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대홍단 감자 시험재배지(출처: 바헤닝언 대학)
네덜란드의 농업분야 국회의원 및 관련부처 공무원들이 10월 중순에 북한을 방문한다고 네덜란드 경제·농업·혁신부 대변인이 오늘(10월
6일)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민간 부문 무역사절단이 방북한 적은 있으나 정부 무역사절단이 북한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90년대 말에 경제인단 방북, 2001년 대외무역청에서 방북한 적이 있으나 부처에서 직접 사절단을 꾸려 가기는 처음이라 ‘최초의
경제사절단’이라고 언론이 강조하고 있음)
방문 목적은 농업분야의 경제성 조사다. 경제·농업·혁신부 대변인은, 북한의 경제적 여건으로 볼 때 ‘진짜 무역사절단’은 아직 시기상조이나, 북한 경제개방을
대비해서 접촉하며 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무역사절이 되려면 북한에 기업이 있어야 하는데 북한 사정은 그렇지 않다.”며,
‘무역사절단’은 아니고, 무역사절단 준비단 쯤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일간지 폴크스크란트에 따르면, 방북 예정인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경제개방을 정말 할 지 우리는 모른다만, 어쨌거나 북한 사정을
살피고 접촉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다.
경제·농업·혁신부는, 이번 방문 목적은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도적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수확률을 높여서 북한 식량문제에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는 지도 살펴본다는 것이다.
12월에는 의류, IT 분야 기업으로 구성된 민간 사절단이 방북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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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과 북한은 2001년 정식 외교관계를 맺은
뒤, 경제 사절단이 서로 오가고 있는데, 유럽연합은 정치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분리하여 식량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을 해오고 있었다. 네덜란드도 북한과 교류가 활발한 나라에 속한다.
그러나 이번 방문을 놓고 정부 관계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눈치다. 직접적인 대북
원조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적 방식의 인도적 지원사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번 사절단 방북 계획도 대변인을 통해 발표하면서, 사절단 규모와 참가자 등
구체적 사항을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농업, 의류, IT 기업 관계자도 동행한다고 하는데,
어느 기업인지는 불문이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정부를 거쳐 돈을 버는 일에는 여전히 시선이 곱지않다.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가 중국 관영 텔레비젼 사옥을
설계했을 때도, 이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비판이 따라다녔었다. 2008년 암스테르담 시에서 시장 조사차 방북했을 때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언론은 비판했었다.
한편, 오스트리아는 지난 5월 북한에 무역사절단을 보낼 계획이었으나 여론이 좋지않아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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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부 발표에 이어, 일간지 폴크스크란트는
네덜란드와 북한 사이에 뭔가 움트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두 나라 사이 분위기를 전했다.
첫째, 올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 원예박람회 '플로리아데' 행사에 북한이 처음으로 참가한 일이다. 네덜란드 주최측은 북한 애국가를 연주하며 환영사를 했고, 스위스 주재 북한 대사(네덜란드 겸임) 서세평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며 답사를 했다고 한다. 북한 가무단은 한복을 입고 “암스테르담의 툴립”이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암스테르담의 툴립"은 네덜란드
국민가요랄 수 있는 1950년대 노래. 서로 훈훈한 분위기에 공들였다는 것.)
둘째는, 네덜란드의 바헤닝언 대학이 북한 과학자들에게 감자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4년부터 북한 과학자들이 이 대학 연구진과 함께 북한에 최적인 감자 재배 연구를 하고 있다. (바헤닝언Wageningen 대학은 농업 분야에서
네덜란드 최고 연구중심 대학임) '북한에 최적인 감자'란, 비료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에서 병해에 강한 종자를 말하는 것일 테다.
유럽연합과 네덜란드 경제농업혁신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데, 지난 해에는
11명의 북한 연구자가 왔었다고. 지난 4월에는
북한에 감자 연구 설비와 관련 서적이 대량 들어갔는데, 북한은 예산만 마련되면 연구서적을 싹쓸이 해가서 번역한다고 한다.
바헤닝언 대학 연구진의 인터뷰 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평양에 가기만 하면, 사방에서 질문이 쏟아진다. 지식과 연구가 너무 부족하다. 북한이 북한에 맞는 감자를 재배할 수 있다면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평양과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이메일을 보내면 2주 뒤에 답이 온다. “
“북한은 이러이러하게 변하고 있다. 결국 북한은 전쟁의 상처를 극복해야 하고,
남한과 통일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도와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네덜란드의 감자 연구진도 이번 사절단에 동행한다.
그밖에, 의류, IT 기업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데, GPI라는 컨설턴트 회사의 관계자는 "동인도 회사 정신은 북한에도 적용된다"는 말로 교류 분위기를 전한다. 동인도 회사 정신(VOC Mentality)이란, 17세기에 네덜란드가 세계, 특히 아시아로 나갈 때, 종교, 이념, 정치상황 불문하고
실리를 추구했던 상인정신을 말한다. 북한의 인권 상황이나 핵 문제 등과 상관없이 시장성이 있으면
간다는 의미다. 임금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대안으로 본다는 거다.
평양을 자주 오간다는 이 컨설턴트 왈, "북한에는 아주 젊은 에너지가 있다. 세계를 더 많이 아는 세대가 존재한다. 이 세대는 보다 개방적이고 개방을 바라며 새롭고 젊은
지도자를 원한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경제적 자유가 있다." 네덜란드 정부도 때를 기다리며 차근차근 준비해오다가 지금이 때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정부 발표가 나오고 여론을 조금 살펴봤는데, 아직까진 부정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얼마전 <강남 스타일>이 네덜란드의 한 음반순위에서 1위했을 때, 언론에서 그야말로 뉴스 거리로 다루었는데, 그 가운데 북한 강남스타일 이야기도 있었다. <강남 스타일>이 남북한을 하나로 만들 수 있기를, 하며 뜬금없이 끝맺는 기사였는데, 외국 언론에서 '한반도 통일'이라는 말을 접할 때면 기분이 참 그렇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11-16 12:58:04 정치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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