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프리츠커(Pritzker)상’ 수상자로 중국 건축가 왕슈(王樹·49)가 선정됐다.
프리츠커상은
1979년 미국의 프리츠커 가문이 소유한 호텔 그룹 하얏트 재단에서, 건축 발전에
기여한 건축가에게 주는 상인데, '건축계의
노벨상' 으로 불린다.
프랭크 게리, 안도 다다오, 자하 하디드(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설계), 이건희 집과 리움 미술관 등을 지은 장 누벨, 렘 콜하스 등이 모두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다.
세계 건축계에서 일약 '스타 건축가'가 되는 거라고 보면 된다. 반짝 인기나 유행으로 주는 상은 아니다. 노벨상만큼 권위있고 '아카데믹'한 상이다.
중국, 프리츠커 상
해마다 프리츠커 상 수상자 선정 시기가 되면, 한국 건축계에는 어김없이,
‘왜 한국은 이 상을 못받나?’
‘건축이 건설에 종속된 이상, 건축가가 나오기 힘든 나라다.’
이런 고민과 자조가 나온다.
왜 한국에 이 상 수상자가 없는 지는,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 모두 잘 안다.
모든 건물에는 설계자가 있다. 우리는 설계자보다는 그 건물의 다른 요소에 관심이 많을 뿐.
올해로 35회째 수상자 배출.
그 중 일본이 4명. 중국도 이제 수상자를 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상이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짚어봐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왕슈가 세계에 널리 이름난 건축가였던 것은 아니다. 난징 공대에서 건축을 배웠고, 중국 내에서만 활동한 사람. 한마디로 토종 건축가. 중국 건축가가 프리츠커상을 받았다는 것은, 세계 건축계에선 하나의 사건이다. 중국의 현대건축에는 건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이 있으며, 그 건축을 낳은 중국의
역사적·사회적 유산을 지켜가는 데에 중국 건축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본다.
중국의 급속한 도시화 / 지역성 / 전통에 기반한 미래
국제적으로 권위있는 상이 그렇듯, 이
상도 수상자 개인의 능력이나 업적만을 기려서 주는 것은 아니다. 중국 건축가 왕슈를 선정한 데에는 왕슈
개인의 재능과 업적 뿐만 아니라 맥락이 있고, 어떤 메시지가 있다.
프리츠커는 수상자를 발표하며 이런 말을 했다.
“다가올 수십년간 중국의 도시화는 중국과 세계에 중요하다. 이 도시화는,
세계 여느 도시화 과정과 마찬가지로, 지역적 요구와 문화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도시계획과 디자인에서 전례없는 이 기회는, 중국의 길고 고유한 옛 전통과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미래의 요구와 조화를
필요로 한다. “
프리츠커상 심사위원장 팔룸보가 밝힌 선정 배경.
“과거와 현재의 관계가 특히 중요한 때다. 중국의 도시화 과정에서 건축이 전통에 기반을 둬야 하는가, 미래만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왕슈의 작업은, 지역의 건축적 맥락(context)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면서도 보편성을 띠는,
시간을 초월하는 (timeless) 건축으로, 그 논쟁을 초월한다.”
왕슈는 전통적 재료인 회색 전돌과 나무를 주로 쓴다. 철거한 건물에서 나온 전통재료를
다시 쓰기도 한다.
난징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왕슈는
항조우의 예술학교에서 고건축 복원에 관한 조사 일을 했다. 거기서 과거를 던져버리지 않는 법을 배웠는 지도
모르겠다. 그 뒤 거의 10년 동안 고건축 복원 현장에서 장인들에게
일을 배우며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거친 다음에, 건축가인 아내와 함께 건축사무소를 열었다. 
Xiangshan Campus, China Academy of Art, Phase II, 2004-2007, Hangzhou, China Photo by Lv Hengzhong ▲ 철거한 전통 가옥에서 나온 기와 이백만장을 신축 대학건물 지붕에 썼다.
왕슈는 중국 도시개발에 대해 비판적인데,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 에서 이렇게 말한다.
“원래 중국에는 아름다운 도시들이 많았으나 다 부숴버렸다. 그것을 현대 도시라고 부른다."
“순식간에 도시는 매우 단조로운 모델이 된다. 아주 넓은 도로 체계를 만들고 블럭마다 개발회사에게 초고층 아파트를 짓게 한다. “
“뉴욕, 로스 앤젤레스, 라스베가스를 섞으면, 그게 상하이다.” 중국도 한국처럼, 건축물을 좀 과시하고 싶을 때, 이른바 세계적으로 명성있는 건축가들을 불러서 설계를 맡기곤 한다. 중국과 한국에서 특히 좋아하는 '세계적 건축가'들은 대부분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이다. 그런데 중국의 토종 건축가가 그 권위를 가지게 되었으니, 내 일처럼 통쾌하고, 부럽다.
부수고 지어 올리기 바빴던 우리의 개발 과정을 중국도 지금 지나고 있다. 중국은 그 와중에도 중국 현대 건축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고, 이번 프리츠커상 수상은 그 방향성에 대한 세계 건축계의 지지다. Xiangshan Campus, China Academy of Art, Phase II, 2004-2007, Hangzhou, China Photo by Lu Wenyu
Ningbo History Museum, 2003-2008, Ningbo, China Photo by Lv Hengzhong
▲ 닝보 역사박물관(2008), 중국의 옛 요새를 연상케 하는 모양. 
Xiangshan Campus, China Academy of Art, Phase II, 2004-2007, Hangzhou, China
*자료 출처 http://www.pritzkerpriz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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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