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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 <고사기>와 <일본서기>
일본의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대해 알아보자. 이 두 책은 천무(天武 텐무 : 672-686년)천황의 지시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천무천황이 셋째아들 도네리친왕(舍人親王)에게 지시를 내려 그가 진두지휘한 것으로 나온다. 고사기(古事記, 고지키)와 일본서기(日本書紀, 니혼쇼키)를 합쳐서 일반적으로 <기기(記紀)>라 부른다.
고사기(古事記) - 712년 완성 <고사기>는 681년에 시작하여 여성천황인 원명((元明 겐메이)천황 5년(712년)에 태조신 안마려(太朝臣安麻呂: 오호.노.아소미 야스마로)가 완성한다. 고사기 서문에는 ‘천무천황의 명령으로 고대로부터 암송되어 오던 것을 자신이 글로 옮겼다.’고 편찬자 태조신 안마려는 서술하고 있다. 신대기부터 33대 추고(推古 스이코)천황까지 기록하고 있으며 (히라가나가 아니라) 漢字를 사용한 漢文(한문) 형식이지만, 일본 고유명사처럼 한자로 옮기기 어려운 것은 이두처럼 하나의 글자(一字)에 하나의 음(一音)을 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런 표기방식은 고대 일본어의 소리(발음)를 유추해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오사카(대판, 大阪 おおさか)에서 [大]를 지금은 [오오, おお]라 표기하고 실제 발음은 [오-], [お-]라고 장음으로 발음한다. 그러나 고사기에서 이 [오오, 大]를 [意富]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그 발음은 [오호, おほ]에 해당된다. 8세기에는 [오호]라 발음 하던 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호]→[오]가 된 것이다. 이런 사례는 [하히후헤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여 [아이우에오]로 변하거나 교차 사용되는 것이 <기기>에 자주 등장한다.
일본서기(日本書紀) - 720년 완성 <일본서기>는 <고사기>와 마찬가지로 천무천황의 명령으로 편찬된 것으로 도네리친왕(舍人親王)과 태조신 안마려가 중심이 되어 편찬된 것으로 보인다. 신대기부터 40대천황인 지통(持統 : 지토)천황까지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681년에 시작하여 720년에 완성한다. 일본에서는 ‘최초의 정사(正史)’로 보고 있으며, 고대 일본에서 官(국가)이 국책사업으로 펴낸(撰) 관찬(官撰) 역사서 6개를 육국사(六国史)라 하는데, <일본서기> 그 첫 번째 책에 해당한다.
육국사(六国史) : 고대 일본 정사(正史) 6편 <일본서기>를 비롯한 육국사는 아래와 같다.
일본서기(日本書紀) : 720년 완성. 신대(神代)~40대 지통(持統: 지토 690~697년)천황까지 기록. 편찬자-도네리친왕(舎人親王), 태조신 안마려
속일본기(続日本紀) : 797년 완성. 문무(文武 : 몬무 697년)~환무(桓武 : 간무~791년)천황까지 기록. 전 40권. 나라 시대를 연구하는 기본사료. 편찬자-스가노 마미치(菅野真道), 후지와라 츠구타다(藤原継縄) 등.
일본후기(日本後紀) : 840년 완성. 환무(桓武)~순화(淳和:쥰나 ~833년)천황까지기록. 편찬자- 후지와라 후유츠구(藤原冬嗣), 후지와라 오츠구(藤原緒嗣) 등.
속일본후기(続日本後紀) : 869년 완성. 인명((仁明 : 닌묘)천황시기인 833~850년까지 기록. 편찬자-후지와라 요시후사(藤原良房), 하루스미 요시타다(春澄善縄) 등.
일본문덕천황실록(日本文徳天皇実録) : 879년 완성. 문덕(文徳: 몬토쿠)천황시대(850~858년) 기록. 편찬자-후지와라 모토쓰네(藤原基経), 스가와라 코레요시(菅原是善)・시마타 요시오미(嶋田良臣) 등.
일본삼대실록(日本三代実錄) : 901년 완성. 청화(清和:세이와)~광효(光孝:코코)천황까지(858~887년) 기록. 편찬자- 후지와라 토키히로(藤原時平), 오오쿠라 요시유키(大蔵善行),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真) 등
육국사 중 중요서적은 <일본서기>와 <속일본기> <일본서기>는 지통(持統)천황까지 기록된 것으로 초기부터 697년까지 기록된 것인데, 이 기간은 동북아시아와 일본 모두 굉장히 혼란스럽고 전쟁이 끊이지 않던 시기다. <기기> 편찬이 완료된 720년은 ‘전쟁의 시대’가 끝나고 평화와 제도정비가 시작된 ‘나라(奈良)시대’ 초기에 제작된다. <속일본기>는 문무(文武)천황(697~707년)부터 약 100년을 기록한 것으로 동북아시아 전체가 평화의 시대로 접어든 시기이며, 일본 역시 ‘나라(奈良)시대’로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이며, 편찬은 완전한 안정기에 접어든 헤이안(平安)시대 초기에 이루어 졌다. 나라(奈良)시대: 나라(奈良. nara)에 도읍을 정했던 시기 헤이안(平安)시대 : 지금의 교토(京都, Kyoto)로 수도를 옮긴 시기.
史書(사서)는 통상적으로 해당 왕조가 전성기에 있을 때 발행되거나, 큰 혼란을 겪고 난 뒤에 발행된다. 백제는 전성기인 근초고왕 때, 신라는 진흥왕 때 각각 사서를 편찬한 기록이 있다.(편찬 기록만 있음) <일본서기>는 혼란이 마감된 직후에 편찬 된 것이므로 혼란의 시기를 살펴볼 수 있는 사료이고, <속일본기>는 평화가 정착된 시기에 만들어 진 것이므로 <일본서기>에 기록된 혼란의 시대를 누가 어떻게 마무리 지었는지 살펴 볼 수 있는 사료가 된다.
<일본서기>, <속일본기> 이후에 편찬된 <일본후기>를 비롯한 4권의 사서는 역사적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3~6세기 고대사의 실체를 탐색하는데 크게 중요한 사료는 아닌 셈이다.
<일본서기>의 40대 천황 지통(持統), 메이지 유신 <일본서기>에 40대 천황은 지통(持統)인데, 현대 일본에서 지통(持統)천황은 41대 천황이다. 이렇게 된 것은 <일본서기>에는 없는 홍문(弘文:고분)천황이 메이지유신 세력들이 1870년(메이지3년)에 천황으로 추대하였기 때문이다.
8세기에 천황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대우(大友:오오토모おおとも)황자를 1200년이 지나 ‘홍문천황’으로 ‘메이지유신 세력’들이 천황으로 추대했다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 즉, 메이지유신 세력과 ‘홍문천황’은 모종의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메이지유신 세력은 육국사 이후의 사서 편찬을 시도했었으나 결국 포기한다. 포기한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짐작된다. <일본서기>를 만든 ‘태조신 안마려’ 정도의 창작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렵고, 설령 있다하더라도 지나치게 꼬여버린 탓에 여차하면 숨겨둔 진실이 두려운 탓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추후 논한다.
천무천황과 임신난 그리고 홍문천황 <일본서기>의 표면기록에 따르면 672년(壬申年) 천무천황은 쿠데타를 일으켜 천지(天智)의 장자이자 조카인 대우(大友, 오오토모)황자를 무너뜨리고 39대 천황이 된다. 이때 대우(오오토모)황자는 자결한 것으로 나온다.(대우황자=홍문천황) 이 정변이 ‘임신의 난(壬申の乱)’이다. 천무천황이 672년 임신년에 정변을 일으켜 천황이 되었고, 그의 명으로 <고사기>와 <일본서기>의 편찬 작업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고 이 시기에 펴낸 자료들 또한 살펴봐야 하는데, <기기>외 <풍토기(風土記)>, <만엽집(万葉集, 만요슈)>가 있다.
<기기>는 천무천황의 명으로 681년에 시작하여, <고사기>는 712년에, <일본서기>는 720년에 완성한다. <풍토기(風土記)>는 <고사기>완성 직후인 713년에 원명(元明:겐메이)천황의 명으로 제작되고, <만엽집(万葉集)> 역시 이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720년 전후에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기기>를 해석하는데 중요한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이 있다.
<기기> 편찬을 지시한 천무천황과 ‘임신이 난’은 별도로 조금만 더 자세히 다뤄볼 생각이다. <기기> 편찬이라는 '범행'의 지시자는 천무천황이고, 실행자는 태조신 안마려이므로 이 두 사람의 행적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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