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나는 영어를 대충 15년은 배운 것 같은데, 늘 영어 때문에 괴로움을 겪는다. 길거리에서 영어 쓰는 외국인들끼리 떠드는 것을 100% 이해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완벽하게 영어를 이해하는 것은 나에게 불가능했고, 이런 영어 소화불량 상태로 15년을 생활했던 것이다. 중학교부터 시작해서 대학교를 졸업하는 동안 영어는 계속 나를 따라다녔고, 시간, 정력, 돈도 제법 썼다. 그래도 영어는 여전히 내 입에 붙질 않았다.
그러게 살던 중, 오늘 방청소를 대충 했는데 예전 대학교 학부 시절에 심심풀이로 들었던 언어학과 수업 노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간만에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기도 해서, 그 때 배웠던 수업 내용을 노트를 매개삼아 기억을 되살려보며 글을 좀 써보려고 한다. 글머리에서도 밝혔지만, 난 영어 전문가가 아니니 많은 것을 기대하면 곤란함-_-
발음하기 힘든 영어
영어는 글을 읽고 쓰는데 꽤 어렵다. 생소한 영어 단어를 접하게 될 때, 몇 년간 영어공부를 한 사람들이야 발음 체계가 대충 어떻게 되겠거니 하고 짐작하고 능숙하게 읽을 수가 있지만, 초보자들은 잘못 읽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 사실 나도 가끔씩 틀리게 읽는 경우가 있다.
영어에서는 하나의 음이 여러 개의 철자로 되어 있어 글 쓰는데 큰 장애요인이 된다. 하나의 철자가 여러 개의 음으로 발음되기에 글을 읽는데 큰 불편과 어려움을 초래한다. 이게 영어 철자의 현실이다.
예전에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영어에 쓰이는 발음수가 대충 40개 정도 된다고 했는데, 이 40개를 표현할 수 있는 글자 수는 무려 500개 이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영어의 8%정도가 소리글자고, 나머지 92%는 뜻글자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예1) Fish를 Ghoti로 발음이 가능하게 하는 이론적 이유
gh는 enough에서 gh가 f로 발음된다.
o는 women에서 o가 i로 발음된다.
ti는 emotion에서 ti가 ʃ로 발음된다.
그래서 ghoti가 [fiʃ ]로 발음이 가능해진다는 말씀!
예2) 모음[i]는 e, ee, i, ie, o, u, ui, y, a, ia, ey, ai, ee, ei, y 등 적어도 15가지의 다른 철자로 표현할 수 있다.
위의 예시도 완벽한 예시가 아니라 더 많은 철자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영어는 발음, 철자하기가 정말 어려운 언어다. 이런 사실 때문에 외국인 뿐만이 아니라,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성인들 역시 전 생애를 걸쳐 크나큰 짐이 됨은 물론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도 어려움을 겪는데 외국인인 우리는 진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영어 발음 할 때 입에 버터 바른듯이 느끼하게 하거나 쏼라쏼라 빨리 한다고 영어를 잘하는게 아니다. 진정 영어를 지적으로! 품격 있고!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한국인은 정말 목숨 걸고 영어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조금은 영어다운 영어한다는 소리 들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영어에 매몰된 이런 현실이 너무 싫다. ㅠㅠ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