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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륜 3세 황제 마누라 이야길 하겠다. 사람들은 종종 황제의 마누라를 황후라고 부르기도 한다. 황후의 이름은 으제니이다.
이 황후 아줌마는 이른바 프랑스 살롱 문화의 주연급 마담이었다.프랑스의 살롱은 우리나라의 룸살롱과는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도 남자 여자 모여서 어떻게 한 번 해보려는 것은 같을 것이다.
으제니는 한 때, <드 레세>라는 젊은 건축 기사의 애인이었다.
<드 레세>의 영어 발음은 레셉스이다.
레셉스, 스에즈 운하를 개통시킨 사람이 아닌가?
한 때의 사랑으로 황제의 연적이 된 <드 레세>, 이제 목숨을 부지하려 도망가야 한다. 어디로?
영국령 이집트로 튄다. 스에즈 운하는 <드 레세>가 옛 애인을 만나려고 만든 집념의 작품이다.
총독 이스마엘이 스에즈 운하 들머리에 돼지머리를 놓고 개통식을 열었다.
나팔륜 3세 부처를 비롯해 유럽의 명사들이 초대 되었다.
새로 지은 오페라 하우스에서는 베르디의 아이다 상연이 예고 되었다. 그 밤에 <드 레세>는 그리던 연인 으제니와 사막의 별 아래서 뽀뽀를 한다.
나팔륜 3세의 마누라 으제니는 엄청난 여자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앞세워 스에즈 운하를 만들게 한 여자니까...
황후는 역사상 중요한 <한 껀>을 더 한다. 무엇인고?
당시 프랑스 미술계 파워는 <살롱전>에서 나왔다. 하기야 아니 그러겠는가? 살롱 마담이 황제의 마누라가 되는 세상이니~ 여하간 룸살롱에서 그림을 전시하다니. 웃긴다.
그런데, 여자가 발가 벗은 발칙한 그림을 그린 에두하르드 마네가 등장한 것이다.
당시 살롱전은 고리타분한 미술계의 꼰대들이 심사를 맡았다. 따라서, 아부할 기회가 없던 신예 화가들은 다 떨어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명사들을 주무르던 살롱 여주인들과 애숭이 화가들이 친하다는 데 있었다. 이 놈들이 젊고 힘만 쎈 것 뿐 아니라, 여주인의 허영심을 잔뜩 채워주는 것 외에 아랫도리 립서비스도 잘 했던 것이다.
으제니가 황제에게 이야기를 한다. 덜 떨어진 놈들 그림 전시회 한번 해주자고...
어느 시러베 남정네가 베갯머리 송사, 코맹녕이 소리를 이길 수 있겠는가? 나팔륜 3세가 허락을 했다.
살롱전 바로 옆에서 <살롱전 떨어진 기생오래비 그림전, Salon des Refusés>을 하게 되었다.살롱전엔 개미 새끼 몇 마리, <오래비 그림전>엔 파리지앵이 장사진이 섰다.
그리고 <오래비 그림전> 인기를 끈 것이 마네의 <풀밭 위에서의 식사>였다.세월이 달라진 것이다. 흐미~ 한마디로 뜬거다.
성서와 그리스 로마의 신화 주인공 옷을 고상하게 벗기던 화가들은 외면 받았다. 맞다. <아버지의 정든 유곽, 테라스의 여자>들에게 파리지앵의 뽕필이 꽂혔던 것이다.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신흥 부르조아들이나 소상공인-소비주체가 무엇 때문에 그리스 로마의 고리타분의 주인공을 보러 다니겠는가? 그들이 보고 싶은 것은 황제는 누구랑 어떻게 노나? 였다
발가 벗고 노나?
여자들만 벗고 노나?
남자들은 옷을 입고 노나?
노는 여자들은 어떻게 생겨 먹었나?
밥 먹을 땐 옷을 입고 먹나?
침대 위에서만 먹나?
어디, 다른 데서도 먹나?
풀밭 위에서도 먹나? 였던 것이다.
두루 알다시피 이를 고전주의의 쇠퇴와 인상파의 등장이라고 미술사는 평가한다. 미술사조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하는 것보다는 아래처럼 말하는 게 나을 듯 싶다.
소비자가 원하는게 무엇인가?
새로운 소비계층은 누구인가?
그들의 욕구 소통 방식은 어떠한가?
1864년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홍콩 일본에서 교육받고 일본인과 결혼하고, 어쨌든 한국이 낳은 세계인, 독일 뿐 아니라 구겐하임, 뉴욕 미술계를 두루 휘어 잡는 세계적인 미술가 백남준 선생은, 이 1864년을 아주 크게 기념한다.
1864년에 소비자가 공급자에게 항의를 한 해로서 인상파가 등장했고 우리가 지금 먹고 사는 인터넷의 기반이 된 전화의 발명이 또한 1864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소비자와 만나는 방식은 - 디자인, 카피 모두... 소비자에게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풀밭 위에서의 빨가 벗고 하는 식사>라는 그림을 화두로 이야기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인터넷, 구글, 트윗, SNS, 페이스북 같은 것이 이런 것인가?
마침 이집트에서 민주항쟁이 있었다.
마침 이란군함이 1979년 이래 처음 스에즈 운하를 통과 하였단다.
나도 발가 벗고 싶다. 인터넷이 뜬 지 15년 , 인상파가 뜬 지 147년이 지났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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