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언적인 명제는 결국 눈앞의 개인적인 작은 가언명제들 앞에 굴복하게 되어있다.
‘착하게 살아라’, ‘남을 생각하며 살아라’, ‘거짓말 하지 말라’,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 등의 정언명법 적인 커다란 명제들은, 결국 눈앞의 이익에 굴복하게 된다. 우리는 이와 같은 말을 어렸을 때부터 강제적으로 인위적인 의무 교육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보통의 일반적인 인간이란 자본주의의 시스템 속에서 나의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조건이 보인다면 바로 눈앞의 조건에 굴복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간은 법을 어기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법만 지킨다면 자신의 마음 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는 귀를 별로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야 내 이익이 최대한으로 늘어나기 때문이고, 그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가끔 도가 지나친 새끼들이 법을 홍어좃으로 보고 지멋대로 법을 부수면서 사는 경우도 있지만.
외노자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TV나 책에서 사해를 이르러 모두를 동포라 했으니, 인종, 민족을 구별치 말고 모두를 하나의 인간으로 대하라고 한다. 인간은 자신이 잘 모르는 아기가 냇가나 우물에 빠지려는 위기에 처한다면, 아무 이유 없이 구해줘야 한다는 그런 성선설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류의 미래는 결국 낙관적이고 다 같이 잘 살 수 있을 것이고, 마지막에는 장밋빛 미래가 도래할 거라는 불확실한 믿음을 근거삼으며 편하게 세상을 재단하고 싶어 하려 한다.
대한민국의 국민들 대부분은 외노자와 큰 상관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아까 위에서 눈앞의 이익에 있어서는 언제든지 정언적인 명제를 버리는 것이 인간이라면, 반대로 생각해 자신과 멀리 떨어진 커다란 정의를 지니고 있는 명제, 즉 나와 크게 상관없는 명제들에 한해서는 가능한 한 지키려고 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즉, 내가 어떤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인간은 교과서적인 삶이 옳다고 여기면서 피해자들을 동정하지만, 따지고 보면 결국에는 냉소적인 연민을 보내는 것에 만족하며 살게 된다. 당장에 행동하기는 불편하고 귀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경제 시스템 속에서 빈부의 격차가 늘어나고, 기업과 자본의 당연한 본능적인 이익추구를 위한 유연한 고용정책에 의해 노동자들을 비롯해 우리 일반인의 밥그릇이 빼앗길 위험에 처해있다면? 과연 우리는 이런 위선적인 외노자들에 대한 동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노동자들의 적은 자본가라는 등식은 이제 케케묵은 낡은 발상이다. 지금의 시대에 노동자의 적은 또 다른 새롭게 유입된 노동자들이다. 내가 받고 싶어하는 임금보다 훨씬 더 적은 임금에도 만족하며, 그럼에도 이제 ‘교양 있는’ 한국인들은 꺼리게 된 그런 3D업종을 종사하는 외노자 정도까지라면, 그정도는 그 쪽 상황과는 동떨어진 나머지 국민들이 이해할 만한 정도라 볼 수 있다. 그저 뉴스나 신문만 보면서, 뭔가 대책이 있긴 있어야 해라고 중얼대긴 할테지만.
하지만, 정규 교육을 마친 제법 공부를 한 사람들의 일자리들을 그저 값싼 임금에 만족하며 빼앗아가는 다른 외노자들이 등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무직까지는 아니더라도, 3D 업종이 아닌 일반적인 일자리를 박탈당하는 경우 우리는 누구를 원망하게 될까? 자본가들일까? 아니다. 인간은 이미 강대한 적에는 복종하게 되는 비굴한 습관을 태생적으로 지닐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본가와 위정자들은 절묘하게 결합하여 교묘하게 노동자와 국민을 조종하는데 굉장히 익숙하고 능수능란하다.
그럼 일자리를 잃은 배고픈 노동자들은 누구에게 분노해야 하는가? 결국에는 남은 만만한 외노자들에 대한 적의를 키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내 눈앞의 밥그릇을 빼앗기고, 배때지가 고파진다면 우리는 커다란 정언적 명제들을 여전히 고상한 품위를 지키며 따르려할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배가 불러야 품위도 지킬 수 있지. 그 반대의 경우는 성립하지 않는다.
경제가 빈곤해지면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파시스트 적인 극우세력이고 우리는 그 세력의 등장을 막을 수가 없다. 파시즘, 나치즘이 과거의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면, 현재 러시아, 독일, 심지어 북유럽 일부에 등장한 현재 극우 세력의 경우는 여전히 강건너 불구경과 같은 이야기로 느껴지는가?
아니다. 지금과 같은 온정주의의 외노자 정책을 한국이 유지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강력한 극우세력이 등장할 지도 모른다. 지금 한국에 존재하는 새누리당 따위의 기형적인 극우 세력이 아니라, 진정한 극우세력. 인종적 타자를 양산하여 그들을 적으로 규정해 우리의 세력을 공고히 구축하고, 우리 한국인의 밥그릇을 지키자고 선동하며, 인종 박해 및 궁극적으로 인종 청소를 정의라 여기는 그런 악마적 극우세력 말이다.
외노자도 인간이다. 그렇지만 국내의 노동자들도 인간이다. 인간에다가 가치를 매기는 그런 계산은 나는 잘 모른다. 나는 지금 소규모 중소 산업들의 현실을 무시하며 지금 당장 외노자들을 추방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이라도 정치인들이 단계적으로 외노자를 줄여도 크게 지금의 경제에 해가 되지 않는 시스템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추구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의 틀을 뛰어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금의 시스템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 보수할 수 있는 그런 정책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할 시기라는 말이다. 그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정치인이 주장해야할 정책이라고 본다.
선하고 예쁜 말인 듯하게 다가오는 ‘다문화주의’라는 용어 하에 곱게 포장되어, 외노자를 늘리는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결국 우리가 맞이할 것은 비극적 파국뿐이다. 더 늦기 전에 외노자 축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 및 정부는 자신들의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그렇기에 우리는 기꺼이 정부에 국가에 대한 권력을 양도하였다. 정부는 외노자들 보다 국내인을 더 돌보는 정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을 악마로 양산하지 말아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
한가지만 첨언하자면....
우물에 빠진 아이를 측은히 여기는 마음과 사해동포주의는 전혀 관계없다고 맹자 본인이 묵자를 비판하면서 명확히 밝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