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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한국에 사는 지인들이 뉴욕에 오면 자연스레 여행 정보와 관련된 이런저런 질문들을 받게 되는데 그 중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에 하나가 ‘팁 얼마 줘야 돼?’가 아닐까 싶다. 팁 (봉사료)이 요금에 포함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거의 모든 서비스 요금에 따로 붙는 ‘혹’인데, 팁은 서비스 종류 또는 상황이나 지역에 따라 편차가 있어서 익숙치 않은 여행객들을 당혹케 하기 일쑤다.
내가 아는 한 미국의 식당이나 바에서 가장 적정한 팁은 요금의 약 12~16% 정도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6~8% 소비세를 내게 되는 데 12~16%는 이를 두 배로 계산한 숫자다. 3차산업이 가장 발달한 지역중에 하나인 뉴욕은 대체로 팁도 후한 편인데 상황에 따라15~25% 정도가 일반적이라고 보면 된다. 지인 중에 하나는 술집에서 특별히 후한 팁을 내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그는 바텐더가 빈 잔을 채워주는 미국식 펍에 자리를 잡자 마자 일단 20달러짜리 팁부터 바텐더한테 준다 (물론 그 후에 먹은 값에 따라 치르는 팁은 따로). 선불 팁은 바텐더의 기대감을 상승시켜 최고의 서비스를 보장받는다고 믿고 있더라. 나도 비교적 넉넉한 팁을 내는 사람인데 내 경우엔 학생시절1년 정도 식당에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에 1~2달러의 팁이 누구에겐 의미있는 차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 그렇지만 20%씩 맞춰 주는 팁이 부담스러울 때도 많다.
팁 문화에 익숙한 미국인들도 가끔씩은 얼마나 내야 적정하냐고 확인하곤 하니까 팁을 어디서 얼만큼 줘야 하는지에 관한 정도는 없고 관습적인 테두리안에서 ‘적당히’ 치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무엇이든 ‘애매함’이 남을 때, 갈등과 분쟁으로 자라날 씨앗을 품고 있는게 아닐까? 한 예로 펜실바니아에서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았다며 영수증에 포함된 16달러 봉사료를 지불하길 거부했다가 부부가 경찰에 연행됐던 사건이 있었고 서비스업 종사자의 입장에서도 팁의 분배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르다. 가령 식당에서 손님을 직접 응대하지는 않지만 주방에서 설겆이를 하거나 음식을 나르는 종업원들이 손님의 팁을 받을 권리가 있는가? 받는 다면 얼마를 받는 게 적정한가? 하는 질문들은 법에 호소된 실제 사안들이다.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물론이고 이미 평생에 익숙해진 사람들 조차도 팁을 불편한 관습이라고 불평하는데 왜 바뀌지는 않는걸까? 관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진 않겠지만 일단 낡은 관습을 고치기위해 손을 봐야 할 제도는 ‘Tip Credit (봉사료 공제)’인 것 같다.
이 제도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팁으로 인한 수입이 발생할 경우 업주가 일정액 (직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음)을 최저 임금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최저 임금이 8천원인데 팁으로 3천원을 벌었다면 업주가 5천원만 지불해도 최저임금을 지불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견 일리는 있으나 결국 업주가 3천원의 비용을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비용의 이전은 ‘팁 크레딧’의 한 면일 뿐일 수 밖에 없다. 비용을 서비스 이용에 포함시키든 아니든 소비자는 자신에게 이전되는 비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더 큰 문제는 ‘팁 크레딧’이 고용인에게 저임금을 강요할 수 있도록 업주들에게 핑계 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팁이 보장된 임금도 아니고 강요하기도 어려운 ‘관습’에 불과하니까 일을 하고도 적절한 보상을 요구할 수 없는 위험은 고스란히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지고 가는 셈인 것이다. 또 이런 관계를 이해하는 나같은 사람들은 저녁 외식을 하면서 뜬금없는 양심의 소리에 귀기울여가면서 신용카드를 긁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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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