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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하여 쭉 나래비를 선 국회의원들...
옛날에는 관례라는 게 있었답니다. 다른 세상에서는 비슷한 사례로 할례라는 것도 있었고요. 일종의 통과의례죠. 어른이 된다는 것, 인격체가 된다는 것을 이러한 의례를 통해 확인받는 것입니다.
개명된 사회에서는 관례나 할례를 거치지 않은 어린 아이도 독립된 인격으로 인정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에 거추장스럽고 무서운 통과의례(특히 할례: 어떤 지역에서는 남성의 경우 가래떡 썰기... 에비, 무서... 그리고 여성 할례는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잔혹...)가 없어졌다지요. 우리나라도 성인의 날이라고 달력에만 흉터처럼 남아있을 뿐이고요.
그런데 이제부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인받는 새로운 통과의례를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 열 일섯, 열 일곱 혹은 스무살이 되면 쭉 나래비를 세워놓고 투표소 같은 데 들어가서 "나는 빨갱이가 아닙니다."를 혈서로 쓰게 할지 누가 압니까. 나래비를 서는 데 대한 공포증(임상적으로 확인된 증상)이 있는 나로서는 나와 같은 불쌍한 어린 인생들이 또 있을지 미루어 염려합니다.
나이가 많아서 참 다행입니다. 그래도 나는 내가 혹시 빨갱이가 아닌지 의심해 봅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겉으로는 파랗지만 내가 들여다보지 못하는 깊은 곳은 좀 빨갈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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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