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일전 패배에 충격이 크신 분들이 많을 줄 안다. 뭐. 자칭 아마추어 축구 전문가인 나도 꽤 충격먹었다. 축구 올드팬이라면 일본은 늘 우리 밥이었던 기억이 있을것이다. 축구 경기에서 한일전 일제 식민지배에 당한 설움의 분풀이 경기로 생각한 어버이 세대들의 영향으로 늘 이겨야 하고 꼭 이겨야하고 죽어도 이겨야 하는 경기 어쩌면 축구 이데올로기로 까지 승화된것이 축구에서 한일전이다. 뭐 뉴라이트 꼴통들에게 추앙받는 이승만이 일본에서 열린 한일전 경기에서 지면 현해탄에 빠져 죽어라는 말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난 실제 들은바 없다.
그렇게 늘상 우리에게 당하기만 하던 일본이 결정적으로 86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에게 지면서 고배를 마셨다. 일본 축구인들은 일본인 답게 당장의 장애물인 한국이 아니라 탈아시아를 목표로 90년초에 j리그를 출범시키면서 j리그 백년대계를 세웠다. 준비성에 철저하고 계획세우고 실천하는데 유능한 민족답게 축구 선진국 클럽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해서 j리그 출범시 부터 1부리그 2부리그 승강제를 실시했다. 물론 각구단 클럽 하우스는 물론 유소년팀 모두 갖춘 아주 완벽에 가까운 축구 시스템으로 기초를 다졌다.
그렇다고 그들이 첨부터 이런 시스템이 잘 돌아간것은 아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부작용도 많았다. 그러나 지역연고에 바탕을 둔 클럽시스템이 정착이 된 2000년도 들어서면서 j리그는 지역민을 사랑을 듬뿍받는 안정적인 리그로 성장을 했고 수많은 팀들에서 길러진 우수한 선수들이 마구 배출되고 있다. 어제 선제골을 넣은 카가와 신지 선수는 j2리그 선수로 활략하다 독일 도르트문트에 스카웃된 케이스다. 봉팔러들 뭐 느끼는 바 없나?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고양시청 선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성공하고 국가대표 주축 선수가 된것이다.
이런 일은 우리나라에서는 꿈과 같은 일이다. 이에 비해서 한국 축협은 당장의 성과에 목말라서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유지 발전시켜 왔다. 뭐 일장 일단은 있다. 똑똑한놈 몇 잘길러서 국민들이 목숨거는 경기 한일전에서 한방 잘 하면 성공하는것이다. 한국은 늘 이런식으로 모든 분야에서 대응한다.
장담하건데 이런 각국이 다른 선수 육성시스템으로 앞으로 또 10년이 더 흘러간다면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정치도 풀뿌리 정치가 중요하듯이 축구도 지역민에 기반을 풀뿌리 축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현축협의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시스템으로는 간간히 큰 승부에서는 이길 줄 모르겠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이기는 경기수는 줄어들고 이기더라도 경기 내용면에서는 늘 찜찜한 그런 경기가 될걸로 본다.
그나마 다행인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축구에는 소질이 타고났는지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수한 선수들은 마구 배출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j리그 경기력 보다는 k리그가 경기력에서 앞선다는점 이것이 조금 위안이 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k리그도 j리그에 밀리는 날이 올것이다. 그때는 대한민국에서 축구팬 하기 아주 힘들어질 걸로 예상된다. 다들 야구 팬 하는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줄로 믿는다.
정치도 그렇고 스포츠도 그렇고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 발전이 없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2-06-03 15:54:57 연예·스포츠에서 복사 됨]
"그나마 다행인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축구에는 소질이 타고났는지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수한 선수들은 마구 배출 된다는 것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희한한 것이 이것이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다고 본다, 거의.
근데 이것도 알고 보면 무의식중에 역사적으로 길고 긴 시간 갈고 닦은 것이 몸에 배어 있다고 봐야 할것이다. 축구에 소질 뭐 이런 걸 뛰어 넘는 공변된 무엇에 대한 합의감. 전체를 통관할 줄 아는 어떤 본질적 감각... 거기에서 가끔 탁월한 개인이 배출 되는 것 같다.
일본넘들은 보편의식의란 게 없다. 지들끼리 오밀조밀 질서감은 있으되. 그러니 매뉴얼 없으면 허둥지둥이다. 그냥 툭 터 놓고 사유하는 능력이 결여된 것. 물론 한 개개인을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전체적 특성이 그렇다는 거. 미래세대를 위해 자기네 역사를 어떻게 기술해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아직 못 내놓고 있는 넘들.
축구 얘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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