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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여살다 보면 거기서 더 이익 보는 놈들도 있고 손해보는 놈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상위 계층에 자리를 잡으면 대체적으로 더 이익을 볼 것이고, 하위 계층에 자리를 잡으면 대체로 손해를 볼 것이다. 거창한 말로 이런 걸 지배-피지배 구조라 치고... 문제는 이게 동네마다 반드시 일률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더라는 것. 어떤 동네는 농민들이 농사지은 수확량에서 정량이든 정액이든 세금으로 취하는 그런 방식으로 굴러가고... 어떤 동네는 인간을 도구화하는 노예제라는 사회제도가 채택된다.
어쨋든 그 즈음에 사람들이 슬슬 머리가 깨치기 시작해서 철학이니 사상이니 하는 것들을 내놓게 됨. 그것도 각각 동네마다 특징이 있어서 노예제로 굴러가는 동네는 신앙/ 형이상학 쪽이 발전하고... 그래도 얼마를 이득보고 얼마를 손해보는 게 맞는지 고민할 여지라도 있는 사회구조를 취한 동네에서는 현실적인, 인간적인, 관계지향적인 쪽으로 생각의 틀이 형성된다. 그렇다면 왜 동네마다 사회구조에 차이가 있고, 인식의 틀에 차이가 있었느냐.. 노예제로 귀결된 동네는 전차군단 이민족의 침략과 착취가 성공적 지속적이었고, 그렇지 않은 동네는 정주민이 성공적으로 대응했더라는 차이. 우쨋든 성공한 침략자/지배자들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사상과 철학을 주류로 삼을 것은 당연한 귀결임. 즉,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무슨 개별적 사연에서 그들의 철학을 만들어 냈냐 보다, 그들의 철학이 주류 착취자들로 부터 채택되었다는 그 자체가 더 중요한 것임.
즉 형이상학이든 형이하학이든 일신교든 뭐가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채택받느냐의 문제임. 그런데 그 마저도 형이상학이든 하학이든 채택대상을 기준으로 본 것이고...채택하는 것은 사실 우리 인간이라는것.
결국 우리가 무엇을 채택하느냐? 또는 자발적 주체적으로 채택하느냐 아님 채택을 강요받느냐... 이런 문제로 귀결됨. 인간이라면 당연히 자발적 주체적 채택을 원하겠지만... 그것도 그 권리와 능력이 확보되어야 하고, 또 각 선택 대상들을 실체를 제대로 파악했다는 전제가 필요함. 그런데 희안하게 형이상학이 발전했던 시대상황을 살펴보면... 1. 전차군단 정복 이후의 그리이스와 인도. 2. 유목민족 대방출기(위진남북조)의 중국. 3. 그리고 근대 서구문명의 식민지 쟁탈전 시기.
여기서 2번의 시기에 불교가 중국에 자리잡았고... 유교는 찌그러지게 됨. 여기에 대한 극복 방안으로 유교가 스스로 형이상학화 한 것이 바로 송대의 신유학임. 주돈이에서 시작해서 정이천 그리고 주희(주자)가 완성. 여기서도 철학논리가 어떻게 정교화 되었는가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철학이 사람들에게 어찌 작용했는가.
대철학자 정이천은 한 과부에게 수절을 권고한 적이 있음. 그게 도리라고.. 쉽게 말해 남편따라 죽으란 이야기. 공자가 이상적으로 보던 주나라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가 순장문화를 폐기한 것임. (물론 일부 제후국에서는 그 이후에도 꽤 장기간 이어졌지만...) 원래 공자가 확립한 유학은 사람이 사람들과 더불어 어찌어찌 잘 살아보자는 고민인데... 형이상학에 오염되더니 사람잡는 철학으로 변모함. 그래놓으니 명나라 시대에도 황제가 죽었을 때 순장이 시행됨. 역주행...
여기서 근본 고민. 우리는 과연 뭐냐? 지배자인가? 아님 피지배자인가?
우리는 뭘 지향해야 하나? 지배자? 피지배자? 또는 더불어 함께 하는 삶?
우리가 뭘 지향하는냐를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결정에 부합하는 인식의 틀 역시 주체적으로 채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부는 계속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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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