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완 비서실장 강연요지
추모사에서 ‘한 많은 비서실장’ 이라 했다 앞으로도 죽어서도 영원한 비서실장이고 싶다.
원래 무종교였는데 이번 노 대통령 죽음을 계기로 나에게도 종교가 생겼다. 5월 29일 영결식 때 하늘의 오색채운을 보고 권양숙 여사에게 소리친 일, 서거 하루전 22일 밤 참여 정부 인사 40명과 앞으로의 진로를 속리산에서 새벽 2시까지 토의하다가 4시 45분에 취침했는데 자꾸 불안한 마음이 들어 아침 7시 반에 서울로 부랴부랴 돌아왔고 그리고 서거 소식 들은 것, 안장식 전날 밤, 엄청난 폭우로... 밤새 불안해하며.. 제발 안장식 그 순간만이라도 비가 그치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는데.. 7월 10일 신기하게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짝 날씨가 개인 것 등.
그분 삶 자체가 종교적인 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출세 영화를 누린 것으로 보아도 된다. 1975년 사법고시 패스 당시로서는 입신영달한 거다. 38~39살에 출가나 다름없는 인권변호사로 변신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고행이 시작된 거다. 그러나 그후 국회의원 두 번, 짧았지만 해양수산부장관까지, 더 이상 높은 곳이 없는 정점인 대통령까지,,,
1990년 1월 3당 합당을 지역주의, 민주주의 후퇴로 규정짓고 8명과 함께 꼬마민주당으로 대항하고, 1995년 부산시장선거등 3번의 낙선, 그리고 비서진과 주변에서 권유한 명예학위까지 끝내 거절한 것 등은 지연과 학연을 거부하고 원칙과 상식의 새 시대정신의 상징적행위라 할 수 있다.(다른 외교적 이유로 2004년 9월 모스크바에서 명예학위는 수여했지만...)
대통령 탄핵도 지역정치와 학연정치의 야합에 의한 노 대통령 공격이라 할 수 있다.
봄에 봉하로 내려가면 대통령께서 너무 우울해하셔서 ‘링컨도 사후 100년이 지나서야 재평가되었고 조광조 이순신도 사후 한참 지나서야 시대정신으로 추앙받았지 않았느냐?’ 했지만 ‘아무 것도 이룬 게 없고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다’ 며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듯 했다.
참여정부 업적은 돈 안드는 정치 실현 / 수도권 집중 해소 물고 튼 것 / 60년 외국군 수도주둔 철수와 자주국방 군권 회복 / 과거사 정리 / 국민소득 2만 불 / 주가지수 2천 / 외환보유고 2천 억불 / UN 사무총장 배출 / 언론자유 / 5년 동안 휴전선에서 단 한 명의 병사도 사망하지 않은 것 / 레임덕이 없었던 대통령(2007년 10월에도 50% 지지도) 등이었다.
2007년 말 전효숙 헌재소장 상정부결, 친일사관 교과서문제, 여기자 성추행사건 3가지에 대해 지식인 모두의 침묵의 캬르텔을 보고 파시즘의 도래 걱정했었는데 이명박 당선 후 대한민국 사회가 U턴 빠른 속도로 역주행하고 있다.
그분이 가장 싫어한 것 중의 하나가 배신의 정치 기회주의의 정치였다. 이인제의 기회주의에 대항한 것이 대통령 출마 이유였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붕괴과정에서 배신과 기회주의를 다시 보며 정치에 대해 거의 절망한 것 같았다.
새시대의 맏형이고 싶었는데 구시대의 막내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이나 대세와 대의 중 대의를 중시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옳은 뜻도 좋지만 대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무등산 발언’ 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저버릴 수 없어 자신의 소신을 굽힌 것이다.
그 후 그분은 “정치적 권력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는 생각을 굳혔고 주변 친지에게도 “정치하지 마라” 고 이야기했다.
그 삶과 생각을 축약한 것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24자 그게 전부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일상적 삶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 1971년까지는 ‘박정희의 나라’이었고 2002년까지는 ‘김대중의 나라’ 이었다. 개발독재 경제부흥으로 대표되는 박정희.. 그리고 민주화투쟁 평화통일로 대변되는 김대중 두 시대를 살아온 것이다.
2002년부터 수십년 간은 '노무현의 시대' '시민주권시대' 권위주의와 카리스마가 통하지 않는 소비자주권 시대 그것이 시대정신이고 노무현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과거의 독재는 무력 정치권력의 독점이었다면 최근의 독재는 공권력의 독점, 정보의 독점, 돈의 독점으로 이루려고 하는 독재이다. 2002년 인터넷 보급률이 40% 이었는데도 정보독점 막아냈는데 2009년 인터넷 보급률 비교해봐도 언론 정보독점 어렵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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