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백두산 호랑이와 반달곰
백두산 호랑이는 서부 시베리아, 백두산,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 극소수 존재하는 호랑이로서, 예전에는 주민들에 의해 가끔 목격되기도 하였지만 요즘은 거의 출몰하지 않고 있다.
<호랑이 나올 듯한 깊은 원시림, 어두워지면 정말 무서움>
<백두산 원시림 >
그러나, 몇 년 전에 중국 동북지역 한마을에 호랑이가 출몰한 적이 있다. 40대의 마을 사람이 산에 나무를 하러갔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이 사람은 같이 나무를 하러간 마을 사람들에게 구조됐지만 중상을 입었다.
< 백두산 호랑이의 죽음, 연합뉴스 2004.9 >
마을사람들은 숲으로 사라진 호랑이를 잡기 위해 동물전문가와 함께 호랑이를 찾아 나섰는데, 며칠되지 않아 사건 현장에서 1km 쯤 떨어진 산 계곡 바위 절벽 아래에서 눈을 뜬 채 옆으로 누워 죽어있는 호랑이를 발견했다.
죽은 호랑이의 목에는 철사 줄이 깊이 파고들어 있었고 목에서 흘러나온 피는 앞가슴을 벌겋게 물들인 채 얼어붙어 있었다. 비록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지만 백두산호랑이가 야생에서 발견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요즘도 시베리아와 중국북쪽 광활한 산림 속에서 백두산호랑이를 목격하였다는 기사가 나는 것을 보면 한반도에서는 사라진 백두산 호랑이가 중국에서는 아직도 현실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호랑이 간판, T T>
안타깝게도 백두산 호랑이가 우리에게는 이제 전설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우리 민족에게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백두산 호랑이에 대한 전설은 수없이 많다.
>> 옛날 백두산 기슭 한 마을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효자가 있었다. 이들은 힘들게 일해도 살림살이는 해마다 못해갔다. 그러던 중 어머니마저 불치의 병에 걸려 눕게 되었다.
아들은 걱정 끝에 마을 노인을 찾아가서 무슨 방법이 없는 가고 물었다. 노인은“백두산 높은 봉에 눈처럼 희고 얼음처럼 찬 약이 있는데 이 약은 전하는 말에 의하면 효자의 눈에만 보인다던데 네가 진짜 효자라면 너는 얻어올 것이다.”라고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어머니를 이웃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백두산을 올랐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백두산 기슭에서 호랑이와 곰이 앞길을 차례로 막아섰다. 효자는 어머니의 약을 구하러 가는 길이니 제발 비켜달라고 사정을 했다. 그랬더니 호랑이와 곰은 숲속으로 슬그머니 사라졌다. 효자는 길을 서둘러 마침내 백두산 정상에 이르렀다.
< 인터넷 검색 그림 (출처 미상, 나중에..) >
그러나, .
마을 노인이 말한 명약은 찾을 수 없었다. 효자는 낙심하고 있는데 호랑이가 높이 솟아 있는 고상한 바위 위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효자는 호랑이가 서 있던 밑에 유난히 반짝이는 것을 보고 그 곳으로 다가갔다. 눈처럼 희고 얼음처럼 맑고 찬 것인데 약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노인이 말한 명약이었다
마을에 돌아온 효자는 급히 다려서 어머니에게 드시게 하였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어머니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 이 소문이 사방에 퍼지자 같은 마을에 살던 욕심 많은 부자가 건장한 청년 일곱 명을 뽑아 백두산에 가서 그 약을 캐오라 했다.
한 달이 지나서 일곱 명 가운데 세 사람이 겨우 살아 돌아와 경과를 이야기했다. 가다가 호랑이를 만나 싸우다 둘이 죽고 이어서 곰을 만나 또 둘이 죽어남은 세 사람이 산봉우리에 올랐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옆에서 뺨을 때려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보이지 않아서 찾지 못하고 내려왔다고 했다. 부자는 다시 장정들을 보내었으나 여전히 호랑이와 곰 그리고 구름의 방해 때문에 그 명약을 찾지는 못하였다고 하는 백두산 호랑이에 대한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 백두산 반달곰 >
 
2006년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2호가 찍은 천지의 형태가 곰이 동굴속에 갖혀 있다 뛰쳐나오면서 만들어진 상체 형상과 비슷해서 놀란 적이 있다. 아래 위성사진의 천지(검은색) 북쪽에 곰의 귀가 2개 있고, 동쪽에는 주둥이를 내밀고 웅크린 형세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곰의 상체 모습을 닮았지 않은가?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가 백두산의 천지 곰 형상과 한반도의 호랑이 모습으로 흥미롭게 연결될 수 있겠다. 형상이 기이하게 흡사해서 위안을 삼을만 하다.
6. 너무나 드넓은 백두산
백두산은 그 형상을 남산북야(南山北野)라 한다. 말 그대로 백두산 남쪽의 북한 땅은 백두대간의 시작지점으로 수많은 산들이 남을 향하여 백두대간을 이루는 반면 북쪽으로는 드넓은 만주 평야로 열려있기 때문이다.
< 백두산과 만주평야, 구글어스 >
백두산 자체의 면적만으로도 전라북도보다 큰 면적인데, 북쪽으로 펼쳐져 있는 만주평야는 한반도의 7배가 넘는 면적으로 백두산 정상에서 보면 그 경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너무 광활하다. 만주 평야, 이 땅을 중국에 빼앗긴 것이 정말로 아쉬운 마음이 들 정도 이었다.
그곳은 옛날에는 우리의 조상 고구려인이 뛰놀던 우리의 땅이었지 않은가, 국력이 약해서 고려시대 이후 빼앗긴 우리 민족의 옛 땅이었다. 그러하기에 백두산에 오른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고 만주 평야를 보면서 아쉬웠던 것이다.
만주벌판을 잃으면서 대륙적인 광활하고도 웅대한 경관이 전개되는 산하를 갖지 못한 반도 국가의 국민으로서 약소국으로 태어난 국민으로 전락하였음을 백두산에 오르니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천지를 보고 기도하는 사람, 만주평야를 향해 호령하는 사람, 자랑스러워 함박웃음 짓는 사람 모두 백두산에 오른 것을 즐기고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이 백두산을 고향처럼 여기고 신성시 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 민족이 백두산을 신화적 배경으로 삼고 후대로 내려오면서 정서를 표출하는 배경으로 삼은 것은 뿌리의 상징이며 우리 민족의 기상이 비추어진 산이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는 대륙을 잃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신세계는 그나마 남아 있기 때문은 않을까 싶다.
고구려의 광개토대왕릉이나 장수 왕릉이 모두 남쪽 방향이 아닌 백두산을 향해 무덤을 설치를 했다고 한다. 이는 고구려인들이 그 기상을 백두산에서부터 발현했음을 알 수 있다. 종교적 신념에서든 다른 신념에서든 고구려인들은 백두산에서 정기를 받고 기상을 펼쳤다는 걸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매년 10만여 명의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통해 백두산을 오른다고 하는데, 백두산까지 가는 길은 연변에서 버스로 5~6시간 거리로 상당히 멀고 불편하다. 남북 직항로를 통해 백두산 자락 밑의 군공항인 삼지연공항까지 비행기로 갈 수 있다면 무척 편하게 갈 수 있을 것이다.
백두산을 중국 땅이 아닌 가까운 땅을 통해서 손쉽게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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