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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무거워지고 있다고 느끼던 어느 일요일.
학원 수업을 끝내고 압구정동 동호대교에서부터 동작대교까지 걸어올 때 얘기다.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로 들어가서 조금 걷다보니 세*일레븐이 보이더군.
배도 고프고 집에까지 걸어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하니 뭐좀 요기를 해야겠다 싶어 들어갔는데 즉석라면이라는 게 있더라.
은박 도시락 같은 그릇에 라면들이 종류별로 담겨 있고, 옆에는 달걀 바구니도 놓여 있더군. 앞에서 몇몇 사람들이 그걸 사면서 하는 얘기를 엿들으니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은거야. 그래서 진라면 매운맛이 담긴 즉석라면을 하나 사고, 달걀도 하나 샀다. 앞에서 먼저 산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나와 보니 즉석라면을 끓이는 기계가 있더군. 앞사람들이 하는 걸 눈팅하며 그대로 따라 했다. 라면과 스프를 뜯어서 그릇에 담고 즉석라면기에 올려놓고 START 버튼을 누르니 뜨거운 물이 나오더군. 달걀도 깨서 그릇에 넣고, 안내문을 보니 3분정도 걸린데. 잠시 후 물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더라. 젓가락으로 스프가 골고루 스미도록 조금 뒤적여 주고 좀 있으려니 조리 종료음이 "땡~"하고 경쾌하게 울리더군.
라면을 들고 잔디밭에 놓여있는 빈 테이블에 앉아 시식.
면발의 쫄깃함, 적당한 물의 양, 정말 내가 먹어본 라면 중 최고였다.
라면맛은 물조절이 관건이라는 걸 절절하게 체험했다.
유시민이 가장 슬펐을 때를 묻는 설문에 '라면물조절에 실패했을 때'라고 답했다던 생각까지 다 나더라.
그 즉석라면을 먹고 정말 라면 맛의 진리를 깨우쳤다고나 할까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라면 맛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더니 그 다음 주 일요일에는 딸아이가 동참을 했다. 내가 수업하는 동안 학원근처 카페에서 과제를 하다가 수업이 끝나고 역시 동호대교옆으로 한강시민공원으로 간 후 잠원지구 세*일레븐 편의점에서 즉석라면을 먹었다.
우리 딸도 신기해 하더라.
'어떻게 면발이 이렇게 쫄깃쫄깃하지?!!'
사진을 찍고 친구들에게 보내고 먹으면서도 난리를 치더니
집에 와서 동생에게 하는 말
"라면 맛 레알 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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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내가 끓이는 라면의 맛도 달라졌다.
관건은 물조절이다!!!
오늘은 우리 딸 예고 친구 엄마들이랑 점심모임을 하는 날이었다.
이 엄마들은 대부분이 사모님들이라 (직장생활 내지는 돈벌이를 직접해본 사람 전무. 나만 맹렬한 생활인)점심먹고 커피 마시는데 보통 1인당 3만원정도 낸다.
오늘도 예술의 전당에 있는 파스타집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한 세시간 반가량 수다를 떨다 출근을 했는데...수업마치고 밤 열한시가 넘어 집에 와보니 밥솥이 비어있네. 어흑... 배고파 죽겠는데... 라면을 끓였다. 라면 전용 양은냄비에 세심하게 물조절을 하고 ...
맛? 배고픈데 맛이 대수냐? 그냥 한 끼 때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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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