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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길냥이 일가 얘기 했던 거 기억나 ?
아그들이 제법 여물어져서 아장아장 좁디좁은 집 마당을 뽈뽈거리고 댕길 무렵부터 성가신 일들도 좀 있었다. 밤새 화분을 몇 개씩 자빠뜨려 놓고 깨놓지를 않나, 사람 다니는 길목에 음식을 토해놓지를 않나, 어미가 동네를 돌아댕기면서 집 근처 장사집에서 삼겹살, 곱창, 닭튀김 이런 걸 물어와서 애기들 멕이고 마당에 지저분하게 흔적을 냄겨놓지를 않나...
그러더니 언제부터는 어미가 여섯 남매를 쫄랑쫄랑 이끌고 밤마다 밤마다 동네 마실을 댕겨쌌더니 어느 날부터는 한 넘씩 한 넘씩 숫자가 줄어들었다. 아마도 어딘가 아지트를 확보할 때마다 한 넘씩 자리를 잡아주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제일 약골인 두 넘은 한 참 데리고 있더니 그마저 한 넘을 어디 짱박아주고 저마저 떠났다. 생각해보면 참 대단한 일이다.
그래서 이제 제일 약골인 한 넘이 제 어미의 자리를 물려받아 울 집에 주저앉았다. 그러고 3달 정도가 지났다. 한 밤에 나가서 담배를 한 대 피고 있으면 넘이 어느새 나와서 곁에서 얼쩡거린다. 우리는 아침마다 두뼘짜리 화단에 한 무더기 있는 떵을 확인하면서 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3~4주쯤 전이다. 애가 얼굴은 조막만한데 허리 엉덩이 쪽은 한참 때의 저네 엄마만큼 엄청 커져서 우리는 얘가 몸이 약골이다 보니 잘 돌아댕기지는 않고 주는 사료는 꼬박꼬박 챙겨먹어서 비만이 왔나 생각했다. 왜 뚱뚱한 유럽 여자들 보면 몸집은 엄청 큰데 얼굴은 조막만 하잖아? 꼭 그 형상이었다. (참 신기하데? 울 집사람은 뚱뚱해도 허리둘레 쪽이 뚱뚱한데, 서양 여자들은 가슴, 엉덩이는 뚱뚱해져도 허리는 나름 잘룩(?)하더라? 섭생과 관련이 있으려나?).
얼마 전부터는 아침에 나가보면 화단에 떵이 두 덩이 또는 세 덩이 있는 날이 가끔씩 있었다. 얼핏 생각에는 야를 너무 많이 멕여서 이런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다른 넘이 두 넘 더 집 담장을 넘나드는 것이 목격되었다. 한 넘은 흑백 계통의 얼룩이여서 그저 동네 아는 오빠쯤으로 생각했고, 또 한 넘은 저 동기 언니인지, 아님 저 엄마가 잘 살고있나 확인차 다녀가는 것인지 분명치는 않았다.
야가 왜 그리 갑자기 몸집이 커졌는지 어제야 비로소 확실해졌다. 저 엄마처럼 배가 불러온 것이다. 이걸 알게 된 순간 우리는 마음이 좀 급해졌다. 추운 겨울인데 몸을 풀면 어떻게 되나? 스티로폼 상자를 구해오고, 안 쓰는 모포를 한 장 깔아주고... 지금 이러고 있다.
그렇다. 요 몇 달 사이에 정확하게 한 세대가 흘러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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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