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出乎爾者 反乎爾者(출호이자 반호이자):
너에게서 나온 것은 반드시 너에게 돌아 간다.
어제밤은 내게는 고통스러웠지만, 한 편으로는 아주 즐거운 날이었다.
고통스러웠다는 것은 이틀 전 새벽부터 시작된 복통과 그에 수반된 근육통,
두통이 완전히 내 몸에서 떠나지 않았다는 것과 낮부터 시작된 잔디에서의
재미난 축구경기와 오랜만(?)에 친구 성철이가 쏜 회식(膾食)자리와
연거푸 밤 12시 직전까지 이어진 축구단 동생들과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에 내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늘 그렇듯 우리는 축구를 매개로 만났기 때문에 축구얘기로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절대로 정치이야기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다행히 그런 이야기는 거의(?)없었고 중간 중간 요즘 낚시에
미친 몇 몇 회원들의 낚시 이야기가 자리를 약간 어수선하게 만든 것은
옥의 티라 할것이다.
어제 자리에서 화제의 일등공신은 단연 길고문님의 A매치(우리는 외부 팀과의
경기를 그렇게 부른다)1호골 이야기였다. 데뷔골이라 할려다 1호골로 정정했다.
왜냐 하면 그 동안은 골은 넣지 못하였지만 외부팀과의 경기에서
주로 왼쪽 수비수로 많은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길고문님께
데뷰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
역사는 늘 기다리고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를 준다?
누가 언제 한 말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디에선가 본 듯한 말이다.
그리고 위의 명언이 길고문님의 어제 거사를 두고 한 말이라는 것은
두말 하면 입만 고통스럽다.
상황은 이랬다.
어제는 우리 팀이 외부 2팀과 친선경기 혹은 A매치를 치루는 날이었다.
잔디구장 구하기가 너무 어렵고 한 팀당 2시간만 사용시간이 주어 지기
때문에 보통 2시간을 잡으면 앞 뒤 팀과 연합하여 도합 4시간을 운동장을
사용할 수가 있다. 보통 4시간은 인원이 작은 팀은 맞게임을 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한 팀을 더 섭외하여 3팀이서 번갈아 가며 게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어제는 우리 팀을 뺀 나머지 두 팀은 주로 20-30대로 구성된
젊은 팀들이었다. 반면 우리는 길고문님을 비롯 한고문님등 50대가
나를 포함 다섯 명이었다.
모든 단체 경기가 그렇듯이 축구 또한 한 두명이 특출 나게 잘하면
그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상승할 수도 있고, 반면 한 두명이
개(미안하다 견공)발이면, 완전 그 팀은 조직력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런데 아마추어 축구의 특성상 전자보다 후자가 팀을 꾸려 나가는데
치명적이다.
어제의 우리팀 상황이 이와 비슷했다.
상대는 광명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을 갖춘 젊은 팀, 우리는 50대가
다섯명이나 포함된 다연령팀.....그리고 우리 팀은 한 사람도 빠지는
일없이 모두가 경기에 참여해야 한다.
공교롭게 4번 째 게임에서 50대 세 명이 모두가 게임에 투입되어야
할 상황이 연출되었다. 설상가상 처음 얼굴을 보는 친구에 기본기가
아직은 설익은 선수들.....어느 누가 감독을 맡아도 포지션 짜기가
힘드는 상황이었다.
아무튼 나의 긴급제안과 김감독대행의 동의로 붙박이 왼쪽 수비수
길고문님이 급하게 오른 쪽 윙으로 올라가시고 그 중간에 내가
뒤에는 한고문님등 이렇게 50대 셋이서 오른 쪽을 책임졌다.
게임이 시작되고 예상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상대의 거친 몰아치기에
쉽게 구멍을 보인 수비진이 1골을 헌납, 수비진도 골키퍼도 불안한 상황
우리의 패스는 갈 곳을 잃고.....2골, 3골을 쉽게 내 주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고.....이렇게 허무하게 지는가 보다
할 즈음에 막판 힘을 낸 우리 50대의 오른 쪽에서 패스가 이어 지고
센터링도 올라가고.....기어이 길고문님이 열린사상 전무후무할 일을
저지르시는거다.....내가 주었는지 누가 주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길고문님께서 약간의 드리블 후에 멋진 자세로 상대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리셨는데.....
그 공은 상대 수문장의 손이 전혀 닿지 않는 구석으로 뚝 떨어지는
멋진 골~~~이 되었던 것이다. 상대방은 어이없어 하고 우리 팀은
경기장 안밖에서 환호의 목소리가 터졌고.....서로 부둥켜 앉지는
안았어도 하이파이브와 손바닥 마주치기로 맘껏 축하해 주고
축하 받고.....
그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아서, 아니 길고문님의 이 골은 열린이
존재하는 한 2012의 신화처럼 계속 인구에 회자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암튼 우리는 또 한 번 내 자신이 골을 넣은 것처럼 즐거워 하며
슈팅을 하는 순간 기분은 어땠냐며, 혹은 공이 미친 것이
아니었냐며 너스레를 떨며 물어 보곤 했다.
그 때 은근 부러운 투의 목소리로 평소 억지로 송대관과 태진아의
의도적 라이벌관계를 흉내내듯 길고문님과 전현직 단장의
라이벌관계를 만들어 내려는 허단장이 말했다.
"형님,형님 슛은 아마도 형님의 오줌발이 나이가 들어 힘이 없어
끝에서 뚝 떨어진 거랑 똑같은 거죠?"라고 은근히 길고문님의 골을
깍아 내렸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김 총무가 재빨리 허단장에게 맞받아 쳤다.
"형님, 그럼 형님 슛은 골대 안으로 하나도 들어 가는게 없던데
그럼 형님 오줌발은 소변기 좌우로 왔다 갔다 하겠네요?"
모두들 킥킥 대기 시작했다. 와하하~~~~
허단장 본전도 못찼았다. 그러나 길고문도 웃고, 허단장도 웃고
우리 모두 유쾌하게 한 바탕 웃어 제꼈다.
너에게서 나온 것 , 반드시 너에게로 돌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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