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인천과의 경기에서 김기동 선수가 k리그 사상 최고령 필드골을 성공 시켰다. 여기에 어시스트까지 추가해서 40어시스트를 달성했다. 공식 기록으로는 39살 3개월 24일이다. 한국나이로 40살 불혹이다. 야구도 아니고 축구 골키퍼도 아니고 필드 플레이어로서 그것도 가장 몸싸움이 심한 홀딩 미드필드로서 오늘 경기에 나서서 90분 풀타임 활략하면서 1골 1어시스트를 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것이 스포츠라고 한다면 김기동 선수가 오늘 보여준 플레이는 감동 그 자체다.
김기동 선수를 잘 모르는 봉팔러들을 위해서 약간 소개를 하면.. 93년도에 고졸 연습생으로 부천에 입단해서 그 이후 포항에서 황선홍 홍명보와 잠시 활략하다가 다시 부천으로 가서 니폼니쉬 감독아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때 부천 황금 미드필드 4인방(윤정환, 이을용, 윤정춘, 김기동)의 일원으로 축구 재능을 활짝 꽃피운다. 당시 98년 월드컵 예선때 차범근 감독의 눈에 띄어서 잠시 국대에 승선해서 활략한바 있다.
김기동 선수의 주 포지션은 수비형미들이다. 덩치는 작지만 수비력이 뛰어나고 볼 키핑력이 상당히 좋다. 또한 전방으로 나가는 공격전개 능력과 경기 전체를 읽는 눈이 정확하다. 이런 장점은 열악한 체격조건의 약점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유소년 축구의 혜택을 받지 못한 논뚜렁 축구 선수 출신으로는 정말 드물게 기본기가 잘되어있는 선수다. 요즘 기성용, 이청용 이런 선수와는 다른 환경에서 축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기본이 잘되어 있는 선수다. 이런 기본기가 장수의 원인중 하나라고 본다.
오늘의 김기동이 있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던걸로 안다. 파리아스감독 시절부터 은퇴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왔지만, 본인의 의지로 계속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해는 거의 출장을 못해서 올해는 스틸야드에서 볼 수 없을것이라고 대부분 팬들은 예상을 했고 나역시 그랬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이 부임하고 재계약을 했다. 이때 일부 팬들은 선수 시절 같이 뛴 황감독의 배려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눈초리를 보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황감독도 그렇고 김기동 선수 본인도 그렇고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인터뷰를 했다. 황감독도 선수 시절 개인적 친분은 선수 기용에 고려 사항이 아니라고 말했고 기록을 위해서 기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금은 봐주는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난 했었다. 그런데 오늘 경기를 보니 내가 참 구태의연한 생각을 했구나하고 반성했다.
노장 김기동을 끝까지 믿고 기회를 준 황선홍 감독,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한 김기동 선수 둘다 너무 멋지다. 오늘 경기 비록 현장에서 보지 않았지만, 김기동 선수가 자신보다 무려 10~20살이나 어린 선수들과 당당히 맞써 플레이 하는 모습은 잊을 수 없을 거 같다.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부족한 부분을 노련미로 커버하면서 4대1 팀의 대승을 이끌어 냈다. 팀의 대승에 즐거웠지만 더 기뻤던것은 노장 선수의 인간승리의 장면을 지켜봤다는 것이다. 오늘 이 역사적인 현장에 가지 못한것이 두고두고 아쉬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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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는 빠른 킥 스피드, 지구력 외에는 별다른 장점을 인정받지 못해서 2군에서 썩던 연습생(뭐 1군만 봐도 터프한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윤성효가 있었고, 홍명보도 그의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었으니 기회를 잡기에는 힘들었겠구려), 이 후 유공으로 무상 트레이드되었으나 단점만이 지적되어서 빛을 보지 못하던 선수.
그러나 니폼니시는 그의 뒤를 따라다니던 작은 체격, 미드필더 치고 느린 발이라는 단점 대신 킥 스피드, 지구력, 위치선정 능력 등의 장점을 먼저 봐서 1군에서 중용했고, 그 결과 기록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내실있는 미드필더로 거듭난.
시종여일/무투/ 아무래도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부천이 잘 나가던 시절 목동 운동장서 김기동,윤정환,윤정춘,이을용 등의 플레이를 보고 열광했었는데.....하이텔 축동의 나이테 회원들과 함께.....제일 인상에 남는 경기는 부천과 현대의 결승전(무슨 컵대회인 거 같았는데)이 동대문축구장에서 열렸는데.....그 때 김현석과 유상철도 있었나? 아무튼 그 경기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무투/네.. 니폼니쉬 감독에 의해서 김기동 선수의 재능이 꽃폈다고 봅니다. 미드필드 원조F4라 불리는 4명이 펼치는 미들에서의 환상적인 플레이 당시 축구팬들 사이에 큰 화제였죠.. 그러고 보니 김기동 선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외국인 감독 두명에게 모두 사랑을 듬뿍받는 영광을 누렸네요..
동녘샘/하이텔 나이테는 잘 모르구요.. 목동은 자주 갔었더랬습니다.. 목동에서의 추억은 많네요.. 그중 기억에 남는게 윤정환 선수가 패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서 아웃된 볼을 상대 골키퍼에게 차준다는게 그대로 골로 연결되었지요.. 뭐.. 성질 급한 김병지 골키퍼의 잘못도 있었습니다.. 이때 화가난 김현석이 윤정환 불러서 뭐라고 하고 윤정환은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숙여 절하고.. 이후 상황이 참 재밌는데.. 부천 수비수들 사이에 합의가 되어서 한골 헌납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당시 부천 외국인선수 보리스 선수만 몰랐던거죠. 미들부터 단독 드리블 해오는 울산 선수 아무도 안막는데 보리스 선수 혼자 열라게 쫓아다니면서 막아냅니다. 첫번째 공격을 막고는 동료 수비수들에게 마구 화내죠.. 결국 두번째는 골을 허용하는데.. 혼자서 개발에 땀나듯 뛰어다니면서 수비 하는 장면에서 관중들 모두 웃고 난리 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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