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남은 프랑스 대통령 선거. 판도가 조금 바뀌었다.
<1차 투표 >
올랑드 30.5%
사르코지27.5%,
르펭 14.5%(극우)
바이루 12.5%(중도),
멜렁숑 11% (극좌)
<결선 투표>
올랑드 55%, 사르코지 45%
▶ 4월 1일 여론조사
<1차 투표>
올랑드 28.5%
사르코지 27.5%
멜렁숑 15%
르펭 13.5%
바이루 12%
<결선 투표>
올랑드 54%, 사르코지 46%
올랑드는 지지율이 약간 감소. 사르코지는 큰 변동 없다.
사르코지는 이민자 문제를 쟁점화시키며 극우층까지 포함한 보수층 결집에 주력하던 참이었는데, 프랑스 뚤루즈에서 이슬람주의자에 의한 총격 사건이 났다. 군인 3명, 유대인 4명이 사망했다. '총풍'이 저절로 분 셈이어서, 대선 판도에 영향을 주리라는 예측도 있었으나 영향은 그닥없는 걸로 나왔다.
반면, 3위 자리에 변화가 있다. 극우 성향의 르펭 자리가 극좌의 멜렁숑으로 바뀌었다. 극우표와 함께 올랑드의 표도 옮겨갔음을 알 수 있다.
극우의 르펭이 열성지지자들도 많고 인기있는 편인데, 그 표를 가져가서, 전체적으로는 좌파진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
◆ 멜랑숑 부상
멜랑숑은 공산당을 포함한 좌파전선의 후보로 반자본주의 노선을 견지한다.
교사 출신으로 상원의원, 교육장관을 역임.
선명한 공약을 내세우며 꾸준히 지지율 상승 중.
지난 18일에 멜랑숑은 프랑스 혁명 발원지인 바스티유 광장에서 지지집회를 했는데, 주최측 추산 12만 여명이 모였다. 이날 멜랑숑의 연설에는 '바스티유의 정신', '시민혁명(civic resurrection)'이라는 말이 나왔고, 군중들은 인터내셔널 가와 라 마르세예즈를 불렀다고 한다.
현실성 없다는 비판 속에서도, 월 최저임금 1700유로(약 250만원), 연소득 36만 유로(5억3200만원)이상은 100% 과세 등의 획기적 공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 이런 분위기
◆ 독일 메르켈 총리의 태도 변화
3월 30일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에 따르면, 독일 총리실이 프랑스 사회당측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고 한다. 그동안 메르켈은 올랑드 후보를 피하면서, 사르코지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유럽 신재정협약을 주도적으로 이끈 파트너였던 메르코지 커플은, 우리에게 이별이 있을쏘냐며 끈끈함을 과시해왔지만, 대세는 어쩔 수 없는 것. 올랑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대비하는 모양이다. 미우나 고우나 베를린과 파리는 자주 보고 함께 가야 할 사이이니.
올랑드 후보는 당선되면 유럽 신재정협약을 재협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 사르코지의 반이슬람 · 극우적 전략
- 할랄 논쟁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한 육류를 ‘할랄’이라고 하는데, 올랑드 후보가 프랑스 학교 식당에서 다양한 메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사르코지는 ‘프랑스 국민은 자기가 먹는 음식이 할랄인지 아닌지 알 권리가 있으며, 프랑스 음식 문화는 프랑스 전통을 따라야 한다’며 할랄 식품 표기를 주장. 반이슬람 논쟁 점화.
- 급진적 이맘 입국금지
사르코지는, 다음달에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프랑스 이슬람 조직 연합(UOIF) 회의에 초청된 이슬람 성직자 ‘이맘’ 가운데 급진적 성향의 이맘은 입국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툴루즈 총격 사건이 난 뒤 반이슬람 공세를 강화하는 것. 사르코지가 언급한 ‘특정 이맘’은 아랍 세계에서는 저명한 이집트 성직자로, 이집트 이슬람 형제회와 가까우며, 이미 프랑스를 여러 번 방문한적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 쉥겐 조약 참여 중지
유럽연합에서 탈퇴할 것도 아니면서… 빈말인지 참말인지...
- 재외국민에게 세금 부과
올랑드의 최고소득세율 75% 부과 공약이 부자들의 국외이주를 부추긴다 비판하면서, 정작 자기는, 이 부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서 다시 불러들이겠다는것. 유럽연합 규정에 맞지 않아서 역시 사기 공약이라는 비판이 있다.
◆ 프랑스 대선으로 불붙은 유럽의 좌·우파 경쟁
독일 메르켈 뿐만 아니라 유럽 우파들은 사르코지 재선을 바란다. 유럽 신재정협약 문제로 껄끄러웠던 영국 캐머런 총리도 사르코지 재선을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좌파는 좌파대로 올랑드를 지지한다. 올랑드 후보는 지난 달 런던에 가서 재외 프랑스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했는데, 캐머런 총리에게는 아예 만남 요청도 하지 않았으며, 노동당 대표와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독일 사민당도 올랑드 지지를 밝힌 바 있다.
◆ 결국은 재정 문제
이민자, 과격 이맘, 할랄 고기 문제를 아무리 쟁점화시켜도, 결국은 재정 문제다. 본질적 문제인 ‘국가부채 줄이기’ 를 다른 주제로 혼동스럽게 하는 것일 뿐.
연금 수령 나이, 구매력, 10%에 이르는 실업률, 교육문제, 빈민층 주거지 문제는 핵심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프랑스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의 80%에 이른다. 그렇다고 프랑스가 북유럽 같은 복지천국도 아니다.
사르코지나 올랑드 모두, 지출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는 말이 없고, 어떻게 세금을 더 걷을 것인가를 말한다. 긴축재정, 공무원 감축 같은 얘기는 일단 선거에서는 묻어둬야 하므로, 우파는 반이민자 문제를, 좌파는 부자증세와 복지정책을 내세우는 선거판이 되어가는 듯.
프랑스 대선은 대대로 중도우파와 좌파 사이의 힘겨루기였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좌우 사이의 균형이 크게 깨지지 않는 정치를 해왔는데, (사르코지 이전까지는!) 재선을 위해 반이슬람, 인종주의를 부추기며 극우로 달려가는 사르코지의 꼴이 참 볼썽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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