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관련해서
나는 북한의 세습 역시 그런 맥락으로 보는데
프랑스에서 혁명을 거치고도 다시 나폴레옹을 왕으로 세우고
친족들에게 권력을 나눠주고, 인민은 그걸 받아들이잖아.
네덜란드 경우도 국체를 공화국으로 시작했다가 다시 왕을 세우거든.
열강들 틈에서 "우리"로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데 그렇게 강력하고도 "우리"를 여러면에서 대표하는 인물에
정치권력을 몰아주다가,
결국 군주제는 입헌군주제나 공화국이 되는 과정을 거치잖아.
(한국의 경우, 일제를 거치지 않았다면 역시 입헌군주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면서...)
그래서 전통은 국가권력과 분리되고 말 그대로 전통으로만 남은 건데.
그만큼 생존의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
그리고 인민이 내가 국가권력을 창출하겠다는 자각, 주권의식이 생기고
결국 "우리"의 운명을 내가 참여해서 결정하겠다는 의식이 커진 것인데.
북한의 경우, 서구 국가들이 걸었던 그 과정, 즉 "보편성"의 단계에 있다고 보는지,(생존 단계가 지나면 '고육지책'이었다고 평가할지)
또는 북한만의 어떤 전통(국가권력과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주는 "틀"이 결합된),
형태가 되리라 보는지. 이건 뭐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후자의 경우라면 결국 국가주의가 되는 것 아닌가 해서.
1. 프랑스 친족 권력 분배 사실관계 하나. 인민이 그걸 받아들였다? 글쎄, 나폴레옹 몰락의 결정적 원인/시초가 그 친족권력분배로부터 발생한 현지 반발이라고 보는 입장이 조금 더 많은 듯.
2. 군주제-입헌군주제-공화국 과정은 유럽식의 방식. 미국같은 경우, 세금 때문에 한방에 대통령제 만들어서 갔잖아. 이런 정치제도의 변형은 그 나라의 특수성과 연관되어 전개되는 경우 많음. 유럽의 경우, 농민-귀족-왕권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정치제도 결정. 이는 베링턴 무어의 '독재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원'을 참조하면 되는 것이겠음. 즉, 각 나라 내지는 어느 지역단위의 정치형태 구조를 하나의 롤 모델로 잡는 건 약간 무리.
3. 전통은 국가권력과 분리되고 말 그대로 전통으로 남았다 -> 여기서 의견 조금 다른 듯. 전통은 국가권력이 만들고 유지시키면서 '권력유지'의 기제로 삼는 것. 당장 뭔가 강제하는 게 없는 듯 하니까 우린 전통을 하나의 '문화적 유산'으로만 생각하는 경향 강함. 그런데 그 '유산' , 그리고 그 '유산에 대한 지원' '관리구조' 등은 누가 결정하지? 왜 그렇게 결정했지? 가령 영국 같은 경우 입헌군주정 선택 안했으면 장미전쟁 뺨치는 내분 작살났을 것임. 더군다나 영국은 완전히 하나가 아니지 않음? 통합상징 필요한 것임. 일본 역시 마찬가지, 천황이라는 상징기제 포기하기 불안한 것.
4. 물론, 어느 곳에는 말 그대로 '상징'인 경우도 있음. 그것은 전통발명 시점과 지금 현 시점의 시간차가 조금 있기 때문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5. 자 본론.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날 때 전통이 권력과 분리된다면, 생존의 위협이 존재한다면 전통은 권력의 의도에 맞추어 발명되고 보호에 쓰이게 되지 않겠음? 북조선은 현재 그런 쪽임. 특히 유럽과는 국가형성부터 지금까지 그 상황이 완전히 다르지 않음? 식민-분단-냉전-고립, 세계사의 변동 핵심 패러다임을 그대로 맞아온 남북한임.
6. '주권의식', 그것이야말로 난 확언하기 힘들다고 생각함. 우리가 판단하긴 힘든 문제. 어차피 우리의 협상 파트너는 북한 일반 개인이 아님. 또한 북한 개인들의 생각도 다름. 그러나 본글에서 언급했듯이, 북한 일반 인민들은 '전통에 공감하지 않아도 현 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정도로 보임. 이것도 북쪽 사정에서는 나름의 주권의식임. 북조선은 지역별 차이가 크니까.
7. 고로, 북조선은 북조선 나름의 전통의 원형을 만들어오고 있음. 다만, 김일성 위주의 항일무장투쟁 서사는 '설득력' '역사력' '당위력' 모두 구비되어 있었으나, 이게 3대 세습으로 내려오면서 점점 약화되고 있단 것.
8. 국가주의는 당연한 것임. 유럽의 지금 전통이 바로 '국가주의'의 성립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북도 그렇게 갈 것임. 그게 되어야만, 개방이든 개혁이든 가능함. 생존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한의 '생존스킬'(그 효력을 차치하고)을 두고 그냥 비난하는 건 윤리를 떠나 의미가 없음.
9. 보편성을 인정한다면(난 하지 않지만, 그 논지를 따라가서), 그건 일단의 '사회발전단계론'을 나름 승인하고 들어간다는 건데, 그럼 지역별로 그 발전의 적용과 진행이 다르다는 것도 승인해야 할 것임. 서방의 '근대국가형'이 한반도로 이식된 역사 얼마되지 않았음. 고로, 서방의 근대국가발전단계 속도와 비교해보면(혹은 그 안에 내포된 야만적 현상들) 크게 차이도 없다는 것임. 허나 이런 비교 무의미할 것임.
0. 현재 한국에도 노통의 '전통발명화'를 통해 궁물 헤쳐먹을려는 인간들 생겨나고, 실제로도 그런 접근 때문에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적확한 분석/해석과 대안성립이 어려워졌음. 북조선의 정치구조형태 등에 대한 보편성/특수성 문제는 난 크게 관심없지만, '전통발명화와 응용'이라는 보편적 매커니즘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함.
네덜란드,벨기에가 좀 다른 경우네.
네덜란드는(당시는 한 나라였으니 그냥 네덜란드라고 함)
나폴레옹 지배에 인민은 저항하지 않았고,
개혁세력은 오히려 환영했으니.
보나파르트 동생이 사실 '정식' 왕국의 초대 왕이고
인민의 지지 받았거든. (아직도 루이 나폴레옹과 관련된 풍속이 남아있음)
나폴레옹이 밖에서 전쟁하느라 했던 징집에 불만 있긴 했지만,
밖에서 나폴레옹이 몰락하면서 자연스레 개혁세력이 퇴조하고
왕당파가 복귀한 경우. 그래서 지금도 프랑스합병 시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함.
여기까지가 "우리"다, 하는 개념보다는
누가 오든지 선정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던 듯.
즉,다른 나라들은 나폴레옹에 저항하면서 국가가 수립된 반면
네덜란드는 나폴레옹을 통해 중앙집권국가가 형성됐다고 봐도.
3. 여기서 다루는 '전통'의 개념 정의가 서로 좀 다른 것 같네.
소개한 책과 뜨르가 말하는 전통은 권력층이 주도해서 만든, 그 자체로
국가주의적 전통을 말하는 거라 이해하겠음.
그 공동체가 지닌 유형 무형의 것. 국가체제 포함.
그만한 권력이 있어야 가능한 '전통'의 의미로.
네덜란드 경우가 역시 좀 다른 것 같은데,
이 나라는 강력한 권력이 없었던 탓인지,
19세기 들어서 왕국이 겨우 생기긴 했어도
여기서 다루는 '만들어진 전통'이 아주 희미하거든.
왕실 있지만, 전통있다고 할 수 없고, 만들어지지도 않고
'국가주도' '통합상징' 이런 거에 알레르기 일으키는 사람들이라.
그래도 공동체라면 정체성을 추구하게 되어있는데
그 내용이 좀 다른쪽으로 나타남.
뜨르 글의 맥락과도 맞는 이야긴데,
강력한 권력과 전통은 같이 간다는 거.
1. 나폴레옹 부분, 맞음. 사실 나폴레옹이 가진 그 독특한 성격(자기모순적 성격, 황제가 되었지만, 프랑스 혁명 정신과 민족주의 정서를 전파한 것)으로 한 마디로 단정하기 힘듦. 2댓글에서 내가 주의하지 않았음.
3. 응, 맞아. '만들어진 전통'이니까. 이 본글(책 소개)은 '고영희 찬양'과 관련된 거잖아. 그래서 '만들어진 전통', '전통의 발명'을 핵심 키워드로 소개한 것임.다만, 이 '국가주의적 전통'(국가지배층의 의례부터 일반 민간 풍속까지 아우르는 범위)의 발명이 보편적 현상이란 것. 특히 일정 규모의 국가 이상의 경우에는, 이걸 하지않고서는 국가가 만들어질 수 없단 것. 북조선의 고영희 찬양은, 북조선 특유의 '전통'의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단 것이지. 허나 그 효과와 인민들 수용의 측면에서 좀 독특한 측면이 있단 거고.
네덜란드 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국가주도' '통합상징' 이런 거에는 반발하지.(그래서 북조선의 특수성을 말한 것임). 하지만 지금의 전통(왕실을 넘어서서)이라고 불리는 '양식과 행위'들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검토하면, 대부분 '국가주도, 권력복무' 라는 키워드에 해당된다는 것. 그게 전유되어가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지. 이게 바로 내가 말한 발명시점과 활용시점의 차이가 아닐까?
* 각 국가, 일정 지역 단위, 경험축적된 역사 별로 전통발명과 응용은 좀 다른 거 같아. 특히 '전통'의 개념 설정부터 이야기가 되어야 맞는 거겠지? 자연스러운 정체성의 관습적 형태. 이것도 저 책에 쓰여 있는데, 아주 허벌나게 파헤치더라고. 밀혼이 유럽에 있으니까 꼭 한번 읽어봤음 좋겠음. 실감이 팍팍 가지 않을까?
* 네덜란드, 작은 나라가 너무 빨리 열고 나가고 교역하고 하는 것에 익숙해서 '전통의 발명' 같은 것이 덜 필요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5. 북한이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역사 속 틀로 보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전통 만들기'는 대체로 좀 살만할 때,
자리 좀 잡고 으쌰으쌰해보자하는 초기에 나오는 것 같은데.
(내가 앞서 얘기한 전통 개념을 이 글 맥락에 맞춰 수정함)
틀을 갖추고 도약하려고 할 때.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북한이 현재 그런 단계인지 잘 모르겠음.
항일무장투쟁을 이끌었던 김일성을 중심으로 결속하는 것과
김정은 가족을 내세우는 것과 같이 볼 수 있는 지도.
지켜봐야지.
'세습'이 문제가 아니라 그 세습권력의 내용, 능력문제라고
생각하므로.
축구 시즌이어서, 여기 티비에도 이런 주제 이야기들이 많아.
예를 들면, 각국 응원단들 행동양식이나
선수들 경기시작전 자세, 국가부르는 것...
이런 거 비교해서 토론 많이 하거든.
조금 딴 얘긴데,
오란여팀이 이번에 고전했잖아.
그래서 감독 사임했고, 전국민이 오란여들 실패 원인 분석하고
전망 세우고 그러거든^^. 정치뉴스보다 더 심각함.
실패원인 중 젤 크다고 꼽히는 게
선수들의 "ego"인데,
한마디로 다 자기 잘나서 팀이 안되는 거. 내분있고 그랬거든.
밀혼/ 1. 국가건설기는 다들 으쌰으쌰니까. 전통을 발명,계승,유지하는 건 시대적 환경에 따라 다르니까(김일성-김정일-김정은 다 다른 방식으로 발명 혹은 응용). 북의 단계는 확실히 그러한 단계임. 김정일 죽었을 때 북한 주민들 울고 그런 거 - 가치판단을 떠나서 - 그거 보여주기로 한 거 아님. 진짜 다들 멘붕왔었음. 다만 다시 강조, 북조선은 대중앙인식에 있어 '지역적 차이'가 매우 큼. 그러나 본글 사례의 전통과 북이 다른 점은, 역시 '자연스러움'이겠지. 200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일반 사람들의 인식에 자연스레 수용되었다는 점 이런 거.
그런데 북조선은 3대 세습 과정에서 작업한 게 그게 잘 안 되고 있단 거. 그러나 북쪽 사람들은 그 구조적 배경을 대개 이해하고 있단 거.
--
밀혼 마지막 문장이 내 생각임. '세습'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음. 북조선이 먼 나라가 아니기 때문.(보수의 모순은 여기 있음. 북조선은 우리랑 상관없다, 왜 도와주냐 라고 하면서 졸라 간섭함). 세습권력의 내용과 능력, 이걸 도와주기 위해 고영희도 띄우고(고영희-김정일 관계가 매우 친밀했단 건 다들 아니가), 김정은도 어쩌고 하는 것이 아니겠음?
--
'어떤 전통'이든 발명하려고 애쓰거나 유지, 확대, 변용 하는 건 어쩌면 국가의 존재근거 그 자체이기도 한 것 같음. 가령 '애스닉적' 전통이라 하더라도.
고로 결론은 같넹. 권력과 전통은 같이 간다. 이건.
-
네덜란드 축구 떨어졌을 때 막 울고불고 하던데, 난 유럽의 축구도 하나의 전통인 거 같음. 졸라 무서움. 독일 애들은 축구에 환장하던데...
축구 문화도 아주 예리한, 그 사회의 키워드인 거 같애.
독일,이탈리아...모두 축구에 환장하지?
네덜란드도 마찬가지거든. 응원문화 진짜....붉은 악마는 저리가라...
근데 거기에 '내셔널리즘'이 없어.(희미...)
그부분을 흥미롭게 보는데...
스페인,이탈리아,잉글랜드,독일...전부 난리잖아.
아일랜드는 또 좀 다른 색깔이고. 나라마다 조금씩 조금씩 다르더라고.
'국가적''민족적' 정체성과 연결되지 않는, 미친듯한 응원문화.
그 사회의 전통의 결이 어떻게 다른지 보이더라구.
음...<권력과 전통은 같이 간다>고 할 때
그 권력이 국가주의를 이데올로기로 삼는 경우라고 생각하고,
이 책도 전제가 그렇다고 봄.
그래서 맥락은 공감이 가는데 보편적이라고까지는 생각이 안되네.
시민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권력(시민적 권리에 기초한)의
경우는 좀 다르다 싶거든.
회비 납부 계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