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우리 사회 기준에서 볼 때,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은 인터넷 상의 키보드 워리어가 아니다. 진보신당의 당강령이나 게시판 담론을 이해하거나 혹은 그것에 관심을 갖는 진보적 시민은 0.00001%도 되지 않는다. 장담한다. 나는 진보신당의 당지지율이 1%대가 나온 것도 놀랄 만한 일이라고 본다. 박노자나 진중권의 주장은 그저 지적 수사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대학시절에 읽는 교양서적일 뿐이다. 현실 정치에 적용할 만한 정치 담론이 될 수 없다. 다만, 진중권은 온라인상에서 독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 덕분에 정치적 방향 감각이 살아있어서 현실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대중적 진보정당을 지향할 때, 그 대상으로 어떤 유권자를 상정해야 하는지 통진당은 절실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통진당을 지지한 10.1%의 유권자들은 통진당이 제시한 여러 정책을 전적으로 수용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 유권자들은 통진당의 당간부나 기간 활동가들보다는 이념의 잣대로 보면 훨씬 덜 진보적이지만, 행태를 기준으로 한다면 훨씬 더 자유주의적이고 상식적인 지향성을 가질 것이다. 이런 유권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이번 선거 기간에 통진당이 저질렀던 여러 패착들을 단순하게 나열해 보겠다. ------------------------------------------------------------ 1. 세 주체 사이의 통합 논의의 지지부진함 : 민노당, 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 사이의 통합 논의의 지난한 과정 2. 통합 후, 지도부 선출 과정이 전혀 이슈화 되지 못함 : 선출 자체가 없었으며 어찌 되었건 컨벤션 효과 전무 3. 통합 시기와 통합 당명 선정의 패착 : 진보다운 새로움 전혀 보여주지 못함, 민노계의 수구적 사고의 고루함을 탈피하지 못함 4. 통합당의 온라인 게시판 혼란, 지금도 여전히 엉망진창 : 당 게시판 및 사이트 구조 개판, 아직도 당원용 게시판 없음. 5. 야권연대 협상 과정의 지지부진함 (민주당의 책임이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시선으로 봤을 때, 통진당 역시 다를 바 없음) 6. 비례 의석 선출의 심대한 문제점 노출 : 1) 투표 부정 의혹 2) 후보의 부적절성 (정진후 문제) 3) 민노계 독식 4) 주목성 높은 후보 전무 ( 대부분 몽땅 듣보잡) 5) 전문가 전무 (운동가, 활동가 중심의 선출, 과거 운동권 당 이미지 탈피 못함) 7. 김지윤 쓸데없는 해적기지 발언 논란 8. 당 내부 경선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잡음 다수 발생 9. 당 외부 경선에서 당대표 이정희 보좌관 부정 문제 일으킴 10. 윤원석 성희롱 과거 전력 공개. : 정진후 문제와 더불어서 심각한 당이미지 훼손 11. 통진당만의 개성적 이미지 생산 실패 -----------------------------------------------------------------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뻘짓이 있었을 것이다. 통진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이 되려면, 당의 가치 지향 내용도 바꾸어야 하지만, 그 태도를 바꿔야 한다. 소위 진보의 언어만을 강요하면서 현실보다는 당위를 선택하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게다가 더욱 문제는 통진당 내부의 몰상식과 집단주의, 비윤리성, 비민주적 태도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지금부터 당장 당 내부의 혁신이 유권자의 눈에 들어나게 보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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