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여기서 전문가란 그런 전문가(?)가 아니다. 그냥 자기보다 현장을 조금 더 잘 아는 사람, 혹은 현장에서 터진 일의 속성을 잘 아는 사람 정도가 되겠다. 가령, 틀을 짜고 카테고리를 잡고 자료를 공부해서 현장으로 간다고 가정해보자. 현장의 사건은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전문 분야는 아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다른 시각, 혹은 보완 내용이다. 대만 시위의 총력이 집결 됐을 때의 현장이 위 기사다. 총통부 점거 이런 구호는 없었다. 정부도 총통부를 제외한 박애지구 전역에서의 시위를 허가했다. 치열하게 다투면서도 구분해서 진행됐다. 하지만 저 하루 속엔 대만의 어제, 오늘, 내일이 녹아 있는 거라서 자료 혹은 간접경험만으론 부족한 느낌. 마침 저 때, 연구년? 그걸로 대만에 온 50대 후반의 한 정치학자가 연락을 해왔다. (식당서빙 통해서 알게 됨)저거 보고 싶은데 중국말이 안 되니 좀 그렇다. 같이 갈 수 있겠느냐. 뭐 이런. 같이 갔다. 좋은 선택이었다. 대만을 전공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시아 일반의 민족주의, 민주화 운동의 역사와 경제발전의 연동, 대규모 시위 전후의 사회 변화 등을 연구한 사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저 때의 대만을 보다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꼭 이런 게 아니더라도, 주변 지인 중에서도, 괴짜 혹은 특이한 사람 혹은 똘똘해 보이는 사람을 한번 즈음 데려가보자. 그는 많은 도움을 준다. 정보, 지식, 시각, 시선 뿐 아니라 짐도 들어줄 수 있고, 사진도 찍어준다. 아, 나도 그 양반에게 하나 알려줬다. 짤방에 '명조는 오삼계, 여기는 마삼계'라고 적혀 있지? 지나가며 저걸 물어보길래 알려줬지. 명조 때 산해관 열어줘서 나라 망하게 한 장수가 오삼계인데, 그걸 빗댄 겁니다. 응. 이렇게 시너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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