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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을 오후 1시로 맞춰놓고 숙면에 들어가려 발버둥치는데
시끌시끌 달그락달그락... 웃음소리까지 내 방문턱을 넘나드는 거야.
눈을 떴더니 겨우 9시, 음냐... 더 자야해.... 난 잠이 필요해.
아무리 자도 10시 5분, 20분..... 아잇! 결국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열린 귓구멍으로 솔솔솔 그네들의 얘기가 들어차더라.
엄마에겐 자매와 같은 사람들....
아줌니 두 분이 일찍부터 방문해선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었어.
10년간 누워 지내던 남편을 떠나보내고 얼마 전 해방된 80 가까운 아줌니와
구순 시어머니 치매수발을 드느라 허리 휘는 60대 아줌니까지,
곡절 많은 사연 풀자면 소설 10권도 모자란다는 인생 9단 여인들의 수다는 끝없고
호박죽에, 커피에 포도까지 연달아 먹어가며 이야기도 쉬질 않고.
“첨엔 행복했지. 한 달은 해방이라 너무 좋더라고. 그간 꼼짝 못하고 묶여 살았으니 여행도 다니고 멋도 좀 부리고 자유롭게 살 생각하니... 날 것 같았어. 근디 그게 한 달을 못 넘기더라고. 보고 싶고 안쓰럽고 서럽고 불쌍하고 그립고......... 잠이 안 오는 거야.”
“그렇겠죠. 왜 아니겠어요? 갈수록 더한다는데.”
“그 사람 가고 내가 너무 좋아해서 벌 받나....? 했다니깐. 요즘은 방안에서 뭐하냐면... 그 사람이 나한테 1년간 줄기차게 보내온 연애편지를 읽고 또 읽고 그러다 울고.... 새록새록 연애시절 그 사람이 생각나서 죽겠더라고... 한편으론 내가 참 사랑을 많이 받았구나.. 싶어지고.”
“세상에! 60년 다 된 연애편지를 아직까지 가지고 있었어요? 대단하시네... 그래 그걸 보니 새록새록 옛날 생각이 더 나요? 이젠 미운 생각도 안 들고?”
“그래서 나도 신기하다니까.... 그렇게 징글징글 날 괴롭히고 힘들게 했는디.... 이렇게 보고 싶을 줄 누가 알았겠어. 편지 보다가 또 그 양반이 정치한다고 첫 연설했던 테잎까지 다시 듣고 또 듣고 있다니깐... 이 사람 참 멋지네... 함시로”
“어머어머, 놀랍다! 그래 그거 듣고 있으면... 두근거리기도 해요?”
“나도 내가 이럴 줄은 몰랐어.... 진짜, 그때 그 사람이 연설하는 목소리나 내용이 후보들 중에 젤 멋지더라니깐.... 아하하하하”
엄니들의 수다를 재미있게 듣다가 가슴이 싸아해졌어.
그리워할 이를 가슴에 품었으니.......... 다행이라 할까.
왜, 떠난 자리에 서야만 그 사람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게 되는 걸까.
그리움의 나이는 없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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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