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85호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그 투쟁의 원동력이 2003년 스스로 그 자리에서 목을 메 목숨으로 저항한 김주익씨라고 얘기한다. 누군가 그랬듯이 "쥐가 막다른 길에 다다르면 고양이를 문다고 얘기했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한탄은 그저 넋두리로 들리지 않는다. 한진중공업 김주익씨의 죽음은 무척 애석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한진중공업 크레인에서 죽음을 선택한 김주익씨 얘기를 지금 꺼내는 이유는 일부 진보좌파들이 김주익씨의 죽음을 참여정부와 노무현에게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해서 진위를 확인하고 그 부당함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우선 그 당시 한진중공업 파업투쟁의 경과를 보자(간단히 정리하면)
2002년 2월 한진중공업 650명 해고 2002년 5월 사측 노조간부에 대한 7억여원 손배가압류및 형사고발 2002년내내 부분, 전면파업, 가두시위 전개 2003년 2월25일 노무현 대통령 취임 2003년 6월 김주익씨 크레인 농성 시작 2003년 7월1일 노무현 대통령 국무회의에서 노동부 법무부에게 손배가압류 최소화 방안 마련 지시 2003년 7월 19일 노동부 중재하에 노사합의 타결. 몇일 후 사측 합의 번복 타결 무산 2003년 10월17일 김주익씨 크레인에서 스스로 목숨 끊음
당시 한진중공업 노사분규는 참여정부 출범 1년 전부터 시작되었고 원인은 정리해고(해고자복직)와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였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참여정부때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가 집행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시작과 과정은 노무현 정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일은 없었다. 단지 노무현 취임 후까지 그 투쟁이 이어진 것일 뿐.. 심지어 김주익씨는 크레인에 오르기 전에 조합원 동지께 남기는 글에도 "2002년 임단협이 해결되지 않으면 크레인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적으며 2002년 임단협이 문제의 핵심임을 스스로 명백히 밝혔다. 김주익씨가 한진중공업이 아닌 참여정부에 적대적인 관점을 유지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당시 김진슥 지도위원이 한 김주익씨의 장례식 추도사에도 자본과 한진중공업에 대한 비판이 담겼을 뿐 '참여정부'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목은 없었다.http://blog.hani.co.kr/jinheessi/21786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좌파는 노무현이 책임을 거론한다. 왜 그런가.. 그들에게 추궁하고 싶다 김주익씨가 참여정부 출범 석달 만에 크레인에 오르고 그 후 석달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할 정도로 노무현이 압박한(실질적 책임) 정책이 무엇인가.. 정리해고를 부추겼는지, 사측에 손배가압류를 더 가혹하게 집행했던지 아님 형사처벌을 집요하게 했는지 등등 그 이유를 명백히 밝히고 비난하라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당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는 참여정부에서 집행한 것이 아니고 참여정부는 그 투쟁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노무현은 오히려 사측의 노조 손배가압류의 부당성를 지적하면 2003년 7월에 법무부와 노동부에 법적인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가 있다.
그러면 참여정부 출법 불과 석달만에 정리해고와 손배가압류를 입법화시켜 막지 못한 죄를 묻는 것인가?? '좌파' 노무현이 한마디하면 기업주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네 알겠습니다" 라고 순순히 따라줄 분위기라도 된 줄 아는가? 더구나 정리해고 손배가압류 금지의 문제는 초법적으로 대통령이 개별사업장마다 개입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시일이 걸리더라도 법안을 마련하고 국회를 통과, 법안 시행을 통해서 풀어야 할 문제이다. 당시 정치적 지형은 여소야대로 보수 한나라당의 의석수가 여당보다 많은 상황이었기에 그 문제를 풀기는 더욱 어려운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취임 후 7개월내(김주익씨 목숨을 끊기 전까지)에 그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노무현에게 김주익씨의 죽음의 책임을 모두 뒤집어 씌우는 건가?? 그게 온당한가?? 그런 상황에서 노회찬 신상정 이정희가 대통령이였다면 간단히 풀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는가??
간단히 얘기해서 진보좌파들이 얘기하는 것은 노무현이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초법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하지 못함을 비난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웃기는 얘기지만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전지전능'한 노무현을 추구하는 건 노빠들이 아니라 진보좌파들이라는 것이다.
엄격히 얘기해서 김주익씨를 죽음에 다다르게 한 원인이나 과정은 김대중 정부 시기에 있다. 좀 더 거슬러가면 IMF가 자리하고 있겠지만.. 진보좌파가 얘기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적한다면 '김대중 정부'와 '한진중공업'을 지적해야 하는게 더 솔직한게 아닌가.. 김대중 정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으면서 노무현 비난하기에 혈안이 돼 있는 건 어떤 저의인가..만만해서 그런가..
지금도 SNS에서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농성과 연관지어 '조남호'와 '한진중공업'을 비난하지만 일부 진보좌파들은 김주익씨의 죽음을 얘기하면서 한진중공업은 온데 간데 없고 오로지 '노무현'만을 비난한다. 비난을 위한 비난이라는 것이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 참여정부와 노무현이 책임질 일은 분명히 책임져야 하지만. 그러나 사실에 기반하지도 않고 근거도 타당하지도 않은 내용을 들먹이며 노무현과 참여정부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일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마치 참여정부와 노무현이 김주익씨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처럼 묘사하고 비난하는 일에는 분명 반대해야 한다. 노무현도 마음으로 안타까워 할 수 있지만 책임을 전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 아니다.
김주익씨의 죽음은 애석한 일이지만 노무현의 책임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김주익씨의 죽음을 이용해 노무현을 살인자로 낙인찍는 진보좌파의 저열하고 비열한 공세에 구토가 날 지경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