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 멘(Middle Men) 2009/ 미국 감독: 조지 갈로 출연: 루크 윌슨, 지오바니 리비시, 가브리엘 매치, 제임스 칸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한 때 NASA에서 일한 적이 있는 벅과 수의사였던 웨인은 친구 사이인데 둘 다 약물 문제로 직장에서 해고되고 1997년에 무작정 LA에서 만난다.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던 그들은 어느날 터무니없고 한심해보이는 아이디어를 하나 낸다. 그것은 바로 잡지에 있는 야한 여자 사진을 스캔해서 인터넷에 올리고 돈을 벌겠다는 것. 당시로선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이던 이 아이디어는 벅이 카드결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실제로 꽤 많은 돈을 버는 사업이 된다.
하지만 인간 쓰레기에 가까운 벅과 웨인은 사업 초기부터 러시아 마피아와 엮여 곤경을 자초하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사업에 대한 뚜렷한 전망도 없다. 이때 '뭐든지 협상 가능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조정과 수습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 잭이 우연한 기회에 벅과 웨인을 만나고 그들의 사업을 결제대행업이라는 전망있는 미래사업으로 정리해준다. 그리고 잭과 두 쓰레기는 포르노 사이트들의 결제를 대행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중간에서 10%의 수수료를 챙기는 미들멘(Middle Men)이 되어 돈방석에 앉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돈벼락은 벅과 웨인은 물론 주변에 엮인 이들의 행동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다.
인간 쓰레기 웨인(지오바니 리비시)과 벅(가브리엘 매치)
이 영화는 우선 관객들에게 한가지 질문을 하면서 시작한다. 미국이 1회에 4억 5천만달러의 로켓발사 비용을 들여 10억달러짜리 인공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리는 이유는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그럼 인터넷이 왜 필요하냐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장하는 것은 인터넷은 교육, 스포츠 정보, 요리법 따위들 때문에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포르노 사업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물론 인터넷이 순전히 포르노를 위해 존재하는 것은 분명 아니겠지만 '돈을 따라가는 것이 솔직한 것'이라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57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포르노 사업이 인터넷이 필요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 영화는 매우 흥미진진하다. 일단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망과 돈을 다루고 있으며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가 어디로 튈 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코엔 형제 영화들 속 상황들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난다. 게다가 중동 테러리스트들이 잭의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하는 바람에 쉽게 추적당해서 소탕되는데 그것 때문에 FBI가 잭에게 "당신은 국가에 공헌한 사람"이라고 하는 상황을 접하고 보면 그 무질서 속에서도 시공을 초월한 포르노의 위력, 인간 욕망의 보편성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역시 인간 쓰레기인 브로커 변호사 제리(제임스 칸)와 "같이 있기도 창피하다"고 평가받는 밑바닥 쓰레기 데니 Z(제이슨 안툰) 잭은 포르노 사업에 중독된다. 남들이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돈과 권력에 대한 중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진행될 뿐만 아니라 중독된다고 해서 건강을 해치지도 않고 오히려 빠져들수록 더 부자가 되기 때문에 끊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런 평화로운 중독 상태는 코엔 형제 영화들의 일관된 주제처럼 돈과 욕망은 제멋대로 움직이게 마련이고 누구도 그것을 완벽하게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영원히 계속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여기서 이 영화는 보편적이고 중요한 인생의 교훈을 한가지 주는데 그것은 바로 Middle Men이라는 제목이 중의적으로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에 잭은 막장에 몰린 벅과 웨인의 사업을 포르노 제작업도 아니고 배급업도 아닌 결제대행업이라는 중간모델로 정리한다. 그 중간자적인 미들맨 '업태'의 사업 포인트는 바로 컨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다.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다가 결국 곤경에 빠진 잭은 미들맨의 미덕을 발휘하여 경찰과 악당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난다.
이 영화에는 롤링 스톤즈 노래가 두 곡 나오는데 하나는 영화 중간 잭의 사업이 번창할 때 나오는 <Sympathy for the Devil>이고 또 한곡은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다. 첫번째 곡은 잘 나가던 잭의 오만함을 표현하고 있고 두번째 곡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는 잭의 마음을 달래준다.
1. 사업이 잘 나갈 때 주위에서 주로 잭이 각광을 받으니까 벅과 웨인은 잭을 질투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웨인: (포르노 스타 오드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잭을 보면서) 이건 동업같지가 않아. 벅: 니 말은 잭은 믹 재거고 우리는 짐꾼같다는 말이지? 웨인: 그래 씨발, 쟤는 우리가 키워줬는데..
2. 이 영화는 비록 실화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되긴 했지만 인물과 사건 등 모두 픽션이고 허구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11-22 12:28:08 연예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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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