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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전차군단'이라고 해서 철지난 월드컵 축구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역사에 관한 얘기다. 철학이 어쩌구 설레발 풀다 보면 부득이 역사를 건드려야 한다.근데 철학이든 역사든 이것저것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저 핵심을 잡아야 한다. 또 그 핵심을 잡는 과정 자체가 철학이 되고 역사관이 된다.
살을 붙여도 핵심을 먼저 잡은 다음... 그 다음에 붙여야 한다.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실은 이미 붙어있는 살도 뜯어내야 할 판인데, 역사의 경우 역사에 대한 정보량이 많을 수록 이게 더 어려워 진다. 그럼 역사공부를 많이 할수록 더 역사를 모르게 되는 건가? ㅋ 근데 이런 모순적 상황을 극복할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계사의 제일 앞부분 고대문명을 다룬 부분을 잘 이해하면 된다.
세계사 책이든 한국사 책이든, 어떤 특정 국가의 역사에 관한 책이든... 당연한 얘기지만 현대에 가까울 수록 할애된 페이지수가 많고 고대는 간략하게 수록되어 있다. 즉 인류역사의 초창기 부분은 뭘 이것저것 집어 넣고 싶어도 사료부족으로 별로 넣을 것이 없다. 거기에 특정 국가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라면 그 나라의 특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지만 세계사 차원의 초기문명사는 그런 특수성 마저도 자동으로 배제된다. 아주 수월하게 핵심 뼈대만 건질 수 있다는 거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문명 초기에 역사의 흐름을 바꾼 요인을 이해한다면 무엇이 현재진행형의 역사에도 똑같이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으로 부터 출발한 인류문명의 첫 장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가축사육과 쟁기의 발명(에너지와 도구) 2. 전차군단 (새로운 조합) 3. 철기문명 (새로운 재료)
위에 세 줄만 제대로 이해하면 역사의 쌩기초는 다지는 셈이다.
너무 불친절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부연설명을 조금해 보면... 일단.. 위의 순서는 당연하지만 역사적 출현의 순서에 따른 것이다. 사람이 쭈그리고 앉아서 밭일을 하는 것 보다는 사람보다 힘센 가축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결과가 좋겠지? 이게 4대강(?)에서 출발한 고대문명이 주변에 전파된 원동력 되겠다.
근데 가축 뒤에 쟁기를 다는 것이 아니라 바퀴달린 수레를 달면 어찌되는 거시냐? 그게 마차가 되는 것이고, 그 위에서 창 휘둘르고 활쏘고 하면 그게 요즘 식으로 보면 전차부대가 되는 것이지. 오케이? 인류최초의 문명들은 예외없이 이 전차부대를 앞세운 이민족의 침입을 받는다. 여기서 중동과 중국 쪽은 침략자와 토착세력이 어찌어찌 융합되어 역사가 계속 이어지고... 인더스 문명은 철저하게 와해되고, 이후로는 침략자인 아리안인에 의한 아리안인을 위한 아리안인의역사가 시작된다.
근데 4대문명으로는 안 쳐주지만.. 지중해의 미노아문명 역시 인더스 문명처럼 전차를 앞세운 침략자 미케네인에 의해 파괴되었는데... 이게 고대 그리이스 역사의 출발선이다.
그니까.. 인도와 그리이스는 역사적 상황 전개가 유사하니, 이후에 풀어놓는 결과물에서 당연히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겠지? 사회구조든.. 철학이든.. 이건 다음에 본격적으로 디벼보기로 하고...
마지막으로 철기의 도입... 이것도 이민족의 침략과 연관이 있고.. 더 중요한 것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거다.
제대로 된 돌도끼를 하나 만들라면.. 졸라게 다듬어야 한다. 이게 시간과 노력을 엄청 잡어 먹어... 근데 금속은 일단 고온상태에서 녹이면 모양 만들기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관건은 불을 다루는 실력. ( --->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함. 아주 강력하게! 이 연장선이 바로 핵을 다루는 실력임.)
철은 청동보다 더 고온이 필요해서 문제지, 재료 자체는 청동보다 훨씬 구하기 쉬운 금속이고 또 더 단단한 금속이다. 불을 잘 다루면 당연히 철기문화로 가는 것임. 농기구의 대량보급... 또 무기의 대량보급... 그럼 어떤 결과가 나오겠냐? 평민들의 입지가 강화되는 세상이 오는 거다. 그리이스 민주주의가 무슨 아고라에서 난상토론을 통해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철기라는 물적토대를 바탕으로 한 것임. 중국의 제자백가 사상도 마찬가지 배경이고...
전차 하나를 굴릴라면 말도 여러마리 키워야 하고.. 한 마디로 자본과 시스템이 필요함. 그래서 전차군단의 영웅은 평민이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귀족이라야 가능함. 근데 철제무기는 평민들 쪽수로 밀어 붙이니까.. 얘기가 달라짐. 그래서 무기로서의 말의 의미가 퇴색해지다가 전차를 끄는게 아닌 말 등에 직접 올라타는 기마민족의 출현으로 또 상황이 바뀌고...
하여간... 위에 1,2,3번의 내용을 잘 음미하고, 이후의 역사에 또는 지금 현재 상황에 이리저리 다양하게 대입해 보는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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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어제 표결이 신의한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