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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유은혜 교육 부총리의 인터뷰를 보면서 절망한 적이 있다. "팬데믹 상황이라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사회성도 길러야 하고........" 시대가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성'이라는 기준을 자신이 교육받던 시대에 맞추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는 변한다. 우리는 변해가는 시대에 우리를 맞추어 살아야 한다. 부모들은 그놈의 '사회성'보다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받고 싶어 한다. 사회성도 중요하지만 아프지 않고 건강한 아이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사회성'은 무엇인가? 그 시대에 맞추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 아닌가? 시대는 변했는데, 자꾸 내가 자라던 시절의 사회성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교육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신종인플루'라고 불리는 새로운 전염병이 돌았다. 우리나라에서 7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신종인플루에 감염되었었다. 나는 그때 우리 아이가 신종인플루에 감염되어서 병원에 있었다. 아이가 검사받기까지 5시간이 걸렸었다. 병원밖에 컨테이너로 임시로 만들어진 뜨거운 곳에서 다섯 시간을 대기했었다. 그 컨테이너에서 나는 '지옥'이 무엇인지 처음 보았다. 오래 기다린 사람들은 의사의 멱살을 잡았다. "왜 저 사람은 새치기를 하는가?" "아닙니다 저분은 먼저 오셔서 번호표를 뽑고 잠시 나갔다 오신 분이에요" 옆에 있던 아저씨가 소리 지른다. "닥쳐 개새끼들아 졸라 시끄럽네. 아가리 찢어버릴라" 그때 부모들이 아이가 신종인플루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등교시키는 부모들이 있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열이 있으니 집에 가라고 해도 아이는 도통 말을 듣지 않는다. "엄마가 학교 빠지면 안 된다고 했어요" 12년 개근이 최고의 훈장이던 시절의 부모는 아이가 열 좀 난다고 학교에 빠진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까짓 열 따위로. 전염병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아이보다 남들을 죽일 수 있다는 생각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옆에 아이들은 그 아이를 비난한다. "너 때문에 내가 신종인플루에 걸려서 죽으면 네가 책임지냐?" 전염병이 돌면서 시대는 변했으나 부모는 여전히 12년 개근의 훈장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학교에서도 타이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대통령도 이명박이었으니 무슨 대책이 있었겠는가? 국가도 대책이 없는 판에. 팬데믹은 점점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전염병들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자꾸 예전에 얽매이면 점점 힘들어진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사회를 목도할 것이다. 그것을 옳다 그르다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이 된다. 인간들은 빙하기에는 빙하기에 맞게끔 진화하면서 살아남았다. 이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는 거기에 맞추어서 진화하고 진보하면서 살아남을 것이다. 영국에서는 최초의 자동차가 발명되었지만 마부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자동차의 발전을 늦추다 그만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영원히 잃어버렸다. 마부들의 안전을 위해 운전석도 반대로 장착해서 아직도 수출품과 국내 시판용 차의 제작을 다르게 하고 있다. 누구는 겨우겨우 시대에 따라가는 사람이 되고, 누군가는 시대를 앞서서 선도하는 프런티어가 된다. 과연 우리의 교육은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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