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후견주의
그리스 정치를
얘기할 때, 정치적 후견주의가 문제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프란시스 후쿠야마도 유로존 재정위기를 정치적 후견주의를 중심으로 보고 있네.
후견주의(clientelism)이란?
유권자와 정치인 사이에 ‘후견인(patrons)’과 ‘고객(clients)’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이론. 유권자의 지지를
대가로 뒤를 봐주는 것. 즉, 표 주면,
궁물 줄께, 하는 것. 포퓰리즘과는
좀 다른 개념이다.
그리스 정치도, 사회당(Pasok)이 집권하면서 포퓰리즘과 후견주의로 이 모양이 되었는데, 특히 정치적 후견주의때문에, 유권자들에게 표의 댓가로 궁물을 주려다보니 너도나도 공공부문을 키워왔다는
것...
후쿠야마의
견해에 따르면, 유럽은 ‘두 개의 유럽’으로 나뉜다고 한다.
전에는 PIGS(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라고 불리웠으나 이제는 북유럽과
남유럽으로 나뉘는 양상.
PIGS에 들어가지 않았던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부채문제, 은행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개의 유럽이란, "열심히 일하고, 개신교 사회인, 독일,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의 북쪽과, 좀 게으르고, 가톨릭인 남쪽 유럽." 후쿠야마는
이를 단순히 문화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후견주의냐 아니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후견주의와 부패는 다른 개념이다.
후견주의는 정치인이 권력을 잡은 뒤에 유권자에게 대가를 돌려주는 것이고, 부패는
뇌물을 받는 등 사전에 일어나는 측면이 있다. 정치인이 자기 지지층, 즉 고객에게 대가를 돌려주기 위해,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만들고, 불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이익을 얻게 해준다.
특정 부문의 공사를 벌인다거나...뇌물이 오가지 않고도 후견주의는 성사된다.
어떤 나라는 이 후견주의적 정치에 크게 지배되지 않고, 어떤
나라는 형식적 민주주의를 갖추고 있음에도 후견주의적 정치풍토를 지니고 있다. 왜 그런가.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막스 베버적 관료제와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시기와 관계있다고 예를 드는데, 한번 읽어볼만 한 기사.
※ 참조 : 후쿠야마의 기사 <두 개의 유럽(The Two Europes)>
후견주의와 생산성
다음은 후견주의와 생산성에 관한 기사를 하나 옮겨봤다. 네덜란드 일간지 폴크스크란트(de Volkskrant)의 기사인데, 후쿠야마가 말한 그 후견주의 문제와 일맥상통하는 글이다. (이 일간지는 기사별로 온라인 유료제여서, 인터넷판에서 기사 링크도 안된다능.)
Clienteliesme is op allerlei manieren schadelijk voor de productiviteit.(2012.6.16.de Volkskrant)
후견주의는 여러 측면에서 생산성에 해롭다. '두 개의 유럽'이 있다고 정치철학자 후쿠야마는 최근에 쓴 바 있다. 후견주의적 남쪽과 비후견주의적 북쪽.
후견주의가 가장 강력한 곳은 그리스다. 이탈리아가 그 뒤를 잇는데,
특히 남이탈리아가 심하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후견주의가 다소 덜해 보이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로화의 생존은 재정기준에만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통화 통합은 국가간 생산력 차이가 너무 크면 유지되기 어렵다. 후견주의는 여러모로
생산성에 해악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에는 공공부문이 너무 큰데, 유권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어야하기 때문에 그렇다.
게다가 지나친 관료주의는 기업환경에 불리하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특정 직업군 - 이탈리아의 약사와 그리스의 화물차량 기사 같은-에 진입을 규제하여 경쟁이 저해된다.
후견주의적 국가는 또한 세금문제에 눈을 감는 경향이 있다.
이는 또한 북유럽 시민들이 남유럽을 재정적으로 돕는 것을 저해한다.
후견주의가 얼마나 끈질긴 것인지, 근래 이탈리아
역사는 보여준다. 제 2차 세계대전 뒤 남이탈리아에서 표와 대규모 잇권을
맞바꿨던 기독민주당이 (이탈리아를) 장악했다. 기민당은 부패 및 마피아와 연계를 둘러싼 일련의 스캔들이 터지자 1992년 자멸했다. (당명을 이탈리아 인민당으로 되돌리는 등 분투했으나 총선에서 실권하고 소수당으로
전락함)
베르루스코니는 옛날의 ‘인맥 정치’(족벌정치, 우리가 남이가 정치, 네덜란드 말로는 '친구정치'라고 함)와 결별하고, 성실한 기업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앵글로색슨 모델로
새 출발을 약속했다. 결국 그는 나라를 자신과 자기 친구들을 위해 사용했다. 새 정치는 옛 정치가 되었으나, 궁물(이익의 내용)은 달라졌다.
"후견주의는 남이탈리아가 가장 강력한데, 거기에서는
시민이 더 해 볼 수 있는 게 없다." 라고 이탈리아 전문가이자 네이메이헌의 대학교수인 페르베이크는 말한다.
"칼라브리아(장화 앞굽) 같은 지역에서는 가지와 올리브 농사를 짓는데, 그것말고는 다른 활동이
없다. 그런 지역에서는 굉장히 위계적인 구조가 흔하다. 대규모 농지소유자가
다 결정하는 곳이다. 일반시민은 사회적 이동의 기회가 희박하다. 뭘 좀 해보려면 지역 토호에게 굽혀야 한다."라고 그는 말한다.
"유럽북쪽에는
예전부터 대도시가 많고, 개방적 경제와 보다 기회를 가진 중산층이 있었다." 가톨릭도 하나의 요소로 자주 거론된다. 사회질서에
대한 가톨릭의 시각은 북쪽의 개신교보다 위계적이다.
변화에 대한 열망은 그리스보다 이탈리아가 커보인다. 몬티 총리는 폭 넓은 권한을 위임받았는데, 이는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그리스 같은 상황’을 두려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베페 그릴로의 코미디를 둘러싼 움직임이 있다.
그릴로는 일부 도시들에서 시장과 지방정부 정치인들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궁금하다.”는 페르베이크의 말.
“후견주의를 깨뜨리려면, 사회적 이동성(계층간
이동)을 더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위계적 관계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물론 경제 위기의 시기에 어렵겠지만...”
※ 앵글로색슨 모델이란?
유럽연합은 다양한 사회경제모델을 가진 나라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하고 연구보고서를 내놓는데, 2005년 벨기에 경제학자 앙드레 사피르(Andre Sapir)가 EU 재무장관이사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서, 효율과 평등 실현 정도를 기준으로 유럽 15개국을 4개 모델로 분류했다. 성장과 분배 측면의 경제사회 유형을 볼 수 있다.
1) 노르딕 모델 : 효율과 평등 모두 달성(스칸디나비아,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실업급여를 포함한 사회보장, 보편복지 vs 노조 강력, 노사정 합의, 고용 유연, 정부가 임금 통제 2) 앵글로색슨 모델 : 효율 > 평등(영국,아일랜드, 포르투갈)
사회보장 vs 노조 약함, 임금불평등.
저소득층 부조에 촛점.
3) 대륙형 모델 : 효율 ≥ 제한적 평등(독일,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실업급여, 고용 보호, 노령연금 중심 vs 시장 역할 제한적.
라인란트 모델. 전통적 서유럽형.
4) 지중해 모델 : 효율 < 평등(이탈리아,스페인,그리스)
정규직 노동자 고용보호와 노후보장, 노령연금 비중 높음, 제한적 실업급여 ※ 베페 그릴로(Beppe Grillo) : 이탈리아 정치 풍자 코미디언.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만담과 정치풍자 공연을 하는데, 수만 명이 모인다고.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6-17 19:24:50 정치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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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