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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질문으로 시작해 보자.
밥솥: 양푼 니는 송전탑 근처에 살끼가? 양푼: 미칬나? 찝찝해서 안 산다.
찝찝할 때 찝찝하더라도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서 찝찝해야 겄지. 밥솥이 인용한 몇몇 글들은 틀린 부분이 많다.
먼저 전자기파가 믈까?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에너지를 주거나 받거니 함서 공간을 따라 펴져나가는 긴데, 빛도 전자기파다. 벙 찌지? 엑스레이도 전자기파여... 주파수(일초당 진동수)만 다른거여. 소리로 치면 저음과 고음 같은 거지. 그런데 같은 저음이라도 작은 소리와 큰 소리가 있듯이, 같은 주파수의 전자기파라도 세기가 강한 전자기파와 약한 전자기파가 있다.
기타 연주자가 '도' 음을 칠 때 살살치면 약한 소리가 나고 세게 치면 강한 소리가 난다. 마찬가지로 송전선이 전류를 많이 흘려보내면 센 전자기파가 발생하고 전류를 적게 흘려 보내면 약한 전자기파가 발생한다. 그리고 기타 소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작은 소리로 들리듯이, 전자기파 또한 멀리 떨어질수록 세기가 약해진다. 정리하면, 전자기파의 세기는 소스의 세기와 거리가 결정한다.
주파수가 같더라도 세기가 강하면 당연히 더 심한 영향을 준다. 그래서 주파수만 관계있다는 의견은 틀린 거다. 게다가 주파수가 높아지면 더 심한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틀렸다. 그렇게 치면 햇빛 맞으면 다 뒈져야 한다. 가시광선의 주파수가 어느 정도냐믄, 60 헤르츠를 백만배 한 거를 다시 천만배 해야 하거덩 (대략 600 테라헤르츠 정도 영역임. 이게 바로 태양빛의 주파수 영역이고 우리 눈이 요거를 감지하도록 진화한 것임.).
인체건 뭐건 간에 하여간 물리적 시스템인데, 이게 어느 주파수에 민감하게 반응할지는 그 물리시스템의 특성이 좌우한다. 인체는 진화의 산물이므로, 지구환경에 애초에 존재하는 주파수로부터는 유해성이 없도록 진화했다. 그래서 엄청난 고주파인 태양빛 맞고도 끄떡 없는 거이다. 그런데 송전선 60 헤르츠나 통신주파수 등은 인간이 맹글기 전에는 지구에 없던 주파수이다. 그러므로 인체가 이것들로부터 예기치 않았던 해를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나 세기가 강할수록 더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 이제 송전선의 전압, 전류, 전력에 대해서 간략히 디비 주겠다. 주파수는 발전소에서부터 집까지 60 헤르츠로 변함 없다. 송전선의 목적은 전압 전달도 아니고 전류 전달도 아니고 전력 전달이다. 전력은 전압 곱하기 전류다. 송전선이 고전압을 사용하는 이유는, 같은 전력을 전달하는 데에 저전류가 흐르므로, 이 때 전송선 저항으로 인한 열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자기파의 세기는 전류에 비례한다. 그래서 같은 전력을 전송하는 전송선이라면 765kV 보다 345kV에서 오히려 더 강한 전자기파가 나올 수 있다. 심지어 220 볼트 가정용 전기라도 이걸로 심야전기 보일러 등을 돌릴 때에는 흐르는 전류량이 많아서 강한 전자기파가 나온다. 심야전기 보일러 설치할 때 무지 굵은 전선을 사용하는 거 봤을 것이다. 심야전기 전선이 잠자리 옆을 지나간다면 아조 찝찝하다.
그런데, 통상 고전압 송전선일수록 더 센 전자기파가 나온다고 믿는 것도 그리 틀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발전소에서 막 빠져나오는 송전선일수록 고전압을 사용하는데, 이 전선에는 이후 모든 가정 및 공장에서 흐르는 전류가 몽땅 다 흐르기 때문에 전류량도 무쟈게 많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송전선과의 거리에 대해서 디비 주마. 송전선은 점 소스가 아니라 선 소스이다. 점 소스라면 전자기파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그런데 송전선은 선 소스라서 거리에 그냥 반비례한다. 더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송전선에서 100 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받는 전자기파의 세기를 1이라고 하자. 200 미터 떨어지면 세기가 1/2로 되고, 300 미터 떨어지면 1/3가 되고, 1000 미터 떨어지면 1/10로 된다. 반대로 가까이 가서 10 미터 되면 10의 세기를 받는다. 송전선 바로 옆 1미터에 대구리를 가져가면 100 미터 거리에 있을 때 보다 백배 강한 전자기파에 노출된다. 그래서 나는 등산할 때 송전탑 만나면 아조 신속한 발걸음으로 벗어난다.
인체도 신경전달 및 생리대사에 전자기 현상을 사용하므로 외부 전자기파에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송전선이 60 헤르츠 저주파여서 영향 없다는 주장은 무식한 주장이다. 어떤 주파수에, 어떤 부위가, 어떤 영향을, 어느 정도로 받는지는 많이 연구해 봐야 한다.
내가 밀양 주민이라면, 최소 500 미터 이상 (바람직하기로는 1000 미터 이상) 우회해서 지나간다면 쫌 안심할 것 같다. 참고로 나는 이사할 때 송전선도 피하지만, 안테나 기지국 같은 것도 피한다. 송신 안테나는 송전선과는 달리 오직 전파 발송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기 땜에 훨 강한 전자기파가 나온다. 통신 주파수 대역에서.
쓰다 보니 이것도 한참 걸리네. 밥솥은 뽕이나 내 놔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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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