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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와이프와 결혼하면서 무한도전을 보기 시작했다. 와이프가 항상 챙겨 보는 프로그램이라 같이 보기 시작했다. 특별히 티비를 보지는 않았지만 무한도전은 우리가 같이 모여서 보는 방송이었다. 주중의 어느 하루 재방송으로 무한도전을 보면서 딸아이는 그렇게 초등학생이 되어갔다. 딸내미는 한 번씩 전화해서 아빠 오늘 무한도전 보자고 하곤 했다. 무한도전을 본다는 것은 무언가 야식을 시키고 그것을 먹으면서 소위 말하는 우리 집의 회식 시간이었다. 무한도전이 끝이 나고 더는 우리가 같이 모여서 티비를 볼 일이 없어졌다. 그러던 중 '놀면 뭐 하니'가 시작했다. 김태호 피디와 유재석의 콜라보. 이건 우리에게 무한도전의 재림이었다. 우리의 행복한 회식은 그렇게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유퀴즈에 윤석열이 등장했다. 문재인도, 이재명도, 김부겸도 정치인의 출연은 유재석이 불편해서 거절했다던 유재석의 유퀴즈에 윤석열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경악했다. 유재석을 비난했다. 유재석은 대꾸가 없었다. 내가 결정했다거나 제작진의 강력한 의도라거나 하는 어떤 해명도 없었다. 그의 소속사 안테나에서 입장이 나왔다. '아티스트에 대한 악플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건 명백히 안테나의 실수다. 유재석은 지금 소속사를 잘못 결정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유재석의 무한도전은 아무리 인기가 있고, 화제가 되어도 항상 겸손했다. 물론 김태호 피디의 깜냥이었다. 대신 그 열매는 유재석이 먹었다. 무한도전의 가장 강력한 힘은 김태호 피디의 겸손함이었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항상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뭘 이런 걸로 비난하나 싶을 때도 무한도전은 겸손했다. 지금의 유재석은 변했다. 유퀴즈 논란의 대꾸는 간단했다. '고발'이었다. 이제 유재석이 나오면 그의 웃음이 어색하다. 와이프도 더 이상 유재석이 보기 싫다고 한다. 유재석을 보면 윤석열의 쩍벌이 생각난다. 잔인한 봄. 윤석열은 나에게 최애하던 연예인마저 보내버렸다. 이런 닝기리...아직 정권이 시작도 되기 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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