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 호남표 + = 개혁세력? 대한민국의 비전은 없다.
호남인이 갖는 전반적인 정치의식과 역사의식이 영남에 비해 무척 높게 느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역사적 부채로 인한 호남인들의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이해 못하는바 아니지만 지역의 권력 독점으로 인한 부패, 권위주의, 미래가치를 지향하기 위한 정치적 상호작용, 그 창의적 에너지 부재의 측면에서 호남도 답답해 보이긴 마찬가지이다. 민주당이 다소 개혁적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수도권뿐인 것처럼 보인다. 그것조차도 제스처에 불과할 때가 많지만 말이다.
삼국시대와도 같은 현재의 정치세력의 지도 모습은 타파돼야 한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말이다. 호남표에 충청도를 꼬시고 개혁세력을 더하는 정치공학으로 정말 혁신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집권은 할 수 있을지 모르지, 그것도 한 번 사용했는데 과연 먹힐까?) 호남사람은 모두 개혁적인가? 영남사람은 모두 수구인가? 분포도는 다를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어디에나 개혁과 보수 지향의 사람들이 나뉜다. 영남의 혁신 세력이 민주당에 표를 얼마나 줄 수 있을까? 호남의 보수 세력이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면 얼마나 던지겠는가?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대구시 비례대표 득표율 22.3% (한나라 62.1%)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광주시 비례대표 득표율 51.6% (민주당 31.1%)
18대 총선 민주당 대구시 비례대표 득표율 5% (79%; 한나라 46% + 친박 33%)
18대 총선 민주당 광주시 비례대표 득표율 70.39% (한나라 5.9%)
뭐가 보이나. 내 눈엔 역사의 퇴행만 보이는데.
열린우리당, 그 실패의 과정을 복기하기는 싫지만 최소한 가치와 이념에 기반 해서 출발한 당 아니었나 싶다.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깨고 나갔나. 대선을 앞두고 호남표의 독점이라는 욕심에 눈이 멀었던 것이 가장 큰 것 아니었나. 가세가 기울면 우리 집이 아니네. 가훈이고 뭐고. 창당시 내세웠던 정체성도 역사의식도 바로 휴지통에 넣어버리고 말이지. 가세가 기울면 절치부심 다시 일으켜 세웠어야지.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정당했다. 그러나 문제는 열린우리당의 창당에 참여한 인사들 중에는 창당명분을 신념화해서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의지가 박약한 사람들이 상당했다는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의 창당명분이었던 정치개혁, 정당개혁, 정책과 노선에 입각한 전국정당 추진. 이것이 옳지않다고 누가 감히 부정할 수 있는가?
중앙권력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권력이 분점되고 개혁과 보수가 생산적으로 대립되어야만 지역의 발전이 도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떠한가? 모든 행정, 정치, 사회 조직은 모두 한통속이다. 정의롭고 창의적이며 개혁적인 개인은 시스템에 함몰될 뿐이다. 견제하고 감시하는 세력은 없다. 행여 있다 하더라도 미미하다. 적어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정도의 차이일 뿐 영호남 마찬가지라 본다. 수도권은 최소한 권력이 수시로 교체되니 희망이라도 있다. 그 권력의 주체가 얼마나 비전을 갖는 집단인지는 별개의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의 정치지형도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영남과 호남의 깨어있는 시민들이며 일반 서민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국민참여당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거야 그럴수 있다. 역사에 대한 관점이야 다를 수 있으니. 하지만 명분만큼은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참여당이 진보적 자유주의 가치를 내세운다면 누구한테 호소해야 할까? 보수 + 지역주의인 한나라당 지지자들? 아니면 개혁 + 지역주의인 민주당 지지자들?
지역주의 정치에 신물나 하고 변화에 대한 바램을 갖는 많은 국민들에게 호소해야지. 그러다보니 현재의 정치지형에 대안이 없어 민주당을 지지했던 개혁 성향의 사람들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지금의 영남과 호남이 대치되는 정치지형으로 대한민국의 비전은 없다니까. 개혁적인 호남인들도 여기서는 피해자라구! 왜냐! 호남 지역주의자들과 변별되지 못하니 말이지. 억울하지도 않은가? 물론 민주당을 개혁적이고 지역주의를 타파하는 노선으로 올곧게 세워놓고자 하는 바램과 노력이라면 존중할 수 있다. 이 경우는 호남의 보수주의자들이 소외되네. 그들을 딴 살림 차려 쫓아낼 수 있다면 그런 시도를 한다면 희망을 걸어보지. 어쨋건 올바른 노선을 갖게끔 많은 비판과 자기성찰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따라서 손학규를 내세우는 것, 그 배경이 되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은 비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인제, 정몽준을 옹립하려 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더욱 그러하다.
민주당을 비판하면 호남인을 비판하는 것이라 받아들인다면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보라! 나는 지역주의자인지, 개혁주의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