톰은 솔튼 호수에 트럼펫을 던진다.
1. 난 이 영화에서 푸 베어로 나오는 빈센트 도노프리오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빈센트 도노프리오는 최근에 미국 수사 드라마 Law & Order 시리즈 <크리미널 인텐트>의 주인공을 맡았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듯한 표정 연기와 지적인 분위기가 일품이다.
<크리미널 인텐트>의 고렌 형사 (빈센트 도노프리오)
2. 이 영화에 나오는 음악 목록 - <Saeta> Terence Blanchard - <Let's Dance> Benny Goodman - <Brand New Wagon> Count Basie - <I Fall To Pieces> Patsy Cline - <Ain't That A Kick In the Head> Dean Martin - <Funk 49> The James Gang - <Man Overboard> Blink 182 - <Loving You> Minnie Riperton - <Let Forever Be> The Chemical Brothers - <Silver Threads and Golden Needles> Linda Ronstadt - <Stars and Stripes Forever> The New Sousa Band - <Walk On the Wild Side> Lou Reed - <I Want a Little Sugar In My Bowl> Nina Simone - <Learn To Yodel> Cathy Fink and Tod Whittemore - <My Weakness> Moby - <Mourning> Tant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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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