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첫 번째 경기가 한국시간 오늘 새벽 1시에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다. 경기 결과 축구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최강희 감독의 태극 전사는 원정의 여러가지 불리함을 극복하고 4대1의 대승을 거두었다. 사실 최강희 호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에닝요, 박주영 선수 등, 선수 구성부터 삐걱 거리면서 위태로움을 보여주었고 급기야 공중파 3사의 중계권 계약 실패로 사상 초유의 월드컵 최종예선 생중계 불방이 예상된 경기였다. 그러나 마지막 극적으로 종편 JTBC가 중계권 계약에 성공함으로써 안방에서 위성 생중계로 볼 수 있었던 경기다.
이런 우여골절 끝에 치루어진 첫 경기 첫 번째 단추는 아주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이번 적지에서 거둔 4대1의 대승은 앞으로 있을 나머지 7경기에 서광을 빛추는 값진 승리였다. 그럼 그 승리의 과정을 되셔겨 볼까 한다.
1.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 => 김신욱 카드 지난 단도대 매치였던 쿠웨이트전과 마찬가지로 최강희 감독은 후반전 승부수를 던졌다. 그 이유에서 인지 전반전의 경기내용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웠던게 사실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면 한국 선수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었다. 카타르 역시 첫 경기에 대한 과도한 부담 때문인지 우리 보다 더 긴장된 모습으로 공 수에 걸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첫 골은 카타르에서 먼저 나온다. 전반 22분 카타르의 20번 유세프 아메드 선수에게 오른쪽 사이드가 돌파되면서 선제골을 허용하지만, 4분뒤 곧바로 김보경 선수의 감각적인 칩샷 패스에 이은 이근호 선수이 헤딩 골로 따라간다.
여기가 첫 번째 승부처 였다. 동점골을 비교적이른 시간에 확보한 한국은 점차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지만, 최전방에 위치한 이동국 선수는 카타르의 밀집 수비에 막혀서 이렇다할 슛 조차 날리지 못한 가운데 전반전을 끝내야 했다. 이러한 이동국 선수의 고립은 카타르의 수비가 강했다기 보다는 구자철, 이근호, 김보경 선수는 물론 후방의 기성용, 김두현 선수의 지원이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 특히 구자철 선수는 지난 스페인전과 달리 몸 컨디션이 많이 저하된 상태였다.
후반전 최강희 감독은 비교적 이른 시간인 9분만에 구자철 선수대신 김신욱 선수를 투입하고 대신 이동국 선수가 구자철 선수의 역할을 맡게 했는데, 이 카드가 적중했다. 지난 쿠웨이트 전과 마찬가지로 김신욱 선수 투입과 동시에 코너킥 상황에서 곽태휘 선수의 골로 경기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기 시작한다. 한 골 앞서나간 한국은 후반 20분 이동국의 기가막힌 패스를 김신욱 선수가 논스톱으로 상대 골망에 때려 넣는다. 이 골로 선수들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확보하고 안정된 경기 운영을 하게 된다.
2. 꼼수 부리다 망한 카타르 => 체력에 우위가 승부를 갈랐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카타르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는데, 이는 에어컨 시설이 가능한 경기장임에도 불구하고 홈팀 텃세로 에어컨을 틀지 않았는데 결국 그 부메랑은 카타르 선수들에게 돌아갔다. 전반전부터 체력을 비축한 한국은 후반 내내 카타르에 비해 체력적 우위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후반 30분 이동국 선수를 빼고 패기 넘치는 신예 남태희 선수를 투입해서 공격에 더욱 불을 붙여 나갔고 결국 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근호 선수가 추가골을 넣는다. 이로서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를 확정 지었다.
3. 위험했던 교체 카드 지동원 최강희 감독은 마지막까지 공격적인 운영으로 후반 35분 수미 김두현을 빼고 지동원 선수를 투입하는데, 이후 공수에서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카타르에 두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었지만, 정성용 선수의 선방과 골대 행운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두 골 다 내주었더라도 이길수 있는 경기 였지만, 최강희 감독의 공격적인 교체 카드는 위험했다고 본다. 김두현을 빼고 김정우를 넣는것이 정상적인 교체인데 말이다. 아마도 김정우 대신 지동원 선수를 투입한 것은 크게 앞선 상황에서 지동원 선수의 실전 경험을 배려한 동시에 레바논전에 써먹을 김정우를 아낀것으로 보인다.
4. 수훈 선수들 => 이근호, 김신욱, 곽태휘, 김보경 카타르전에서 골 넣은 선수들은 공교롭게도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16강전에서 일본의 가시와 레이솔에 승리를 거두고 최강희 호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울산 선수들이다. 이들 이근호, 김신욱, 곽태휘 선수는 29일 울산에서 치루어진 홈 경기를 기분좋게 승리하고 최강희 호에 합류해서 가장 좋은 활략을 보여주었다. 역시 축구 선수들은 경기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리그를 마치고 몇 주간 휴식기를 가진 구자철 선수와 부상으로 한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 기성용, 영국리그에서 후보로 출전 횟수가 적은 지동원등 해외파 선수에 비해서 이들 세명의 활약은 돋보였다. 결국 이들 세 선수의 머리와 발끝에서 승부를 결정 지었다.
여기에 덧붙여서 박지성 선수가 직접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김보경 선수 또한 최근 J리그 득점 2위의 경기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동안 그는 자신이 가진 재능에 비해서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늘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카타르 전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첫 번째 골 어시스트 장면은 압권이었다. 리플레이를 자세히 보면 카타르 도하 경기장 잔디 특성으로 볼이 빠르게 구르지 않아서 몸보다 뒤에 있는 볼을 안정된 바디 발란스로 가볍게 툭 차 올리는 장면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든다.
5. 마무리 어려운 중동 원정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100%로 달성한 최강희 호는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레바논을 상대로 홈 경기를 가진다. 비록 지난해 조광래 감독의 경질을 있게끔 한 레바논이지만, 그때의 팀과 지금의 팀은 확연히 다르고 최강희 감독의 실리 축구가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에 무난히 승리 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다만 어떻게 이기느냐가 문제 일 뿐이라고 본다. 이 경기 또한 종편 JTBC가 직접 생중계 한다고 한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7-02 15:33:30 스포츠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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