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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三國遺事>
<삼국유사>는 불교국가 고려의 大禪師 一然(일연)이 쓴 책이다. 그것도 말년에 쓴 것이다. 왕과 일연이 만나면 누가 절을 해야 할까? 왕이 해야 한다. 그만큼 일연은 종교적으로 지위가 높다. 그런 일연이 말년에 쓴 책이다. 그러니 정권(권력)의 눈치를 크게 볼 필요가 없는 사람 중 하나다. 그렇지만 아예 눈치를 보지 않은 것도 아니다. 눈치를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들여 쓴 책이 권력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갈 경우 焚書(분서)를 당한다. 큰스님이 쓴 책이라도 권력자는 없앨 수 있다. 그러니 후대에 이어지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그래서 이상한 이야기들이 많은 것으로 본다. 지방에 전승되는 노래, 이야기라는 식으로 꾸며서 적어 놓았다. 이를 표면내용을 그대로 받아 들여 당시 큰스님이 동네방네 떠도는 노래나 이야기를 채집하여 기록으로 남겨놓았다고 보면 오산이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큰스님이 그런 잡스러운 것을 수집하러 다닐 이유가 없다.
삼국유사(三國遺事)라는 이름은 ‘<삼국사기>에서 흘려버린(버린/놓친) 이야기’다. 권력-김부식들이 버린 우리의 역사를 담았다는 이야기다. 표지에는 ‘삼국’이라 쓰고, 내용으로 들어가면 ‘가락국기’가 있다. 단군조선부터 부여까지 고대사도 있다. 알고 있지만 있는 그대로 쓰면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이야기는 노랫말로, 전설로 써내려갔다. 그러니 <삼국유사>도 표면에 드러난 기사를 전부 직설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그러나 역사를 지나치게 불교 편향적으로 바라보고 썼다. 종교적인 내용이 많아서 그렇게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결과에 종교적 색안경은 더해 ‘불교 핍박해서 망했다.(결과가 나빴다.)’로 쓴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두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자신이 살아 있을 때 편찬한 것이 아니라 제자가 일연 사후에 스승의 글을 모아서 자신의 의견을 더해 낸 책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모두 당대에는 많은 역사서가 남아 있었으나 원나라 간섭시기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재 신채호는 “고려에 삼한고기(三韓古記), 해동고기(海東古記), 삼국사(三國史) 등과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가 있었다. 지금 전하는 것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뿐이다. 전하고 전하지 않은 원인을 생각하건대 김부식, 일연 양인의 저작이 단지 우수해서 이것만 전한 것은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지금의 우리가 곱씹어 생각해볼 내용이다.
고대사서를 읽을 때는 다른 책과 비교하고, 시대 배경을 잘 살펴서 읽어야한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미로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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