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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민주당 당대표실 도청 당사자로 지목돼 경찰의 수사를 받은 지 한 달여가 흐르면서 KBS 내부는 침통함과 불안함이, 외부에서는 ‘도청한 집단’이라는 낙인이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작 KBS는 도청사실을 분명히 부인하지 못하고 있고, 경찰은 장아무개 KBS 기자를 유력한 용의자(피의자신분)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언론인 집단인 KBS 스스로 진실을 규명해 시청자와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가 있지만 KBS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무한책임을 져야 할 사장은 ‘도청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는 식의 빠져나가기식 해명에 나서 사태가 해결 보다는 악화되거나 희화화돼 간다는 평가다. 진상에 대한 궁금증과불안감의 한편으로 ‘스스로 진상규명에 나서자’는 많은 구성원들에게 “경영진을 불신한다”거나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난까지 나오는 등 KBS 조직 내부는 그 어느 때보다 분열상이 심화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야당 이사들 “이대로 안된다, 제3자 등 진상 밝혀야”=야당 추천 KBS 이사들은 10일 열릴 임시이사회(또는 간담회)에서 김인규 KBS 사장을 상대로 도청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추궁하고 ‘도움을 받았다는 제3자’ 등에 대해서도 밝힐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진홍순 KBS 이사는 지난 8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10일 이사회나 간담회에서 사장에게 현재까지 나온 사실을 토대로 ‘KBS가 도청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결백하다면 이를 입증할 모든 증거와 자료를 내놓으라 할 것”이라며 “반면, 만에 하나 도청이 사실로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도 제시하라고 촉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KBS 정치부가 밝혀왔던 ‘제3자에 도움을 받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민주당이 관련돼있다는데, 이제는 그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며 “취재 목적이 아니라 도청결과물을 입수하거나 건넸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한 야당 추천 이사들와 여당 추천 이사들의 입장은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진 이사는 “지난달 27일 열렸던 이사회에서 여당 이사들은 ‘KBS가 도청을 안했다는데 왜 자꾸 부추기느냐, 떠들지 말자’고 주장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도청지시·보고 없어’ 사장까지 가세한 “비겁한 해명”=김인규 사장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와 지난 1일신입사원 입사식 자리에서 “도청을 지시한 적도 없고, 도청했다고 보고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내규 KBS 새노조 부위원장(언론노조 KBS본부)은 9일 인터뷰에서 “사원들은 도청 문제가 어떻게 돼 가는지 궁금해 하는데, 정작 경영진은 ‘도청이 없었다’가 아니라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었다’는 애매하고 비겁한 레토릭을 펼치며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여당 이사진도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마친 뒤 “국회 도청의혹이 발생한 것 자체에 대해 그 진위를 떠나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시청자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힌 것에 비춰볼 때 김인규 사장의 해명은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 새 노조의 지적이다. ▷“경영진 대응 구성원엔 자괴감, 조직은 수렁으로”=이처럼 계속되는 KBS의 불분명한 대응에 내부 구성원들은 침통해하고 있고, 조직자체는 신뢰를 회복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내규 KBS 새노조 부위원장은 “여전히 많은 조직원들은 도청의혹에 빠진 공영방송의 현재 자화상에 자괴감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정작 경영진은 안일한 대처와 손을 놓고 있는 듯한 자세를 되풀이해 KBS를 더욱 도청 의혹의 수렁으로 빠뜨리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도와 제작의 일선에 있는 기자 PD등은 KBS가 ‘도청에 낙인’이 찍혀있는 환경에서 취재와 제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며 “KBS는 현재 도청 의혹으로 헤매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 때문에 KBS의 여러 문제점이 하나하나 돌출되면서 점차 위기가 현실화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의심된다 말하고 싶어도 안에선 “갈등 조장자” 취급=이런 위기감은 젊은 일선 기자와 PD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2000년 이후 입사한 기자 PD들이 최근 연서명으로 집단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도청의혹에 대한 속시원한 해명과 자체 진상규명 요구는 내부에서 조직을 분열시키는 행위로 비난받는 분위기까지 나오고 있다. <중략> 미디어오늘 원문읽기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6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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