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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번호 2-33. 이름: 문용동. 생년월일 : 1953년 9월16일 .
사망일자: 1980년 5월27일. 사망장소 : 도청, 사망당시 나이 : 28세
사망원인: 총상(우흉부 맹관 총상, 좌전흉부 맹관 총상)
직업: 호남신학대학에 다니던 신학생. 제일교회에서 운영하는 성경구락부
국어교사로 봉사활동을 하였으며, 3학년 때부터 상무대 교회에 파견되어
전도사로 활동함.
문용동은 8남매의 여섯째로 태어나 신앙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여리고 착한 성품을 가졌다. 거리의 부랑자를 집으로 데려와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여 따뜻하게 입혀 내보내던 그는 당시에 결혼을 앞두고 있었으나 아낌없이 자신을 역사에 바쳤다.
5월18일 목사님과 상무대 교회를 다녀오는 길에 시민들이 공수들의 몽둥이에 쓰러지고 목사님마저 공수부대들의 군홧발에 짓밟히는 것을 본다. 그리고 자신도 많이 맞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그의 일기장의 기록이다.
"난 무엇을 말하고 써야 하는가? 경찰과 학생의 충돌, 투석전, 터지는 최류탄, 이래야만 되는가? 다른 방법은 없는가? 왜 나이 어린 저 전경과 동료인 학생들이 욕을 하고 돌을 던져야 하는가? "
"군의 투입, 공수부대 개입, 드디어 터질 것이 터져 버렸다. 안 터져야 하는 것을, 안 벌어져야 하는 것을---. 무자비한 공수부대, 곤봉과 군홧발질로 학생들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두들기고 군화로 짓이겨 군용트럭에 싣는다. 학생이나 시민이나 달려들어 개 패듯이 끌고 간다. 목사님(항의하는)도 군홧발질. 반 기절한 시민을 업어다 병원에 치료했다. 맞은 상처도 치료했다."
"영창예배 분위기가 다르다. 6소대 5명의 대학생(전북). 난 무슨 말을 전해야 하는가. 어젯밤 보안대에 급습 당하여 끌려온 대학생들, 죽었다는 말도 있다."
"심는대로 거둔다. 개인이건 사회건 국가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이후 19일부터 그는 시위에 참여하게 된다.
매일 시위에 참여하던 그는 계엄군이 광주에서 퇴각하고 난 22일 아침에 도청에서 광주사태 수습대책위원회가 결성되자 수습대책위원으로 참여하였으며, 도청 지하실에 배치되어 무기관리 임무를 맡게 된다.
1980년 5월22일 문용동 전도사의 일기장이다.
<이 엄청난 피의 대가는 어떻게 보상해야 하는가
이 엄청난 시민들의 분노는 어떻게 배상해 줄 것인가
도청 앞 분수대 위의 시체 서른두 구
남녀노소 불문 무차별 사격을 한 그네들
아니 그들에게 무자비하고 잔악한 명령을 내린 장본인
역사의 심판을 하나님의 심판을 받으리라.
전대 부속병원 영안실의 시체, 시체들.
병원마다 꽉 메인 총상환자들, 칼빈 소통과 M1으로 무장하고
눈이 뒤집어진 시민들의 차량의 돌진
완전히 폐허같은 금남로 전소돼버린 문화방송국
앙상한 골재만 남고 타버린 수많은 차량들
이 엄청난 피해의 현장
누가 이 시민에게 돌을, 각목을, 총기를 들게 했는가
이럴 수가 있는가 정말 이럴 수도 있는가
우린 참여하여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계엄당국의 엉터리 같은 오도, 불순불잔들의 난동이라니,
그럼 내가, 나도 불순분자란 말인가
대열의 최전방에서 외치고 막고 자제시키던 내가 적색분자란 말인가
우린 후세에 전 국민에게
광주사태가 몇몇의 불순세력에 의해 자행된 것이 아니라
무자비한 공수부대의 만행에 분노한 선량한 시민들의 궐기임을 알리고
증언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시민이 빵과 주먹밥과 음료수를 나르는 이 광경이 적색, 폭도란 말인가
뭔가를 진정한 민주주의의 승리를 보여줘야 한다.
나의 불참이, 나의 방관이, 외면이
수습을 더 늦게 지연시키는 것이다. >
언론은 광주를 두고 폭도들의 난동으로 인한 치안부재의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질서정연하게 사태수습위원회가 조직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청의 옥상에는 조기가 게양되었고, 골목마다 시장마다 쌀을 걷고 김을 걷어 김밥을 말아 시민군에게 나누어주고, 상가들에서는 빵과 음료수가 전달되었다. 부상자를 위해 헌혈을 하겠다고 앞다투어 나서는 아름다운, 눈물겨운 22일 풍경이었다.
총기를 회수하여 계엄군에 반난하는 것은 그동안 시민들이 흘린 피를 헛되게 하는 항쟁의 포기라고 여기는 이들과, 총기를 반납하고 계엄군과 협상을 하려는 세력과의 분쟁이 있었지만, 일단 하나둘씩 총기들이 모아지고 반납되면서 수습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모아지는 총기들을 관리하고 또 기타 무기들을 관리하는 것이 문용동의 일이었으며, 그는 그 일을 성실히 진행하면서 헌혈에 참여도 하였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에 최선을 다하였다.
도청 지하실에는 TNT폭약과 수류탄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집단발포 이후 시민들은 화순탄광과 지원동 석탄공장 탄약고에서 다량의 TNT와 각 지역의 경찰서에서 총기류와 실탄, 수류탄 등을 탈취해 자체 무장을 강화한 것이다. 22일부터 무기를 회수하기 시작하자, 23일까지 절반이 넘는 2,500여정의 총기와 대부분의 폭약을 회수하여 보관하게 되었다.
만일 계엄군이 다시 들어와 또 다시 전쟁 같은 살육이 이루어진다면 지하에 보관되어 있는 폭발물들은 광주시민과 계엄군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었다.
문용동은 동료 김영복과 의논하여 폭약의 뇌관분리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이 없었다.
24일 문용동은 위험을 무릅쓰고 상무대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25일 상무대에서 군인 한 명이 도청에 와서 다음날까지 뇌관 분리작업을 하고 26일 밤에야 돌아갔다. 뇌관과 수류탄의 공이는 그대로 놔두고 갔다.
이 일을 두고 진상규명 과정에서, 문용동이 일부로 폭발물 뇌관을 분리하게 해서 계엄군이 쉽게 도청을 접수할 수 있었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뇌관분리를 끝내고도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또한 당시의 폭약의 양은 광주시의 70%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화력을 가졌다.
시민군과 광주의 피해를 최대로 줄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난 후에도 그는 돌아가지 않고 끝까지 무기고를 지켰다.
"계엄군이 쳐들어오면 다 죽는단다. 집으로 가자" 라는 누님의 권유에도 그는 "내가 가면 여기는 누가 지킵니까? 나는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죽으나 집에서 죽으나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죽으면 태극기로 나를 싸서 묻어주세요."라는 말로 누나를 설득하고 도청에 남았다.
협상은 결렬되고 계엄군이 27일 새벽 다시 도청으로 밀고 들어왔다.
수없이 날아드는 총탄을 피해 숨어있던 그는 결국 조준 사격되어 날아든 총탄에 가슴을 맞았다.
하나님의 뜻을 좇아 정의롭게, 올곧게 살고 싶었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편에서 함께 호흡하고자 늘 자신을 채찍질하던 아름다운 청년 문용동은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쓰러졌다.
27일 도청에 함께 있었던 김영복씨의 증언에 따르면(그는 몸에 파편을 맞아 실신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는 헬기의 선무방송을 듣고 무장도 하지 않은 채 나섰던 그들은 자동소총에 맞았다고 한다. 앞장섰던 문용동이 가슴에 3발의 총을 맞고 먼저 쓰러졌고, 김영복은 파편에 맞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단다.
그의 형 근재씨는 27일 오전에 도청 상무관으로 달려가 저지하는 군을 밀치고 문용동의 시신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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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