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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고 2013년 12월 31일 11시부로 업무에 복귀했다. 파업 22일 만이다. 그런데 얻은 것은 없고 상처만 안고 복귀하는 것 같다. JTBC 방송에서 김무성외 3명이 들고 있는 합의문(대표사진)을 보면 더욱더 처량하다.
국회에 '철도발전소위원회'를 두고 철도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열어놓고 협의해 나가겠다가 그 합의문의 골자다. 합의문 끝에 철도 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한다라고 씌여 있고, 국회의원 4명과 철도노조 위원장 김명환의 싸인이 있다. 정부와 코레일의 어느 누구도 합의문의 주체가 아니며 국회가 그들을 대신해서 무엇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없다. 단순히 파업을 철회하고 복귀한다는 것만 명확히 명시되어 있다.
합의문만 보면 이것은 상처뿐인 영광축에 끼지도 못한다. 정부의 완승이며 철도 노조의 완패다. 앞으로 수 많은 징계와 구속, 소송, 가압류만 남았을 뿐이다. 쌍용차 파업 이후의 수순을 따라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야당 의원 박기춘의 얘기를 들어봐도 철도 민영화 반대를 위해 싸우겠다는 의지가 없고 정부와 코레일의 민영화 하지 않겠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대신 여당은 철도발전 소위원회는 철도 발전만을 위한 협의 기구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즉 민영화 금지를 위한 법안 마련이나 철도 노조의 징계 철회는 논의의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철도 노조는 왜 합의문에 싸인했나? 밥줄이 날라가기 때문이다. 아무리 국민이 힘을 실어줘도 밥줄이 날라가는 데 장사없다. 국민이 철도노조원 밥 먹여주지는 못하는 것 아닌가? 정부의 수서발 KTX 법인 설립 강행도 파업을 중단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수서발 법인설립 반대가 파업의 핵심이었는데 법인이 벌써 설립되어버린 이상 파업할 이유가 없어졌다.
그런면에서 이명박 이후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치밀하고 조직적이다. 순서가 명확하다. 직위 해제, 징계 회부, 부동산 가압류 소송, 등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틈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하고 언론은 맞장구 쳐준다. 이런 환경에서 어느 누가 정부를 상대로 쟁의를 벌여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낼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에서 밥줄 가지고 장난치면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내가 아무리 돈 많은 자산가여서 밥줄 걱정이 없다 하더라도, 국세청, 국정원, 감사원, 검찰 이용하면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 없고 알거지 만드는 것도 시간 문제다. 어느 누가 정부 권력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는가? 못 이긴다. 개인이나 일부 단체의 힘으로 싸우면 절대 이길 수 없다. 앞으로 어느 싸움에서나 질 수 밖에 없다.
노통께서는 이런 일을 벌써 내다 보신 모양이다. 그래서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신 모양이다. 정권의 힘이 집중될 수 없도록 깨어 있는 시민들이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힘을 모아야 정부의 일방 통행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밥줄에서 그나마 자유로운 우리 젊은 학생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학생들이 전면에 나선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위안거리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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