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글에 올렸으면 하는 요청(?) 이 있어서 본글로 올린다. 1999년 북미대륙 여행하면서 적어 놓은 일기중에서 미국 인디언과의 조우에 관한 글이 있어서 그대로 올린다. 다시 읽어보니 깊이는 부족하지만, 그 때 여행하면서 듣고 적어 놓은 기록이다. 나는 이걸로 밥먹고 사는 학자나 교수가 아니고 그저 여행객이었음을 고려하여 부족하더라도 양해하여주기 바란다. ========================================================= 1999. 3. 15 Tuba City Tuba city 에 도착하기 전에 기름을 넣으려고 gas station 에 차를 대니 살찐 아가씨가 나오는데 시골아가씨다. 지나치게 우리랑 비슷해서 물어보니 토착민이라고 한다. 상점 안으로 들어가니 시골 동네에 온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지도를 살피니 navajo indian reservation 이다. 인디언이 2천년 전에 알래스카를 건너서 미국으로 왔다고 하는데 내일은 근처 대학 도서관으로 가서 살펴보고 사람도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데 어떨지...... 샌디에고에서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났다. 며칠 되지 않는 동안 삶의 방식에 대한 변화가 느껴진다. 거대한 공간에서 인간의 삶이 과연 어느정도일까 비소가 흐른다. 내가 다른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언어 능력이 커지는 것 이상으로 더 큰 사고의 변화가 느껴진다. 1999. 3. 16 미국 인디언의 역사 우리가 잔 tuba city 는 navajo 인디언 보존지역이라 대부분의 주민들이 인디언들이다. 오늘은 monument valley 를 가기 전에 어떻게 그리고 언제 현 미국 인디안들이 아시아에서 건너왔는가를 알기로 했다. 우선 tourist center 에 갔다. 그 안에는 관광안내와 함께 인디언들이 만는 물건과 인디언에 관한 서적을 팔고 있었다. 우리가 알고 싶은 내용을 설명하니 chapter house 를 소개해준다. 물론 chapter house 에는 많은 인디언들이 있지만 일종의 복지시설 같은 거였다. 다시 이 tuba city 안에 있는 community college 의 안내센터에 갔다. 혹시나 이 인디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교수라고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했으나 저녁 6시 15분에 출근한단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community college 는 대개는 직장인들을 위한 것으로 저녁과 주말에 강의가 개설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우린 교수를 만나는 것을 포기하고 다시 동네 도서관에 가서 관련 서적을 뒤져보기로 했다. 도서관내에 두 명의 인디언 여자가 안내를 하고 있고 책을 보고 있는 사람들 또한 모두 인디언들이다. 우리가 온 이유를 설명했더니 자세히 말해준다. 책자를 보니 1600년 전에 벨링해 (berling sea) 를 거쳐 알래스카를 통해 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멕시코까지 내려갔단다. 이 모든 내용들은 기록으로 남겨진 것이 아니고 구두로 전해내려 왔단다. 아마 백인들이 이 미국 대륙을 정복하면서 그들의 기록을 말살시켰으리라. 왜냐하면 인디언 선조들은 분명히 어떤 형태로든 - 내 생각엔 나무나 돌, 아니면 그들의 뛰어난 도자기 위에 나름대로의 글자 - 기록을 글로 남겼을 것이다. 우리 한국사람들은 태어날 때 엉덩이에 몽고 반점이 있다고 했더니 그 navajo 인디언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신기하다. 우린 혹시나 우리의 건국신화와 비슷한 신화를 갖고 있지 않을까해서 물어봤더니 땅 속의 곤충이 땅위로 올라와 사람으로 변해 첫 조상이 되었으며 인디언마다 다른 건국신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이 근처에는 navajo 인디언 말고 hopi 인디언 보존 지역이 있음) 집을 navajo 말로는 어떻게 부르냐고 물어봤더니 옛날 움막같은 그림을 보여주면서 '호~관(hogwan)'이라고 부른다. 우연인지 몰라도 너무 비슷해 우리는 헛간이라고 부른다고 했더니 그들 또한 신기해한다. 하지만 이젠 navajo 인디언 어린이들은 영어만 알지 navajo 언어는 전혀 모른다고 한다. navajo 말은 어렵기도 하다면서 말이다. 우린 또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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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