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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lirt, Eugene de Blaas
외국어 익힐 때, 내 기준이 아니라, 그 나라 문화적 기준으로 그 단어를 봐야되잖아? 한국에서 '냅킨'하면 밥 먹으면서 입 닦는 휴지지만, 영어권에선 이걸 '생리대'로 들을 수도 있듯.
네덜란드말 배울 때, 이 나라 사람들 사고방식을 이해 못하면 따라잡기 어렵고 부대끼는 말들이 있더라고. 대표적인 게,
◆ 노골적, 직설적, 거침없는 (rechtstreeks: straigtforward)→긍정적
한국에선 좀 부정적 말이잖아. 누가 직설적이면, 그 말이 옳든지 그르든지간에, 싸가지 없다 소리 듣고. 입바른 소리하면 요령 없는 사람되고 에둘러 말하는 게 미덕이잖아.
근데 네덜란드에선 정확히 그 반대. 노골적, 뻔뻔함, 직설적인 게 미덕이고, 빙빙 둘러 말하면, 자신감 없는 사람, 자기 의견이 없는 사람, 뭔가 꼼수가 있는 사람, 의뭉스런 사람, 대화술이 떨어지는 사람. 특히 정치인들이 straightforward 하지 않으면, 욕 많이 먹지.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말은 늘어놓는데, 들어도 뭔말인지 모를 때.
네덜란드 문화가 그렇더라고. 근데 나도 좀 그런 편이기도 하공.
이게 익숙해지면 참 편하거든. 서로 오해도 없고. 감정 상할 일도 그닥 없어. 상대방 기분 상할까봐 재지 않고, 터놓고 말하는 것.
그래도 가끔 헉, 하고 놀랄 때도 있어. 아니, 이 인간들은, 이래서 스트레스 안 받고 사는 구나...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사는구나...싶지.
그래도 이 정도는 이해를 한다구.
◆ 시시덕거리다, 추근대다(flirten : flirt) →긍정적
영어로 flirt라는 말 있지?술집에서 옆 테이블 흘깃 거리며 시시덕거리는 거. 파티에서 첨 만난 사람들끼리 쓰잘 데없는 얘기하면서 낄낄거리는 거. 일상생활에서도 뭔가 둘이 잡담도 많이 하고, 멘트도 날리고 그런 거.
네덜란드 언어학교에서 이 말을 배울 때, 더치로 flirten이나 영어로 flirt나 철자가 비슷해서 음...대충 그런 뜻이겠군 하고 이해했는데 비영어권 학생들이 많았던 교실이어서, 이 말을 잘 이해를 못하더라고. 말의 뉘앙스를 전달해주려고, 교사들은 그 말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는 설명법을 쓰곤 했거든. 근데 교사 왈...긍정적인 말이라는 거야. 모로코, 아프가니스탄 같은 이슬람권 출신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는데 교실이 한참 술렁거렸음.^^ 아무튼 네덜란드 사람들은 이 flirt를 좋은 걸로 받아들인대.
카페에서, 또는 길 가다가도, 아무하고나 인사도 잘 하고 눈 마주치면 말도 쉽게 걸고 그러거든. 헉! 할 때가 좀 있는데...뭐 나도 요즘 시골 할매들처럼 아무나하고 씰 데 없는 얘기도 잘하고 그러고 있음.
◆ 표면적인(oppervlakkig : superficial) →긍정적
표면적인 것은, 피상적이고 허울 뿐이고... 이 말을 긍정적으로 쓴다는 걸 알았을 때 가장 놀랐던 거 같애. 특히, 사교적으로 말이야. 말을 터나갈 때, 대화를 표면적으로 해야한다는 거야. '직설적인' 것과 대비되는 개념이잖아? 싶었는데 그게 아니고...좀 지내보니까 이해가 되긴 되더라. 실체를 숨기고 피상적이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실체까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쪽으로 받아들이게 됐어.
◆ 감정적인(emotioneel : emotional) →부정적
이건 확실히 부정적인 말. 누가 '감정적'인 어조로 말한다면, 그닥...좋게 안 봄. 내 권리를 주장하거나 부당함을 따질 때에도 흥분 금지. 명쾌하고 괜찮지? 근데 좀 스산하기도 함. 이 사람들은 뉘앙스란 게 없구나... '기미'란 게 없구나...
얼마전에 있었던 일인데 시내에서 장을 보고, 비린내 나는 생선과 대파 등이 담긴 비닐봉지를 양손에 들고 낑낑 걸어가는데, 한 사내가...뚜벅뚜벅 오더니 꼿꼿하게 서서,
"안녕~. 당신이 참 괜찮아 보여." (수줍음, 주저함, 삐죽거림은 없고, 마치 뭔가를 내게 팔아먹으려는 영업사원 같은 당당한 태도로.)
"그래? 고마워." (한국에서였으면, 이 아저씨 미쳤나...했을 텐데. 무슨 꿍꿍이인가 하고.)
"나는 지금 싱글이고, 당신이 이 거리에서 내 눈에 들어왔다.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 내 마음을 밝힌다."
"그래? 마음 고맙게 받을께."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블라블라".
"그렇구나. 네덜란드 생활은 어때?"
"어쩌구저쩌구."
"그렇구나. 네덜란드에서 아름다운 생활 하기 바래.
오늘 좋은 하루 보내고. 대화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
띠용~. 그리고 장바구니를 살짝 내려놓고, 뒤돌아 봤거든. 뒤도 안돌아보고 씩씩하게 걸어가더라고...
네덜란드식 flirt, straightforward. 그러나 emotion 를 드러내는 일 조차도 과장과 수사는 금지.
3월 네덜란드의 꽃 사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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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형이버전) 정치방댓글 내가 잘못 달았나부다...제목보고..ㅋㅋㅋ 
<--- 얘만 코가 큰것이 유럽넘거찌..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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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지기 가져.
고지야/
우린 이심동체야. 절대로 몸은 헤어질 수 없어. 마음은 따로 놀아도.
네델란드라..
1996년에 친구랑 베낭여행 갔었다.
육지가 바다 밑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고.
십자형 도로에 옆에는 물이 있다는 것이 기억이 나.
암스텔담 역근처에는 마약을 했는지 길가에 눈빛이 간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던 기억도 나고.
집에 오는 날 공항에 픽업 나온 옆지기.
"친구랑 가라고 했다고 정말 가? 나를 두고 갈 수가 있냐고."
라면서 차 운전석 옆 콘솔 박스를 주먹으로 쳐서 부쉈지.
당시엔 조금 미안한 마음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왜 미안한 마음을 가졌는지 억울해죽겠어.
친구동생이 거기 살아서 숙식 해결되니까 같이 간 건데.
이젠 그런 일 생기면,
"갈라서!!" 라고 큰소리 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