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9일 이정희 대표의 진보대통합 행보에 대해 “시기상 매우 부적절하고, 진보신당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가 지난 1일 진보대통합 합의 후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논의에 무게를 싣는 것을 비판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당 ‘진보정치 대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 의원은 이날 통추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라는 옛말이 있는데, 이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면 오해를 부추기고 있는 행보가 아닌가 생각돼 참으로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 대표의 지난 7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연석회의에 참여했던 단체들, 특히 진보신당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으며 시기도 적절하지 않았다”며 “진보대통합 합의문을 흔들고 있는 것이며 매우 부적절하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는 묻지 않겠다”며 참여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강 의원은 또 이 대표와 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오는 21일 함께 출판기념회를 열고, 책을 출간키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참여당 문제를 지금 거론하는 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분이 이 대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당내 논의를 거쳐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대책을 세울 것”이라며 “참여당의 참여 문제는 진보신당 등 진보진영의 참여 문제처럼 사활적인 게 아니다. 선택의 문제일 뿐, 필수 불가결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이 이 대표의 행보를 정면으로 문제 삼자 당내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간의 다툼은 격화되는 분위기다. 당초 이날 회의도 통합 합의문대로 합당을 위한 수임기구를 어떻게 구성할지 논의키로 했었지만, 이 대표의 언행 문제와 통추위 권한 문제를 놓고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간 치열한 난상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보신당도 11일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합의문을 당대회에 상정할지를 두고 통합에 반대하는 전국위원들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진보신당 모두 내홍이 커지면서 실질적인 합당 논의가 시작될 때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