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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양
해가 진다.
아무말없이
빠알갛게
푸르던 하늘과 잿빛 도시의 풍경을 지우며
내 눈 가득히 물든다.
아쉬워
발 아래 흐르는 강물이 속삭인다.
오늘, 또, 따스한 나의 벗이 떠나간다고
무심한 우리를 향해...
내 심장보다 더 붉은 해야,
한 해, 결실을 뽐내려
터질듯 붉은 홍시보다 더 붉게 타오르는
석양야.
그 누가 알까?
너는 모든 걸 태워 버리는
불덩이라는 사실을
...그래도 오늘...
똑같은 운명의 수레바퀴 임에도
잘난 체 웃고 싶은 나에게
너는
쓸쓸한 맘을 흔들어 놓고
웃으며 사라지는 희망인 것을
욕망의 하루를 사는 나,
너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늘 다른 모습으로
따스히 말을 건네준다.
행복하라고.
석양아,
나는 오늘도
불덩이 별인 너를 등지고
내 마음 속 희망 너를 불러본다.
변하지 않을 나의 아름다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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