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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
2006년 6월 경기도지사를 그만두고 100일 민심대장정을 떠난다. 그당시 이명박, 박근혜 다음으로 3등정도에 위치하던 손학규는 이 민심대장정 한방으로 전세를 뒤집어보려고 한다. 대선후보가 되지 못하면 탈당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한나라당의 주인이라며 내가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장담을 해 마지 않는다. 100일 대장정은 꽤나 성공적이었다. 100일이 다가오자 손학규는 말을 아끼기 시작한다. 2006년 10월 9일 서울역에 대장정을 마치고 도착해서 대국민 메세지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누구나 그날 오후 주인공 손학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10월 9일 아침 북한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다. 핵실험 한방으로 손학규의 100일 대장정은 날아갔다. 저 멀리.
#장면2
올해 총선을 앞두고 누구나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호남에서의 지지가 국민의당으로 빠져나간후 더민주는 수도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삼파전으로 새누리당을 이긴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종인이 나름 선방하고 있었으나 쉬운일은 아니었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김종인은 두번이나 손학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예정된 패배에 손학규는 역시 동참하지 않았다. 더민주의 큰 패배야말로 자신의 정계복귀 시나리오에 최적이라고 판단했음직 하다. 손학규는 자신은 정치를 떠난 사람이라며 쐐기를 밖는다. 이런 제기랄 더민주가 제일당이 되고 새누리는 2당에 머물러버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마지막에 숟가락만 담궜으면 온전히 손학규의 승리라고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기회주의적 태도로 일관하던 손학규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걷어차버렸다.
장면#3
지난 20일 손학규는 낯간지럽지만 제7공화국을 열겠다며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24일 박근혜는 개헌추진이라는 화두를 던짐으로 마치 짜고 친 듯한 느낌마저 들정도로 손학규에게는 뜨거운 하루였으리라.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었고, 그가 열고자 하는 7공화국에 대해 대선주자들에게 찬반을 묻는 기묘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었다. 단 하루였지만 그는 정치권의 주인공이었다. 25일 최순실 사건이 터짐으로 박근혜는 나락으로, 손학규는 비상장주의 비운을 충분히 맛보며 뉴스에서 밀려나버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손학규를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그넘이 그넘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이명박보다는 박근혜보다는 훨씬 낫지 않냐는 생각이 있다. 그래도 이렇게 비운의 정치인이 다 있을까? 뭘 한번 해보려고 하면 일이 꼬여 버리는, 뛰어보려고 하면 스텝이 엇갈려 버리는...
다시 강진으로 가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뒤를 밟아보심이 어떠실지. 결국 정약용도 복귀에 실패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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