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짜 "이정희, 왜 ‘옥쇄’ 선택했나"는 민중의 소리 정성일 기자의 기사를 보고 소개와 함께 촌평하려 한다. 이 대표의 선택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따라붙는다. 가장 흔한 해석은 비례 당선자를 둘러싼 당내 권력투쟁이라는 것이다. 비례2,3번으로 당선된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를 지키기 위해서 이 대표가 강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4일 전국운영위는 통합의 3주체가 모인 회의로 현장에서의 토론 실력으로 결과가 바뀌는 회의는 아니다. 개회 시점에 이미 결과가 결정되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전국운영위는 비례후보 전원의 사퇴를 결의했다.
토론으로 결과가 바뀌는 회의가 아니었다는 말은 운영위원들 다수가 비례대표 사퇴안에 공감하고 있어서 표결을 해도 당권파가 지게 되어있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47명 가운데 8명만이 현장 제안된 비례대표 사퇴안 반려에 찬성했다. 이미 예측을 했겠지만 중간에 이렇게 확인까지 되었다면 이정희 대표는 자기 입맛에 안 맞더라도 당연히 사회자로서 표결을 하고 다른 안건을 처리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정희는 그 자리에서 '사회자의 필리버스터'라는 기상천외의 파격을 통해 권력 투쟁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전날 오후 2시부터 새벽 7시까지 17시간 동안 운영위원들을 농락하다가 (아마도 각본에 의해) 당권파측 대학생 참관인들에게 뒷일을 맡기고 자리를 뜬 것 아닌가? 이것이 생중계를 본 일반대중의 견해인데, 정성일 기자는 과감하게 이 '가장 흔한 해석'을 배제하고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그 근거로서 결과가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이라면 그 반대쪽에서는 어떤 추태를 부리더라도 투쟁이 아니라는 궤변을 들고 나왔다. 오히려 합법적 결과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비합법적 투쟁을 했기 때문에 이정희 대표가 대중들에게 더 추악하게 각인되었음을 정성일 기자는 외면하고 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이정희 대표의 변호사 경력을 소재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슬쩍 짚고 난 후 '이 대표가 가장 힘을 쏟은 지점은 부정행위의 주체로 지목된 민주노동당 출신 당원들의 명예회복과 통합 일정의 완료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보당 당권파들만의 주장을 내비친다. 마지막으로 "가장 아래로 내려가 땀 흘리는 노동자의 벗으로 살면 그것으로 행복하다"는 이정희의 말을 소개하면서 기사를 마치고 있다. 또 다른 해석은 이 대표의 과거 직업이었던 ‘변호사’에 주목하는 시각이다. 변호사 출신으로서 최소한의 반론권도 보장되지 않은 조사보고서에 분노했다는 것이다. 운영위원회가 진행되면서 나온 주장 역시 보고서에서 지목된 ‘부정’의 사례 중 상당수가 해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또 인터넷 투표 시스템 논란의 경우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으로 보면 부정이라고 지목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일 전국운영위 전개과정을 들여다보면 이 대표가 가장 힘을 쏟은 지점은 부정행위의 주체로 지목된 민주노동당 출신 당원들의 명예회복과 통합 일정의 완료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과 사퇴 직전의 신상발언에서 이 두 가지를 강조했는데, 이 대표가 자리를 떠난 후 속개된 전국운영위에서는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이 보고서의 부실에 대해 사과했고, 연이어 의결된 쇄신방안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운영 시한을 6월말로 확정했다. 6월말에 새 당 대표를 선출하게 되면 작년 말의 진보통합은 완결되는 의미가 있다. 당권을 놓고 장외로 나간 이 대표가 어떤 길을 걸을 것인지는 전혀 미지수다. 당장은 당내 투쟁에 힘을 쏟겠지만 12일 중앙위가 끝나고 의원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이면 완전한 야인이 된다. 이 대표는 전국운영위 모두 발언에서 “이미 많은 길을 걸어와서 다시 과거처럼 평범하게 살기는 힘든 몸”이라며 “가장 아래로 내려가 땀 흘리는 노동자의 벗으로 살면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만 하면 사실 왜곡과 물타기, 아전 인수에 있어서 조중동을 뺨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민중의 소리가 네이버에서 퇴출되어서 짜증나는 광고가 주렁주렁 달렸을 때 후원할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민중의 소리가 진보당 당권파를 대변하는 매체이고 진보당 당권파의 추악함이 명백해진 지금 민중의 소리 절독 운동이라도 해야겠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5-07 14:43:13 정치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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